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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정책 2022-특집호-제6호] 2022년 일본의 정치외교 전망

등록일 2021-12-24 조회수 544 저자 이면우

2022년 일본의 정치외교 전망

 

 

이면우(세종연구소 대외협력담당 부소장)

mwlee@sejong.org

 

2022년에 있어서도 일본의 주요 정책적 이슈는 최근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렇겠지만 국내정치적으로는 오미크론이라는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다시금 악회되고 있는 코로나19사태에의 대응과 그에 따른 경제적 피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리고 대외정책적으로는 갈수록 악화되는 듯한 미중갈등의 심화와 관련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 할 것이다. 2022년의 일본을 전망하는 본 고에서는 상기한 두 가지를 중심으로 간략히 정리한다.

 

2022년의 국내정치 전망

 

2022년의 일본에 있어서 국내정치적으로 가장 주목을 끄는 사건은 7월경에 진행될 참의원 통상선거라고 할 수 있다. 중의원과 참의원의 양원으로 구성된 일본의 국회에 있어서 예산에 대한 최종적인 권한을 가진 중의원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하겠지만, 집권여당을 이끄는 자민당에 있어서 중요 과제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헌법개정 등의 국정운영에 있어서는 참의원의 역할도 큰 것이기에 참의원 통상선거라는 국정선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행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아직 자민당 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베 전총리나 아소 전총리의 견제로 인하여 정권기반이 견고하다고 할 수 없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20211030일에 진행된 중의원 총선거에서의 승리에 이은 참의원 통상선거에서의 승리가 집권기반을 견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도 최대의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측면도 있다. 또한 2022년의 통상선거 이후에는 20249월까지인 현재의 자민당 총재임기 동안 국정선거가 없을 수 있어서 장기집권의 가능성을 예시하는 것이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기도 하다.

 

참의원 통상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서 기시다 총리가 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역시 코로나19사태와 그에 따른 경제침체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예를 들어, 코로나19사태와 관련한 스가 정부의 대응에 대한 평가와 내각지지도가 연동해 진행됐었음을 알 수 있다. 요미우리 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9월 출범 시 스가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74%에 달하였으나 연말에 이르면 40%대로 추락했고 일시적으로 회복하였다가 다시금 218월에 35%까지 추락했다. 동 조사는 코로나19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31%에 불과했고, 부정적인 평가가 63%까지 상승하으로 보임으로서 큰 대조를 제시했다. 결국 이러한 진행이 스가 수상의 퇴진을 가져온 요인들 중의 하나라고 하겠고, 2021년의 중의원 총선거 전에 실시된 요코하마시장선거나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패배한 요인으로도 지적되며, 중의원 총선거의 결과에 대해서 자민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를 이룬 요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시다 총리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총리에 대한 기대나 중국의 공세적 부상과 미중갈등 등의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 안정을 추구하려는 낮은 투표율에서 나타나는 정치무관심 등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하겠지만, 이것이 참의원 통상선거에서도 코로나19사태에의 대처가 여전히 미온할 때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하지는 않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19사태에 대한 대처는 정부평가와 연동되어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도 하지만, 이제까지의 선거결과를 비교해 볼 때 참의원 통상선거는 정권담당자를 결정하는 중의원 총선거와는 달리 집권당에의 견제적인 투표가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사태는 국민건강과 보건을 위협하여 그 자체로서도 문제지만, 경제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였다고 하겠다. 특히 일본의 경우 4,6%를 기록한 2020년의 경제성장율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2분기에 기록된 8.1%3분기의 5.3%에 의해 그나마 얼마간 회복됨에 따른 것인데, 주목할 점은 이러한 회복세가 다른 주요 선진국 보다 낮았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본의 회복력 미비는 노동생산성 상승의 감속이나 비정규노동자의 증가 등에 따른 임금의 장기정체나 중간소득층의 축소 등과 같은 요인에 의한 것인데, 현재 기시다 총리는 분배전략성장전략을 아우른 새로운 자본주의를 내세우며, “분배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성장과 분배의 호순환을 추구하겠다며 대응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회의에서 방침을 책정해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기적으로는 우선 과거 최대규모인 36조엔의 보정예산 중에서 8조엔을 새로운 자본주의를 위해 쓰겠다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디지털 전원도시 구상이나 반도체의 국내거점에의 지원 등이 성장전략으로 제시되고 있고, 우대세제의 강화나 보육이나 개호 등에서의 급여인상 등이 임금향상을 통한 분배정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내용에 대해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와 얼마나 차별성이 있는지, 효과가 있을 것인지 하는 비판부터, 소득을 분배받을 저소득층에 의한 소비확대효과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 저성장산업의 임금인상이 성장산업으로의 노동력 이동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 그리고 중간층의 부활에는 주택이나 교육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그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다는 지적 등 다양하다. 정책의 성공에 있어서는 다양한 요인들이 필요한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일관성의 제공이라고 하겠는데, 이를 고려한다면 기시다 총리의 성공 여부는 이러한 비판들을 고려하면서도 극복하여 일관성을 제공함으로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2022년의 일본 외교 향방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참의원 통상선거가 예정된 2022년에 있어서 일본 정부의 최대과제는 유권자의 최대관심사인 코로나사태대응과 경제대책 등의 국내정치적 이슈들이 되겠지만, 외교 및 대외관계에 있어서도 미중갈등과 연관된 중요한 일정들이 예정되어 있어 간과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동계올림픽에 대한 참여여부와 미국과의 방위협력지침, 즉 가이드라인 개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20222월에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기시다 총리의 일본이 중국에 대해서 어떤 입장 및 전략을 추진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대중정책이 일본의 외교안보정책에 있어서 기틀이라는 미일관계 및 미일동맹에 의해 거의 무조건적으로 대립적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이제까지 진행된 전후의 일중관계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전후 일본의 대중정책 기조는 정경분리라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이후 근대문명을 받아들인 일본에 있어서 중국은 시장이고 원료공급지로서 인식되고 그러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냉전이 자리잡아 가는 50년대 중반의 시점에서도 이시바시 수상 하에서 중국과의 국교정상화가 추진되었고, 그것이 미국의 견제로 좌절된 이후에도 민간무역이 1972년의 국교정상화가 성사되었을 때까지는 진행되었던 것이다.

 

중국도 이러한 사정을 모르지 않기에 일본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13일은 난징사건에서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날이었는데 이와 관련한 행사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인의 반일감정이 최고조를 이루는 날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서 일본을 배려했다는 것이다. 일본으로서도 2022년은 일중간의 국교정상화가 성사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정경분리의 원칙에 기반한 일중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신중히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일본이 미국의 외교보이콧 호소에 동참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단순히 이미 많은 국가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영국 외에도 캐나다나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동참했기 때문이 아니라, 일본 국내적으로도 중국을 견제하거나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하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민당 내에서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아베 전 수상이나 아소 전 수상의 당내 영향력은 크다. 이러한 측면의 대표적인 예가 지난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의 지원을 받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의원의 선전이었다.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의원표에서는 2위의 고노 후보를 능가했다는 점이나 2차 투표에서 기시다 후보가 고노 후보를 크게 누르고 당선될 수 있었던 것에도 사전에 다카이치 후보와의 협의가 효력을 발휘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일관계를 우선시 하는 이러한 자민당 내의 보수파가 대중정책에 있어서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여론에서 나타나는 대중인식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외교와 관련해서는 일본외무성이 매년 실시하는 여론조사가 있는데, 지난 10여년간 나타나는 중국에 대한 친근감 및 중요도 인식은 센가쿠열도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2009년 이후로 크게 나빠졌다가 최근 들어서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2009년 이전에는 미치지 못한다. 물론 이러한 저조한 친근감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일중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특히 최근 들어서 미국에 대한 신뢰감이 다소 저하되면서 유럽이나 제3국과의 연대강화를 제시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미일동맹을 기본 축으로 해서 중국을 바라보는 보수세력의 입장을 변화시키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기시다 총리 자체가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한 예로 지적되는 것이 지난 112일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에 참여한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을 위해서 선거가 시작되는 기간에 왕복 24시간을 할애하면서 참가했다는 것이 미국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와는 반대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고지카이’(宏池會)가 자민당 내에서도 온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교정상화를 실질적으로 추진한 오히라 전 수상이 이끌기도 한 점이 있어서 중국에 대해 협조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나 우려도 있지만, 센가쿠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과 같은 구조적 요인에 더하여 미국경험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고 할 수 있는 기시다 총리의 개인적 요인이 중국에의 접근을 조심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과의 연장선 상에서 미일간의 방위협력은 좀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일본의 안보와 관련해 기본적이며 중요한 지침이고 문건인 국가안보전략이나 방위계획대강’, 그리고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이 상황변화에 비추어 이미 오래됐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416일에 스가 내각 하에서 진행된 미일정상회담에서 발표된 사항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조만간 미일간의 방위협력을 조정하는 ‘2+2’ 회의가 개최될 것이고, 이에 따라 일본의 국가안보전략등도 조정되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한일관계에의 함의

 

이상에서 살펴본 요인들, 즉 참의원 통상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국내정치 및 국내정책에 좀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나 미중갈등의 악화 속에서 중국 보다는 미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예상은 2022년의 한일관계를 전망하는데 있어서도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앞서 대중정책을 살펴볼 때도 언급했지만 기시다 총리가 온건파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경색된 한일관계에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적어도 7월경에 진행될 참의원 총선거까지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한일관계의 현안들에 대한 일본정부의 기본 입장이 한국이 우선적으로 해결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변하지 않았고, 특히 기시다 총리는 아베 내각에서 아베 총리가 미온적인 위안부문제의 해결에 적극 임했던 2015년의 위안부합의가 실질적으로 파기된 현황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측면은 일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북관계에 있어서 일본의 최대관심사는 납치자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에 대한 일본과 북한의 입장은 이미 좁혀지기 어려운 상태에 있고, 코로나19사태와 같은 새로운 상황이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이러한 입장차이로 해서 이제는 물밑에서 접촉하는 소통채널이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하면 현재 나타나는 한일관계나 일북관계의 경색 국면은 타결책이 없다기 보다는 그것을 적극 소통하고 또한 그 정치적 파장을 감당하려는 리더십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겠는데, 일본에서 이런 측면을 찾을 수 없고 한국의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대국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현재의 경색국면을 초래하고 또한 해결할 수 있는 주요한 열쇠라고 하겠다. 이와 함께 현재의 갈등국면을 초래하는 또 다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신뢰의 부족에 장기적 안목에서 대응할 수 있는 민간교류 등의 활성화를 꾸준히 추구하는 것도 중요한 방향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