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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평 No.2019-23] 일본 참의원선거 결과: 개헌은 어렵지만 아베총리의 영향력은 유지
2019년07월23일  화요일
조회수 : 922
진창수

일본 참의원선거 결과:

개헌은 어렵지만 아베총리의 영향력은 유지

 

 

 

  

 

[세종논평] No.2019-23 (2019.07.23.)

진 창 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jincs@sejong.org

 

 

21일 참의원 선거는 예상대로 여당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였지만, 헌법개정 추진이 가능한 2/3의석에는 미치지 못했다. 일본의 국민들은 이번 참의원 선거를 아베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은 있다. 그러나 야당에 기대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아베 정권의 지속에 표를 던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아베정권이 변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선거에 관한 관심이 낮았다. 그 결과는 48%의 낮은 투표율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에는 한일관계를 참의원 선거에서 이용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선거에는 한일관계가 쟁점이 되지 않았다. 아베가 한일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해서도 연금, 소비세등의 선거 쟁점에 묻혀버린 것이 사실이다. 아베의 한국 비난은 보수층의 결집효과는 있었지만, 그것이 직접적으로 자민당의 표로 연관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참의원 선거는 뚜렷한 쟁점이 없이 자민당에 대한 지지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야당은 연금이나 소비세의 증세를 반대로 아베에 대한 비판표를 모으려고 했지만,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해서 일본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은 아니다. 아베 총리로서는 헌법 개정의 추진 여부와 아베 총리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선거였다.

 

선거 초반에는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쟁점으로 삼고자 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이번 선거가 헌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의도와는 달리 연금과 다른 이슈에 묻혀 헌법 개정이 국민적 쟁점으로는 부각되지 못했다. 그리고 선거 결과도 헌법 개헌 추진을 위해 필요한 3분의 2를 넘지 못했다. 결국 개헌 의석의 4명이 부족한 81석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 일부 언론은 아베가 헌법개헌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야당의 의원을 끌어들여서라도 개헌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가 헌법 개정 추진하기에는 많은 허들을 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공명당을 찬성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선거에서 개헌 추진 세력의 2/3를 넘어섰다면 공명당도 여당으로 남기 위해서 개헌 반대라는 입장을 완화시킬수 있었다. 그러나 개헌 추진 세력이 2/3를 넘지 않는 상황에서 공명당이 개헌에 적극적일 이유는 없다. 자민당은 공명당 없이는 여당을 유지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공명당의 반대는 아베로서는 뼈아프다. 둘째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서 야당의원들을 끌어들이기도 쉽지 않다. 참의원에서 4명의 개헌 찬성 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그 또한 만만치는 않다. 아베가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민주당의 보수세력돠 접촉한다는 소문은 많다. 그러나 국민민주당의 국회의원은 지지기반이 노동세력이기 때문에 쉽사리 자민당으로 이전할 수가 없다. 셋째 국회내에서 개헌에 동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국민투표의 허들을 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개헌에 대한 일본 국민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만약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면 아베는 사퇴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개헌은 앞으로 10년 이상은 힘들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정치적 리스크를 전부 짊어지고 아베가 개헌에 총력을 기우린다는 것은 예상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아베의 태도는 개헌보다는 권력 유지에 몰입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 추진에 열의를 가진다면, 9조를 포기하면서 헌법 개정의 길을 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길은 헌법 개정을 했다는 의의는 있지만, 자신이 주장하는 9조의 변경에는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도 이제 자신이 추진하는 헌법 개정이 가능하지 않다는 현실적인 고려를 할 수밖에 없다. 여당 내 개헌 추진 세력이 2/3를 넘었음에도 개헌이 잘 추진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베의 개헌 추진 동력은 이번 선거 결과로 잃어버린 것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로 아베의 영향력이 과연 얼마만큼 유지될 수 있는지도 예의 주시할 대목이다. 자민당이 참의원에서 단독 과반수를 차지하거나 자민당이 좀 더 선전하였다면 아베는 4선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길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결과는 여당(자민당 + 공명당)이 안정적인 과반수이상을 차지함으로써 아베 정권의 지속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앞으로 일본 정치권에서 아베 정권이 지속될 것이며 자민당 내에서도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아베총리의 최대 무기는 선거의 얼굴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다섯 번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하였으며, 이번에도 선거에 강한 이미지를 보였다. 따라서 자민당 내 포스트 아베를 둘러싼 경쟁이 시작되더라도 중의원 해산권을 가지고 있는 아베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아베 파벌이 다른 파벌의 두 배가 되기 때문에 아베의 지원을 얻지 않고는 총리가 되기는 쉽지 않다. 아베의 정국 운영에 따라서는 킹메이커로서 아베의 영향력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서 아베가 한일관계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유인은 없다. 아베가 한국을 한방 먹였다고 일본 보수층은 후련해 한다. 따라서 아베는 보수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일관계의 출구전략을 심각히 고려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일관계에 대한 아베의 집요한 공세는 준비된 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8월달로 예정된 화이트 국가 리스트의 삭제는 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토대로 한국을 더욱더 압박을 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징용 기업에 대한 현금화 조치가 이루어지면 대항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에도 아베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일본 내 혐한 분위기에 묻혀 건전하고 합리적인 목소리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양국의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최악의 상황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보다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예측은 거의 없다. 한국이 더 많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에 한국과의 교섭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다.

 

서로가 냉정하게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출구를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이 지금처럼 소극적으로 외교적 대응을 해서는 출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극적으로 한일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갖지 않고는 출구전략의 환경을 만들 수 없다. 한국 정부가 일본 내의 피해 인식이 확대되거나 한국내 피해로 인해 정부 교섭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때만을 기다리는 것은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