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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정책 2023-9월호 제51호] 북·러 정상회담과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

등록일 2023-09-27 조회수 2,100

[특집호]

·러 정상회담과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hyunik@sejong.org

 

 

미국의 사전 경고와 김 빼기 정보 노출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910일 평양을 출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총 56일 간 러시아 극동을 종횡무진했다. 미국의 방해와 경고에 구애받기에는 양측이 얻고자 하는 호혜적이고 상호보완적인 이득이 월등히 컸기에 신변 보안을 위해 방문 일자와 회담 장소를 비밀에 부치면서 정상회담 행사를 강행했다.  러 양측 모두 상호 간 협력보다 중국과의 협력 증진을 더 중시하고 있는데, 양 측이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의 협력을 강화하면 양국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더 적극화하는 데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듯하다적어도 러시아는 북한에게 위성 관련 상당한 기술을 주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여겨진다. 또 이제 러시아와 거래가 트였으니 Mig-29 부품 제공과 정비 및 성능 개선은 물론이고 러시아에 재고로 쌓여있어 관리비만 쓰고 있는 Mig-29를 해체해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보내면 북한이 조립해서 사용하는 군사 협력이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의의 전쟁이라면서 반제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가 원하는 무기들을 제공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국은 미래 국가전략 과제인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 급변사태의 원활한 해결, 평화 통일 등의 수행 과정에서 협력이 절실히 요망되는 러시아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자칫 한··일 대 북··러 간 대결구도가 고착화될 수도 있는 위태로운 정세 변화이다.다행스러운 것은 중국이 선뜻 북·러 연합훈련에 참가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는 점이다. 일단 매년 시행하는 중러 연합훈련에 북한이 합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이 경우 훈련의 목적이 일본 봉쇄에서 한반도 전쟁 시 공동행동으로 바뀔 수 있어 우려된다. 한국 정부가 특히 유의할 점은 한··일 안보협력이 노골적으로 계속 강화되고 반중적 성격이 노정되면 본격적으로 북··러 연합훈련이 시행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이 북·러 안보협력 강화에 제3자적 입장을 유지하도록 하려면 한국 정부는 중국 지도부와의 소통을 증진하고 중국과의 상호존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만문제 등 중국의 사활적인 이익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현명하게 언급하는게 필요하다이제는 한··일 안보협력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북··러 각국과 대화를 재개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호혜적인 협력을 도모하여 국가안보 위험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분단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 전문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