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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치 전망: 올림픽 이후의 스가 내각 향방 [정세와 정책 2021-9월호-제33호]

등록일 2021-09-01 조회수 1,856

일본정치 전망: 올림픽 이후의 스가 내각 향방

 

이면우(세종연구소 부소장)

mwlee@sejong.org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스가(菅義偉)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저조하다. 예를 들어, 올림픽이 끝난 후 실시된 일본테레비’(テレ8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스가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5%로 스가 총리의 취임이후 최저의 수치를 기록했다. 5월의 조사에서 올림픽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9%로 높았지만 6월의 조사에서는 48%, 7월에는 41%로 점차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고, 상기한 8월의 조사에서 올림픽 개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답이 64%로 나타났던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저조한 지지율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고에서는 현재 일본정치에 있어서 최대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스가 내각의 향방과 관련하여 이러한 저조한 지지율이 어떤 연유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것이 지니는 의미 및 영향은 무엇인지를 검토함으로써 스가 내각 및 일본정치의 전망에 대해 간략히 알아본다.

 

스가 총리의 유임을 위한 조건들

 

스가 총리가 계속해서 자신의 내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절차 및 허들을 넘어서야 한다. 하나는 9월말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재선출되어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10월 하순에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을 재구성하기 위한 중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것이다. 모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속적으로 하강하는 내각지지율에 비추어 볼 때, 스가 총리가 이 두 가지 허들을 넘어 연임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지난 해, 20209월에 아베 전 수상의 잔여임기를 넘겨받은 스가 총리로서는 자신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정책분야에 대한 개선 및 개혁을 잘 추진하고 2021년의 올림픽을 성공리에 개최하면 코로나19사태도 잘 극복할 수 있어서 그 여세로 중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하여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도 문제없이 연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총리 취임 시에 74%(상기한 テレ9월 조사결과)라는 높은 지지율이 나옴에 따라 자민당 일부에서는 이 시점에서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에 돌입해야 한다는 의견 및 요구가 있었지만 스가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에는 코로나19사태에 의해 이미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여론도 반영한 측면도 있겠고 상기한 자신감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코로나19사태라는 전례없는 미지의 상황이 초래할 영향에 대해서 과소평가하여 예견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친 것일 수도 있다고 하겠다. 코로나19사태는 20218월의 현 시점에도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그 사이 일본정부는 수 차례에 걸친 긴급사태조치를 선언해야 해서 올림픽의 개최여부까지 논란이 불거졌다. 유권자들 역시 코로나19사태의 지속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며 정부대처에 불만을 가지게 됐다고 하겠는데, 이는 상기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정부의 대처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의 대비가 20211월의 경우 26% 66% 였던 것이 3월의 조사에서 45% 52%로 다소 호전되었으나 제3차 긴급사태조치가 선언된 후의 5월 조사에서는 다시금 23% 68%의 최악을 기록했다. 8월의 조사에서 나타난 31% 63%는 그나마 백신의 보급에 따라 5월의 최악 상태를 조금씩 만회해 나타난 호전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여전히 강하다고 하겠는데 이는 최근의 요코하마시 시장선거 결과에서 잘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요코하마 시장선거 결과의 의미

 

지난 822일에 실시된 요코하마시의 시장 선거에서는 자민당의 유력후보였던 오코노키 하치로(小此木八郞) 후보를 누르고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의 추천으로 첫 공직선거에 임한 야마나카 다케하루(山中竹春) 후보가 승리를 거두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지방선거 투표율로서는 높은 49.05%를 기록한 이번 요코하마시 시장선거에서 야당의 야마나카 후보는 33.59%50만표를 얻어 21.62%32만표를 획득하는데 그친 오코노키 후보를 큰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야마나카 후보의 승리와 관련해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이 승리요인으로 제시된다. 첫째는 여당후보들의 난립이다. 이번의 요코하지시 시장선거에서는 종전과는 다르게 많은 후보자들이 출마했다. 특히 여당의 후보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직의 하야시 후미코(林文子) 지사 외에도 국가공안위원장이었던 오코노키 하치로 후보나 요코하마시가 지역적으로 포함된 시나카와현의 지사였던 마쓰자와 시게부미(松澤成文) 전 참의원의원, 작가이면서 나가노현의 지사를 지냈던 다나카 야스오(田中康夫), 그리고 중의원의원이었던 후쿠다 미네유키(福田峰之) 등과 같은 8명의 후보가 선거에 나섰던 것이다. 여당후보의 난립은 여당후보에게 갈 표가 분산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스가 총리의 지원을 받으며 여당의 유력후보로 나섰던 오코노키 후보에게는 불리함이 있었다.

 

둘째는 현직의 하야시 지사가 요코하마시의 야마시다(山下)부두 재개발계획과 관련해 제시한 종합형리조트건설안에 대한 반대가 심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여당측의 분열과도 두 가지 측면에서 연관된다. 하나는 하야시 지사의 선거출마와 관련된 것으로, 하야시 지사에 따르면 오코노키 의원이 출마를 표명하면서 카지노건립을 포함한 종합형리조트건설안에 대해서 찬성했다면 자신은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코노키 의원으로서는 카지노건설안에 대한 지역민의 반대가 심한 것에 따른 결정이었지만, 그런 안을 제시한 현직 지사로서는 그대로 물러설 수 없게 되어 분열선거가 됐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카지노건립안에 의해 평소라면 자민당을 지지했을 지역의 소상공인들, 예를 들어 요코하마항운(港運)협회 관계자들이 강력히 반대에 나섬은 물론 야당이 추천하는 야마나카 후보에 대한 지지로 선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언급되는 것이 요코하마의 실력자라고 알려진 후지키 유키오(藤木幸夫). 그의 반대이유는 카지노의 설립이 오히려 요코하마의 거리상권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점으로, 야마나카 후보의 후원회장으로서 선거일 전에 카지노를 제외한 국제전시장 등을 포함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셋째는 역시 코로나19사태의 악화와 그에 대한 정부의 대책미숙에 따른 불만고조라고 할 수 있다. 초반에는 카지노설립에 대한 찬반이 쟁점이 되었지만, 출마한 8명의 후보중 6명이 공히 반대를 표명하는 가운데 카지노설립의 쟁점은 크게 부각되지 못한 대신에 지속적으로 악화일로에 있던 코로나19사태가 다시금 초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요코하마시립대 의학부 교수 출신의 야마나카씨를 옹립하여 야당단일후보로 내세운 입헌민주당의 전략적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입헌민주당의 후보자 선정을 담당한 에다 켄지(江田憲司) 대표대행은 방송에도 자주 등장하여 의학전문가로 알려진 야마나카씨를 내세워 후보자 중에서 유일한 코로나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서 카지노설립반대와 코로나대책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공히 쟁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스가내각 하의 자민당은 다가오는 중의원총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요코하마시장선거에서의 패배는 스가 총리의 연임에 있어서 여러 측면의 불안함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첫째는 요코하마시가 스가 총리의 지역기반이라는 점이다. 스가 총리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오코노키 히코사부로(小此木彦三郞)의 비서로서 11년간을 일한 후 정치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 요코하마시의 시의원선거였고, 이후 8년간 시의원으로 재임했으며, 중의원으로 당선되어 지켜온 곳도 요코하마시 지역이다. 특히 스가 총리는 오코노키 의원의 인맥 등을 이어받아 요코하마 시정을 그동안 좌우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라는 지역에서,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스승의 자제가 입후보한 선거에서 참패했다는 점은 스가 총리에 대한 신뢰도 및 자민당 얼굴로서의 매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코로나19사태에의 정부대처에 대한 평가가 가지는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선거 초반에는 지역적 이슈라고 할 수 있는 카지노설립이 주요 쟁점이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코로나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다시금 코로나대처가 주요한 선거이슈가 됐다. 이에 대해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적절하게 의학전문가를 후보자로 내세우며 선거에서 승리했던 것인데, 다가올 중의원총선거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전개될 개연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사태에의 대처에 스스로는 온 힘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스가 총리로서는, 특히 사태대처에 대한 설명이 미비하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리더십스타일의 상이함에 의한 부당한 평가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부의 대처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은 9월말의 자민당 총재선거와도 연관을 갖는다. 자민당 의원들로서는 집권여당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다가올 중의원 총선거에서 종전과 같은 대승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은 최대한 막으려고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과연 스가 총리를 그대로 내세워 총선거에 임해도 정권교체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는 선거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대해 심각히 고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주목을 받는 것이 내각지지율이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다른 수치가 나오지만, 모두에서 제시한 テレ의 조사의 경우, 스가내각에의 지지율은 지난 1년 사이에 계속해서 떨어져 현재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8월의 35%32%의 자민당 지지율 보다는 높지만, 비례대표구에서의 투표정당을 묻는 질문에 자민당이라고 답한 37% 보다는 낮은 것이다. 정당득표수에 비례해 총 176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구에서는 대체로 정당투표가 나타나고, 지역을 대표하는 단 한 명의 의원을 뽑는 총 289 의석의 소선거구에서는 인물투표나 정책투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소선거구비례대표구제에서 바람이 불 수 있는 곳은 소선거구에서의 투표이다. 내각지지율의 변화는 그러한 바람의 여부와 연관된 것이기도 하기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스가 총리도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정책 분야에서의 착실한 성과를 바탕으로 중의원 총선거를 9월말의 자민당 총선거 전의 시점에서 할 수 있도록 중의원 해산의 시점을 계속해서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사태의 악화로 인해 1월의 제2차 긴급사태조치, 4월의 제3차 긴급사태조치, 그리고 7월의 제4차 긴급사태조치 등을 거치며 현재로서는 실기하여 9월말의 자민당 총재선거와 임기만료시점에 가까운 10월 중순의 중의원 총선거가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시나리오와 그 함의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본정치의 향방과 관련해서는 스가 내각의 유임을 포함한 세 가지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도 재선출되고 중의원 총선거에서도 대패라고 할 결과까지는 나오지 않음으로 해서 유지되는 것이다. 상기한 바와 같이 스가 총리에게 불리한 여러 가지 측면이 현재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자민당 내에서 차기총재선거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당면한 상황도 결코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기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고노 타로(河野太郞) 의원은 여전히 자민당 내의 실세라고 자리하고 있는 아소(麻生太郞) 전 수상의 파벌에 속해 있어서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스가 총리가 이미 출마를 표명한 상황도 쉽사리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음으로 높은 지지율을 차지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의원도 아직 40세의 젊은 나이라는 점이 오히려 출마를 결단하기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고, 그 다음으로 높은 이시바(石破茂) 의원은 지난 해의 총재선거에서 보듯이 아베(安倍晉三)나 아소 등과 같은 실력자들의 견제가 심해서 이번에도 당선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할 수 있다.

 

아베 전 수상의 세 번째 도전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지만, 스가 총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나 다카이치 (高市早苗) 의원도 출마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리더십에 있어서 의문부호가 있거나 낮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된다. 달리 말하면, 주요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재선출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둘째는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는 재선출되지만 정권교체가 되거나 그것이 아니어도 자민당 총재직을 사임하게 되는 정도의 총선거 참패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일본의 선거가 조직선거인 측면이 있지만, 소선거구제가 포함된 소선거구비례대표제와 앞서의 8월 조사에서 49%로 나타나는 무당파층의 존재는 이번 선거에서 바람이 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기에 이러한 두 번째의 시나리오가 성립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는 올해 들어서 지속적으로 제시되는 위기적 측면을 자민당이 신중히 고려해서 스가 총리가 아닌 고노 의원이나 이시바 의원, 또는 기시다 의원 등과 같은 새로운 인물을 총재로 선출하고 중의원 총선거에 임하는 것이다. 자민당은 상기한 요코하마 시장선거 외에도 4월에 있었던 3 곳의 중.참의원 재보선 선거와 7월의 동경도 도의원선거에서 공히 패배했다고 할 수 있는 성적표를 받고 있는데,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기적 측면을 심각히 고려하여 자민당 집행부 및 실세들이 새로운 인물을 선출하는데 합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가 내각이 존속하든 새로운 인물로 바뀌든 다가올 중의원 총선거의 초점은 코로나사태의 극복이나 경기대책 등과 같은 국내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고, 미중관계 등과 같은 국제문제 또는 외교문제는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낮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한일관계 역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이나 한국 공히 포퓰리즘이 성행하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기에, 한일관계가 여전히 중요하다면 지금은 관계악화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도 상대를 자극하는 것을 자제하는 모습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