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거두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기간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 문제, 북한 핵문제, 중국 문제, 통상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서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 후보의 당선과 함께 환율시장이 출렁이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 다가올 외교안보 과제 10문 10답 | |
2024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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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bcshin@sejong.org
- 11월 5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거두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기간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 문제, 북한 핵문제, 중국 문제, 통상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서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 후보의 당선과 함께 환율시장이 출렁이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함께 우리에게 다가올 외교안보 과제들은 무엇이고 어떠한 대응이 필요한지 살펴봄으로써 외교안보 분야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측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트럼프 당선인 외교안보 정책의 특징을 살펴보고, 10개의 현안 과제를 선정하여 각각의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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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자아(ego)가 강한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동시에 그는 스스로 거래의 달인으로 평가하며, 외교안보 영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신장시킬 수 있다고 믿고 또 행동하고 있다. 트럼프 외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불확실성을 극대화한 유리한 거래이다. 상대방이 트럼프 당선인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을 언급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다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좋은 친구라고 말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트럼프 2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둘째, 주고받는 거래 방식이다. 트럼트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보상이나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다. NATO 회원국에게 국방비를 GDP의 2% 수준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는 국가들과는 좋은 관계를 그렇지 못한 국가들과는 긴장 관계를 조성했던 것과 같다. 이로 인해 어떤 나라의 정상은 공개적으로 무시하고, 어떤 정상은 칭찬하며 협력하는 독특한 관계를 맺어나갔다.
셋째, 무역수지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고 자국을 국제사회의 가장 큰 시장으로 만들며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이를 위해 약달러 정책과 무역적자를 감수해 온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무역적자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며 균형을 이루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 관세를 활용하며 무역 흑자국을 압박했다. 이러한 기조는 2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넷째, 실용적 선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강경정책이나 압박 일변도의 대외정책을 전개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적절한 타협점을 모색했다. 북한 김정은과의 대화 역시 초기에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야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영변 이외 농축우라늄 시설을 공개하고 동결하면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해 주는 거래였다.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 문제 역시 수십억 달러를 요구했지만 임기 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강한 외형을 지녔지만 실용적인 선택을 한다는 점은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대함에 있어 반드시 감안해야 할 중요 사안이다.
끝으로 개인주의적 접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기가 좋아하는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를 구분하며 차별한다. 트럼프 행정부 1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목격되었던 아쉬운 점들은 이러한 개인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회담의 시기와 형태, 의제 및 교류 방식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공개적인 반론이나 모호한 방식으로 중요한 문제를 피해가려 해서도 안 된다. 트럼프 의견에 반대할 경우, 거래의 방식으로 대안을 내놓는 반대를 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를 회피하기보다는 진솔한 의견 전달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다루어 질 한미 현안 10가지를 짚어보기로 한다.| 1. 한미 정상회담? 조기 추진하고, 의제보다는 관계에 중점을 두어야 -
트럼프 행정부 2기 한미관계 강화를 위해서는 조기에 정상회담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스타일에 맞추려는 모습이 협력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1주일만에 자신의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일본의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동 회담에서는 특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상간 우호협력 의사를 확인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과 아베 총리의 좋은 관계는 임기 내내 지속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를 실천해 왔기에,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회담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세부 의제를 조율하는 노력보다는 조기 정상회담이 필요한 이유다. 형식도 중요하다. 아베 총리와 같이 골프를 함께할 필요는 없지만, 가급적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리조트를 방문함으로써 친밀감을 더해야 하며, 2023년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올드 팝송처럼 좋은 친화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다양한 요구를 해 올 것을 우려할 수 있으나,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일은 실무진에서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피력과 상호 win-win이 될 수 있는 좋은 거래를 하겠다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된다. 미국의 요구가 높아지면, 반대급부도 높아져야 한다는 접근은 트럼프 당선인도 선호할 것이다. 물론 실무진 차원에서는 다양한 요구 사항과 우리의 대안에 관한 충분한 시나리오 검토와 맞춤형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
트럼프 당선인은 양자관계에서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다자 및 소다자 협력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같은 이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한미일 안보협력과 같은 소다자 협력도 바이든 행정부보다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트럼프 외교의 핵심은 대중견제에 있다. 트럼프 1기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중국을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하기 시작했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노력을 강화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할 주요 인사들 역시 중국 견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으로부터 환영을 받을 이슈다. 11월 7일 이루어진 정상간 통화에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합의에 트럼프 당선인의 기여가 있었다는 취지의 언급은 트럼프 스타일의 외교를 관통하는 좋은 접근이었다. 나아가 트럼프 당선인은 향후 자신의 이름이 담긴 새로운 합의를 선호할 것이다. 따라서 실무 차원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이행을 차분하게 진행하되, 적절한 시기에 캠프데이비드 합의를 보완할 새로운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한미 양국은 새로운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최근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새로운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관련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미국이 요구하기 전까지 기존 합의에 충실한 이행을 해야 한다. 특히 국회는 새로운 SMA 협상안을 승인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SMA 협상과 관련한 의회 동의 절차가 없기에 행정부가 이행하면 된다. 반면 우리는 국회 동의 절차가 있기에 이를 이행하는 내부 절차를 밟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새로운 협상이 제기된다면 이에 임하되, 합의는 최대한 미루어야 할 것이다. 향후 한미관계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일들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미국을 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적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거래의 관점에서 외교를 추진할 것임을 전망할 때, 보다 큰 틀에서 주고 받는 협상이 필요하다. 이때 SMA는 그 일부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게 추가될 새로운 이익이 없다면, 트럼프 2기 임기 내 새로운 SMA 합의를 미룰 수도 있다는 담대한 접근도 필요하다. -
트럼프 당선인은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수차 피력한 바 있다. 그리고 적절한 비용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를 감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한미군 또한 예외일 수 없기에 트럼프 2기의 현안 과제가 될 수 있다. 물론 미국 의회 국방수권법(NDAA)에서 주한미군의 규모를 28,500명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된 이상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 핵심 인사들이 합의하게 되면 주한미군 감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축은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기본 입장과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데 있어 주한미군은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역내 유일한 주한미군 육군 전력은 이미 모듈화되면서 타지역 투사에도 유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고 있지만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형태다. 그렇기에 주둔비용 일부를 지원받는 현재의 배치 형태가 미국으로서도 이로운 상황이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이 주둔비용 분담금 증액을 언급하며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언급한다 해도 흔들릴 이유는 없다. 유리한 협상을 위한 외교적 수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우리의 독자적인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한미간 협력에 방점을 두고 대미 협상을 전개해야 한다. -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식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피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가 부각되는 경우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집권하게 된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 할 것이다. 물론 거래의 달인이라고 생각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방적인 양보로 전쟁을 마치지는 않을 것이다. 적절히 러시아를 압박하며 보다 유리한 상황의 종전을 이끌려 할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 호응하며 한미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먼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선물로 활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북한군 파병이 확인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매우 바람직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아껴둔 협상 카드를 단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먼저 트럼프 당선인의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에 대한 공감을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교전 상황 등을 검토하며 필요하다면 방공무기체계와 같은 방어형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음을 밝혀야 한다. 다만 155m 포탄과 같은 공격용 무기체계의 경우 후순위로 미루며, 불가피한 경우 국내법상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임을 언급하며 제공되는 포탄은 북한군이 작전을 수행하는 영역에서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 자칫 위기에 몰린 김정은 정권의 ‘한국의 무기로 북한군이 희생되었다’는 내부 선전선동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군에 대한 심리전이나 북한군 포로에 대한 심문 지원 등 필요한 작전의 간접적 지원도 약속할 수 있다. -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압박은 향후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만들어진 것이고, 대중국 군사적 우위를 위한 다영역작전(MDO) 역시 트럼프 1기의 국방전략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직접 거래를 시도하는 양자적 접근을 선호할 것이다. 동맹국과 우방국을 동원하는 일은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적을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1기를 돌이켜 보면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이나 중국 인권 관련 입장 표명에 한국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인식을 보여왔다.
트럼프 2기 미중 전략경쟁의 방향, 그리고 한중 경제협력 및 경쟁 등을 고려할 때 전향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강조하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외교는 지향하는 가치에 기반을 두어야 명분과 실리를 모두 추구할 수 있다. 항행의 자유, 법의 지배, 인권의 보호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나 우리의 가치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대미 협력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의 원칙 이행이 중국을 겨냥함이 아님을 전달하여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관된 외교적 관행이 중요하며, 그 과정에서 가치에 기반한 외교 행보의 전략적 명료성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선호한다. 1기에도 그랬고, 대선 과정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어젠다에서 북한 문제가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낮다. 당장 시급한 우크라이나나 중동문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전략과제 등에 비해 북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일 수밖에 없다. 북한 역시 외교적 고립 속에서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강력한 제재에 직면했던 2018년과 다르다. 북중 및 북러 관계 개선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의 말과 달리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임기 내 어느 순간 김정은과의 회담을 추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결 거래나 핵 군축 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협상을 무조건 반대해서는 얻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한미간 갈등이 불거져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것이다. 따라서 미북간 대화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대화의 조건을 분명히 하고, 진행 과정에서 우리의 안보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협력하는 일이 중요하다. 따라서 정상간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고도화된 북핵 위협에 따른 한국의 안보 우려를 적극 전달하며,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한민국의 협력에 상응하는 적절한 안보 이익을 제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
흔히 남북대화는 미북대화에 우선시 되어야 한다거나 양 대화체를 별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잘못된 접근이다. 한미동맹의 협력과제는 남북대화나 미북대화의 조율을 포함해야 하며, 그래야 북한과 올바른 방향의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한미 양국이 서로 다른 입장에 서게 되면 북한은 이를 이용하며 통미봉남을 시도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표방한 ‘담대한 구상’의 대화 측면을 트럼프 행정부에 적절히 설명하며, 한미 양국이 대북 협상에서 함께 행동해야 함을 알려야 한다.
한편, 트럼프 1기의 고위 당국자들은 ‘남북관계를 우선시하는 한국 정부가 북한보다 미국을 설득하려는 모습’에 실망했음을 종종 언급해 왔다. 이러한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한미간 우선적인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남북대화가 미국이 지향하는 미북대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전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도 북한을 설득해서 우리와 대화를 갖도록 지원할 것이다.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 접근을 지지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을 한미가 함께 해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이러한 협력이 윤석열 정부 ‘담대한 구상’의 구체적인 이행과제가 되어야 한다. -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대외무역 관련해서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며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IRA에 기반해서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런데 IRA에 기반한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면 우리 기업들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10% 내외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연간 400억불이 넘는 대미 흑자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가 예상된다.
한미 경제협력은 안보협력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기에 다양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에서 언급된 조선 분야의 협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통화에서 미군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분야의 지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의 방산 역량은 동맹국인 미국에도 자산이 될 수 있기에 방산과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을 확장해야 한다. 대미 무역 흑자의 폭을 줄이기 위해 미국산 원유 수입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셰일 가스를 비롯하여 에너지 산업의 부흥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업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성과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면, 미 행정부의 우호적 조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줄이도록 노력하며, 미국 의회와 협력하여 IRA와 관련된 한국 기업들을 보호해야 한다. -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트럼프 당선인이 동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대한민국 사회에 존재한다. 그의 일부 참모들이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 미국은 비확산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지닌 국가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거래에 있어 손해 보기를 싫어한다. 한국의 핵무장과 거래할 만한 미국이 필요한 한국의 기여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당선인이기에 불가능한 상황도 없다. 미북대화가 재개되고 핵동결 협상이 추진된다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통 큰 구상에 포함된다면, 비록 그 가능성은 작다 해도 파생되어 논의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논의는 앞선 외교안보 과제의 추진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인식해야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성급히 독자적 핵무장 문제를 먼저 꺼내선 안 된다. 트럼프 행정부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한국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미국이 해소해 주는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면 이스라엘의 핵 개발을 모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특징
| 2. 한미일 안보협력? 한미일이 함께 해야 미국도 더 강해짐을 설득
| 3.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 차분히 대응하며 새로운 합의에 대비해야
| 4.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당분간 그럴 일 없고, 억제력 강화에 힘써야
| 5.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정상회담 의제로 삼되 종전까지 대비해야
| 6. 대중국 압박? 전략적 모호성을 점차 명료화하되, 중국보단 원칙을 강조
| 7. 북한 문제? 대화에 유연하되 안보 우려 해소에 집중해야
| 8. 남북대화? 미북대화와 연계하여 담대한 구상의 이행 기회를 모색해야
| 9. 한미 경제안보? IRA는 지키고 관세는 줄이며 미국의 에너지에 투자해야
| 10. 독자적 핵무장? 가능성은 작지만, 만일 계기가 찾아오면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