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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커스] 2025 헤이그 NATO 정상회의 성과, 과제, 정책시사점

등록일 2025-07-21 조회수 92 저자 정은숙

올해 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지난 6월 24-25 (화-수),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서 개최됐다.
2025 헤이그 NATO 정상회의 성과, 과제, 정책시사점
2025년 7월 21일
    정은숙
    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 | chunges@sejong.org
      올해 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지난 6월 24-25 (화-수),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서 개최됐다. 동맹과의 관계에서조차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제2기 출범이후 처음으로 여타 31개 회원국 (유럽·캐나다) 정상들과 자리를 같이 한 것이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서밋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동맹국 정상들은 다섯 단락으로 구성된 ‘정상 선언문’ 채택에 성공했다. 짧은 다섯 단락 합의문이지만 골자는 명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동맹국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율함으로써 성사된 것이다: NATO조약 제5조 집단방위 공약 재확인; 향후 10년내(2035) GDP의 5% 방위비 약속;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서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방위와 방위산업에 대한 독자적 직접 기여; 집단방위 촉진을 위한 환대서양 방산협력 가속화 등에 대한 합의를 담았다.1) 방위비 5% 목표를 가이드라인으로 직간접 제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유럽 대다수 인사들도 지난 몇 개월 불확실성이 컸던 북대서양 관계의 회복과 NATO의 억지력 및 방어 역량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헤이그 서밋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합의내용을 각각의 배경과 함께 좀더 구체적으로 살피고, 향후 도전과 과제, 그리고 정책시사점을 찾아 보고자 한다.

    1) Hague Summit Declaration, The Hague, June 25, 2025. (https://www.nato.int/cps/en/natohq/official_texts_236705.htm)
    | 헤이그 서밋의 특징과 성과
      무엇보다도 2025년 헤이그 선언문 (2025.6.25.)은 예년에 비해 간결하다. 1개 면, 5개 단락이다. 2023년 빌뉴스 (리투아니아) 서밋의 90개 단락, 2024년 워싱턴 서밋의 38개 단락과 비교하면 괄목할 변화다. 지난해 전임 바이든 정부 주최 워싱턴 서밋은 군현대화, 우크라이나 지원, 대러정책, 중국, 이란, 북한의 도전 등 광범위한 토픽을 다뤘다. 올해 선언문에서 중국, 이란, 북한은 거론되지 않았다. 각 전장간의 연계성을 중시 여기지 않는 트럼프 제2기 정부의 변화된 안보관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마저도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한 번” 언급됐을 뿐, 구체적 대러 정책방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개별 동맹국 차원 방위지원 공약, 동맹국 방위비로의 산정 등 짧게 언급됐을 뿐이다. 반면 2035년 목표 GDP 5% 방위비 합의는 짧은 선언문내 길이로나 내용으로나 헤이그 선언이 해 낸 가시적이고 독보적인 성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촉매역할이 두드러진 합의로서 2014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NATO 정상들이 방위비 상향지표에 합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간략하나마 구체적 방안까지도 적시돼 있다.

      간결함 그 자체만을 두고 긍정 혹은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지나치게 길고 포괄적이면 우선순위를 정하기 못했거나 안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헤이그 선언의 간결성은 환영할 만한 변화다. 분명한 초점을 두고 있고, 지난 몇 개월 우려에 비추어 본다면 2025 서밋의 결과는 적어도 다음의 주요 성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첫째, 정상들은 NATO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동맹임을 재확인하고, 워싱턴조약(1949) 제5조 집단방위 및 환대서양 결속력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 했다. 즉,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함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언사속 불투명성이 컸던 제5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의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정상들은 10억의 인구 및 영토 방어, “자유와 민주주의” 보장에 대한 결의도 확고히 했다. 가치동맹의 성격이 인정된 것이다.

      둘째, 이번 헤이그에서 가장 획기적 합의는 2035년 목표 연간 GDP의 5%를 방위비에 책정키로 한 점이다. 러시아로부터의 장기적 위협, 지속적 테러 등 유럽-대서양 안보 도전 요소를 그 배경으로 한다. 2014년 웨일즈 NATO 정상회의가 정했던 목표는 동맹국 방위비를 10년 내 GDP의 2%로 상향하는 것이었다 (당시 평균 1.4%). 이번 헤이그에서 동맹국 정상들은 이에서 훨씬 더 나아가 지금의 평균 2.02%에서 10년내 (2035년) 5% 달성을 목표로 공약한 것이다. 워싱톤조약 (1949) 제3조 개별적 및 집단적 책임에 입각, 동맹의 3대 과제 (억지 및 방어, 위기방지 및 관리, 협력안보)에 부합되는 투자여야 한다. 정상들은 목표달성을 보증키 위한 공동의 실천방향까지도 합의했다: 연 GDP 5% 방위비 중 (i) “최소 3.5%”는 기존 합의된 NATO 정의에 입각 핵심방위 요소 (NATO Capability Targets) 지원에 소요된다. (ii) “최대 1.5%”는 핵심인프라 보호, 네트워크 방어, 민간 준비태세 및 탄력성 확보, 혁신추구, 방위산업 기반 강화 등 방위-안보 관련 요소에 소요된다. 동맹국들은 매년 신뢰할만한 계획서를 제출하며, 4년후 (2029) 전략환경 변화 및 타깃 업데이트에 기반한 지출방향 및 균형을 위한 리뷰를 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제1기 출범부터 지금까지 NATO 동맹국들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며 소위 “무임승차”에 강력 이의를 제기해 왔다. 트럼프 2기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직간접으로 GDP의 5%를 목표로 제시해 왔다. 한편 유럽국가들로서도 이미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스로 자강의 필요성을 인정해 온 터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결과 자국 무기고 보강 및 충당의 필요성, 2023년 빌뉴스 서밋이 채택한 ‘NATO 작전계획’이 요구하는 능력과 역량 준비,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유럽내 재래식 역할축소 시사 등이 그 배경이다. 미국의 역할 축소시 NATO의 억지 및 방위력 갭을 막기 위해서도 한층 더 큰 군사역량이 필요해진 것이다. 다만 꼭 5% 였어야 하는가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6-7%로 추정되는 러시아 혹은 중국의 GDP 대비 방위비를 고려했다는 설명도 없지 않지만 가장 논리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때문이다. 동맹국들 일부가 3.5%를 제시했지만 결국 5%에 맞추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괄목할 업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

      “글로벌 안보가 엄중한 시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기념비적 승리를 안겨주었다...글로벌 위협에 대한 책임과 힘을 공유하는 새 시대가 열렸다”

      실제 GDP의 5% 방위비 목표 합의는 NATO안팎 한때 불가능하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다고 생각됐지만 실현됐다. 실천에 옮겨질 경우 2035년까지 동맹, 특히 유럽회원국들의 군사역량이 상당히 증대될 것으로 보이는 바, 이는 러시아로부터의 공격억지 및 NATO의 새 지역방어 계획 운용에 긴요할 것이다.

      셋째, 정상들은 GDP 5%를 목표로 한 방위비 증강의 중요 열쇠중 하나를 환대서양 방위산업 협력이라 보고 이에도 합의했다. 산업역량 요새화, 혁신 견인, 무역장벽 제거 필요성 등 의미있는 협력을 도모하기로 한 점에서도 헤이그 합의는 예년에 비해 독보적이다. NATO의 새로운 역량을 타깃으로 한 산업협력이 중요해 진 것이다. 또한 32개 동맹국들간 교역 관련 합의도 중요하다. 예컨대, 특정 품목 수출입에 대한 복잡한 절차내지 제한의 완화를 말한다. 특히 유럽동맹국들은 이들 장벽이 동맹의 집단방위에 득이 아니라 여겨왔다.

      넷째, 단 한 번에 그쳤지만 선언문내 러시아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대표적 위협요소로 거론됐고, 동맹국들의 지속적인 독자적 우크라이나 지원 공약도 재확인됐다. 이 역시 헤이그 서밋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대하기 어려웠던 합의이다. 더하여 우크라이나 안보가 NATO 동맹국 안보에 기여한다는 논리하, 우크라이나 방위와 방위산업에 대한 직접 기여를 동맹의 방위비로 산정키로 했다. 유럽동맹국들은 트럼프 2기 출범후 얼마간 미국-러시아 밀월속 우크라이나 전쟁의 급속 휴전내지 종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컸었다. 지난 2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간 원만치 못했던 백악관 만남은 단적으로 2022년 개전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정책이 급선회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었다.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2월 브뤼셀 국방장관회의에서 휴전 후 평화유지군으로 유럽·비유럽 군병력 배치시, 미군은 제외된다고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서밋 첫날 저녁 (6.24)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NATO 외무장관들과 함께 ‘NATO-우크라이나 위원회’ 실무만찬에 참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 날 (6.25) 젤렌스키 대통령과 사이드라인 회담을 가졌다 (6.25). 상호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밋 종료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와의 회담을 긍정평가하면서 패트리오트 요격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가능한지 알아보자는 개방된 입장을 보였다. 짧은 기간 상당한 변화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자신이 취임 24시간 내 러우 전쟁종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장담했으나, 이후 푸틴 대통령의 협상의지에 회의를 갖게 됐고 최근 전장내 러시아의 치명적 공세 격화에 따라 점차 좌절감을 드러내 왔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2기 헤이그에서의 첫 만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지도자들간 어느 정도 우호적 분위기도 형성된 듯하다. 서밋 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들을 보면, 서밋 이전 냉담했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물론 스페인이 유일하게 방위비 5% 목표 약속을 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하다며 관세 등 다른 방식을 통해 두 배 더 지불토록 할 것이라 했지만, 서밋 자체가 난관에 부딪히지는 않았다. 사이드라인으로 성사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도 적어도 지난 2월 백악관 소동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었다.

    2) The White House, President Trump’s Leadership: Vision Drives NATO Breakthrough. June 26, 2025. (https://www.whitehouse.gov/articles/2025/06/president-trumps-leadership-vision-drives-nato-breakthrough/)
    | 향후 도전과 과제
      최악의 상황을 우려했던 것에 비한다면 위에서 보았듯 헤이그 합의는 32개 동맹국들의 성취이고 승리이다. 그럼에도 여전한 불확실성과 도전요소들이 앞에 있고, 이번 서밋이 짚지 않았거나 짚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첫째, 동맹국들이 진정 2035년 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서밋 전, 미국포함 NATO 동맹국들이 소위 하드파워 비용 최소 3.5%, 여타 포괄적 정의하 “방위-안보 관련” 비용 최대 1.5%로 양분하는 기지를 발휘함으로써 좀 더 수월한 합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유럽내 좀 더 급박한 투자는 전자 (3.5%)이다. 또한 후자의 경우(1.5%)는 방위 관련 수요와 민간 수요간 분명한 기준을 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너무 확장하는 경우, 새로 설정된 방위비 목표가 장기적으로 미국의 부담 공유 우려 완화, 동맹국 국민들에 대한 안전보장, 나아가 대러 억지력 강화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 기존 NATO 안팎 기관들 내지 신설기관들이 이에 대한 기준 및 우선순위에 대한 좀 더 분명한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스페인의 향후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헤이그 서밋에서 산체스 총리(사회당)는 GDP의 2.1%를 목표로 해도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며 동맹 내 유일하게 2035년 5% 목표 약정에 타협하지 않았다. 집단안보 공동 부담을 꺼리는 행위로 비춰져 트럼프 대통령 포함 대다수 동맹국들, 특히 동부 유럽동맹국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29년 리뷰에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 여타 동맹국들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좀 더 분명하고 단기적인 정책적 언급이 드러나지 않았다. 즉, 유럽주둔 미군의 향후 거취나 태세에 대해 소통할 기회를 갖지 않은 것 같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트럼프 정부는 인도-태평양과 서반구 내 미국의 이익 수호를 위한 유럽주둔 미군의 축소를 반복 시사해 왔다. 현재는 NATO내 러시아에 대적할 핵과 재래식 억지력의 핵심 축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 따라서 2022년 이후 EU의 자강 움직임이 아직 NATO틀을 벗어난 독자적 전략 자율성을 목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으로 위협인식의 갭 확장 및 미국의 재래식 전력 배치 축소가 진행된다면 성격변화 가능성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적어도 정상 선언문에 따르면 헤이그에서 정상들은 집단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는 가운데 예년처럼 자유 및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보장도 재결의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도 가치동맹의 요소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중국, 북한, 이란에 대한 동맹의 공동인식을 담지 않음으로써 글로벌 공동연대 내지 적어도 유럽과 인도-태평양 안보 연계성의 중요성은 바이든 정부기에 비해 축소된 듯하다. 예년과 달리 인도-태평양 지역 NATO의 글로벌 파트너 국가들(IP4: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과의 협력 중요성도 정상 선언에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트럼프 2기 민주주의 연대와 결속력이 어떻게 구현될지, 국제질서 유동성이 매우 높은 시점이다.

      넷째,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실질적 행동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2024년 워싱턴 서밋은 러시아의 위험에 대한 동맹의 전략과 정책을 마련키로 정한 바 있어 아마도 유럽 지도자들은 이를 간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파열을 피하기 위해 안보 위협까지로만 정리한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재 전장내 러시아의 공세가 거센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위와 관련하여 우크라이나를 지원키 위한 절박성, 시급성이 부재했다. 젤렌스키와의 사이드라인 회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 패트리옷 시스템 제공 가능성을 열어 두었지만, 그 이상의 좀 더 분명하고 확고한 해결책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예컨대, 무조건적 30일 휴전, 푸틴 대통령의 거부시 추가 제재 가능성,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무기 이전 제시 등은 없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불가역적 경로”(irreversible path)라 반복해온 예년의 선언문과 달리 이번 헤이그 선언에선 그 언급이 없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일부의 우려대로 외부 군장비 지원 없이 버티다가 올해 말경 재앙적 패배라도 맞는다면, 위에서 밝힌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헤이그 서밋이 빛을 바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 정책시사점
      지면제약상 구체적 시사점은 뒤로 미루고, 여기서는 간략하게 우리에게 주는 정책시사점을 포괄적으로 제시코자 한다. 크게 두 차원이다. 먼저, 트럼프 2기 한미동맹에 대한 정책시사점이다. 미국은 우리의 유일 동맹국으로서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성장 과정에서 안보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i) 2025년 트럼프 2기 정부하 NATO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방위비 증액 요구에 당면해 있다. 유럽동맹국들은 이번에 헤이그에서 10년내 GDP 5% 목표에 합의하고 대신 위협인식 공유 및 집단안보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뤼터 NATO 사무총장의 기지 내지 친화력이 큰 몫을 했다. 한국의 경우 트럼프 2기 아직 한미 정상회의가 개최되지 못한 상태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으로부터 직간접 증강요구가 시사되어 왔다. 이에 대한 한국 신정부의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ii) 분담공유와 함께 위협공유가 동맹의 결속력에 중차대한 만큼 이에 대한 방안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기본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대북 (핵·재래식) 확장억지력 공약 재확인,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인식 공유 등이 필요한데, 미국은 인도-태평양 역내 “중국”으로부터의 도전 억지에 좀더 큰 비중을 둘 가능성이 크다. 한미협상을 위해서는 트럼프 정부로부터 신뢰를 얻을 만한 지도자급 인사가 나서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 트럼프 2기 미국외 외교가 더 이상 가치에 기반을 두지 않은 채 오직 ‘미국 우선주의’에 함몰돼 있다하지만 헤이그 NATO의 집단방위 합의틀에는 자유와 민주주의 보장에 대한 지도자들의 확고한 의지가 포함돼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한국-NATO관계에 대한 정책시사점이다. (i)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6년부터 NATO의 글로벌 파트너 국가중 하나로서 NATO와의 정책협의회 개최 및 고위급 인사교류 등 협력관계를 증진시켜 왔다. 이후 2012년 개별 파트너십협력 프로그램 (IPCP)에 서명한 바 있고, 2023년 이를 업데이트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 11개 분야 협력을 구체화한 바 있다. 대화와 협의, 반테리즘 협력, 군축과 비확산, 신기술, 사이버안보, 공공외교 등이다. (ii) 2022년부터 연속 3년 윤석열 전대통령은 NATO의 글로벌 파트너 국가의 정상으로서 연례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아 참석해 왔다. 한국외에도 NATO의 여타 인도-태평양 파트너 국가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IP4) 정상들도 연속 초대되어 자리를 같이 해왔다. 트럼프 2기가 출범한 첫 해, 이번 헤이그 서밋에는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국가 정상들이 모두 초대됐지만, 뉴질랜드를 제외한 3국이 각기 국내외 여건상 참석치 못했다. 호주의 경우는 리차드 말스 부총리겸 국방장관이 대신 참석하여 올 하반기 NATO 전력과의 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한다고 공표했다. 한국 신정부의 대NATO정책이 정립돼야 할 것이다. NATO 유럽동맹국들과의 정치 및 군사안보 네트워크를 심화, 발전시킬 수 있는 주요 플랫폼이 되어온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더불어 비록 간접적 채널이지만 인도-태평양의 여타 3개 NATO 파트너 국가들과도 상호 정치, 군사, 안보에 대한 이해 제고 및 지역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잠재적 플랫폼의 여지가 없지 않다. (iii) 2022년 이후 유럽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및 자체 재무장 계획에 따라 다각적, 다측면적으로 한국 방산업체들과의 협력을 추구, 활성화해 왔다. 여기에 더해 이번 헤이그에서 NATO정상들이 2035년 GDP의 5% 방위비 목표에 함의함에 따라 한국과의 무기체계 및 투자, 기술협력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가일층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정부는 유럽국가들의 재무장 계획, 나아가 이번 미국-유럽동맹국들간 방산협력 가속화 결정 등도 감안, 향후 방산시장에서 보다 장기적으로 우리의 국익을 모색하는데도 견인차가 되어야 할 것이다. NATO와 EU차원의 재무장 계획, 개별 회원국들의 이행 방향, 미국과 유럽동맹국들간의 방산협력 제도변화에 대한 세심한 고찰이 필요한 것이다.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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