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전선도 종전 협상도 모두 사실상 교착 상태다. 그간 우리의 관심은 이란 전쟁에 쏠렸다. 이란 전쟁이 유가와 공급망 등 우리의 일상을 위협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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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능력과 의지의 괴리, 그리고 그 지속 가능성 |
| 2026년 7월 30일 |
조구래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kooraecho91@gmail.com
| 문제 제기
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전선도 종전 협상도 모두 사실상 교착 상태다. 그간 우리의 관심은 이란 전쟁에 쏠렸다. 이란 전쟁이 유가와 공급망 등 우리의 일상을 위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은 잠시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적 함의 측면에서 이란 전쟁보다 우리에게 보다 직접적이다. 중동 전쟁이 우리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러시아, 중국, 미국, 유럽과 NATO, 북한 등 우리의 핵심 안보 이익과 관련된 주요 행위자들이 대거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일련의 징후들도 보도되고 있다.
대표적인 최근 보도들을 요약하면, △ 러시아 GDP 마이너스 성장 추세 시현, △ 젤렌스키 대통령이 승인한 '40일 작전' 개시 직후, 모스크바를 포함해 벨고로드·쿠르스크·크림반도·흑해/아조우해 등 12개 지역에서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 발생, △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세로 연료 부족이 발생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개 인정, △ 주유소에 일반 시민들의 긴 줄이 늘어서고 필요한 등급의 가솔린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 △ 러시아 내 핵 사용 주장 세력 등장, △ 엘리트 계층의 동요와 푸틴 지지율 개전 이후 최저치 등이다.
그간 학계에서도 전쟁 종결의 방식과 조건, 교착 상태가 협상으로 전환되는 과정, 지도자의 국내정치적 생존과 종전 결정 등을 다룬 연구가 세부 사항별로 상당히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된다. 그러나, 종전 과정에 대한 하나의 포괄적이고 단일한 분석 틀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일단 그간의 역사적 관찰과 경험에서 확인된 몇 가지 상식적인 전제를 기초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을 향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지 여부를 최근의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분석하고, 향후 전망과 함께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전제들에는 △ 전쟁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단순한 사실, △ 전쟁은 지속 가능성이 고갈될 때까지 지속되는데, 이는 전면적 승리가 목표가 아니더라도 협상에서의 유리한 입지를 위해 그러하다는 점, △ 전쟁의 수행은 능력과 의지로 구성되는데, 능력은 병력, 무기 및 군사정보, 재정이 중요하고, 의지는 지도자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동의를 포함하는 국가적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 등이 포함된다.
| 능력과 의지
(병력) 먼저, 병력부터 살펴보자. 여기서 관심은 얼마의 병력이 어떤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가 혹은 증가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 투입 병력과 가용 잠재병력, 병력 손실·증가 속도(즉, 신규병력 대체율) 등이 중요하다.
러시아의 경우, 푸틴이 스스로 밝혔듯이, 러시아는 70만명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1)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약 백만 명의 현역 병력과 거의 2백만 명의 예비역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현재와 같은 계약에 기반한 모병제를 버리고 동원령을 내린다면, 200만 명의 추가 병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2) 그런데, 문제는 70만명에 달하는 병력의 손실 속도를 보충하기 위한 대체 보충률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동원령 발동 또한 정치적인 위험 요소로 인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체 보충률을 살펴보기 위해 먼저 병력 손실 규모 및 속도를 보자. 개전 이후 러시아측 총 사상자 규모는 1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월 평균 사망자 규모만도 3만명이 넘는다는 것이 다수의 서방측 분석 기관의 대체적인 평가다.3) 2026년 러시아측의 연간 모집 병력 목표가 40만 9천명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매달 사망자가 3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서방측 분석과 거의 일치한다. 인력 손실에 따른 충원율은 독일국제안보문제연구소, IISS, CSIS4)가 자세히 분석했는데, 이를 요약하면, 월평균 약 3만~3만 4천 명 손실, 금년 1분기 월평균 약 2만 7천 명 신규 충원으로, 월 3천~7천 명씩 순감소하여, 손실이 보충을 20% 앞지르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전사자를 충원하는 속도보다 더 많은 병력을 잃기 시작했음과 모병제 유인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는 전선에 25-30만 명 가량을 배치하고 있는데,5) 젤렌스키는 공개적으로 매달 3만명 가량을 충원한다고 밝혔다.6)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매달 병력 손실 규모인데, 대략 월 4천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7) 만약 이 추정이 맞다면, 우크라이나는 월 손실보다 월 충원이 많은 구조로서 러시아와 정반대로 충원이 손실을 크게 앞지르는 구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크라이나의 형편이 나은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병력 위기가 "숫자(손실 대 충원)"의 문제라면, 우크라이나의 병력 위기는, 카네기 분석에 따르면, "전환 시스템(DOTMLPF: 교리·조직·훈련·물자·리더십·인력관리·기반시설)"의 문제다. 이는 젤렌스키의 "월 3만~3만 4천 명 동원" 발언이 실제 전선 배치 전투력으로 얼마나 전환되는지가 관건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8)
정리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다른 성격의 병력 위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의 손실은 압도적으로 크지만, 아직은 인구학적 완충 지대(예비역 200만)가 있는 상황에서 계약병 유인책이 한계에 도달하는 위기에 직면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손실 자체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병역기피·탈영 등 전환 시스템의 위기를 겪고 있다.
(무기) 재래식 전력(전차·항공기·함정·병력)에서 러시아가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9) 그러나, 여러 분석에서 이미 제기되었듯이 드론이 전장의 핵심적인 무기로 등장했다. 드론은 기존 재래식 무기를 대체하는 무기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앞서 논의한 양측의 부족한 병력을 메꾸는 대체 병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어, 드론이야말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를 가를 결정적인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드론 전력 측면에서 어느 쪽이 우위인가에 대한 분석에는 우크라이나 우위론, 러시아 우위론이 모두 제기되고 있으나, 러시아는 국가 주도로 이란산 샤헤드 설계를 대량 복제해 '숫자로 밀어붙이는' 소모전을 벌이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최전선 피드백이 후방 생산라인에 즉각 반영되는 민간 스타트업 생태계 특유의 빠른 반복 개발 구조를 통해 광섬유 FPV(First Person View, 1인칭 시점), AI 자율타격, 해상드론 복합화 등에서 세대교체 속도가 더 빠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러시아도 유럽 타격용 신형 샤헤드 개발, EW(전자전) 및 물량 공급 분야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드론 전력의 격차를 좁히려는 움직임을 보이 고 있어, 어느 한쪽의 고정적 우위가 아니라 매 순간 뒤바뀌는 기술 경쟁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10)
(재정) 러시아의 전비 조달 능력이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앞서 말한 병력 충당과 드론 등 무기 공급을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며, 재정 능력을 살펴보는 것은 전쟁의 지속 수행 가능성을 가늠해보는데 필수적이다. 러시아 국방비는 개전 이전과 비교시 2025년 약 2배 증가되었다. 특이한 점은 국방비 증가 속도가 선명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점인데, 국방비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2025년 12월에는 러 재무장관이 2026년 국방비를 2025년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국방비 조달의 어려움은 개전 초기 러시아 연방예산의 5분의 2를 차지했던 석유·가스 수입이, 4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절반가량 축소된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방비는 개전 이후 두 배나 늘었는데, 에너지 수출에 기반한 재정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비석유 부문 증세로 그 공백을 메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개 자료 상에도,11) 세금은 개전 이후 지속적으로, 특히 2025~2026년에 집중적으로 인상되었는데, 이는 에너지 수출을 통한 재정 확보 비율이 감소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이는 GDP 역성장('전쟁 호황의 역습') 및 재정적자 확대의 핵심 원인과 정확히 맞물린다. 즉, 러시아 재정이 油價에 좌우되는 취약성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GDP 역성장 국면과 결합되면서, 재정 압박의 성격이 외부 충격형에서 구조적 세수기반 잠식형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해 보인다. 즉, 유가가 오르내리는 것과 무관하게, 경제 전체의 축소가 재정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국방비 조달 및 구조적 압박 관련 러시아 재무부 및 중앙은행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금년 국방비를 40% 증액토록 예산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전쟁 지속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재정 여력의 구조적 고갈과 전쟁 의지 간 긴장과 갈등 문제는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재부상할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러시아가 재정 여력 고갈 $\rightarrow$ 증세 $\rightarrow$ 국방비 조달 압박이라는 내부 자원 동원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면, 우크라이나는 애초에 자체 재원으로 전쟁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서방 지원의 정치적 지속가능성이 관건적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른 취약성을 안고 있다. 즉 러시아의 리스크는 경제·재정 축의 내생적 한계, 우크라이나의 리스크는 동맹 정치(특히 미국 우선순위 변화)에 대한 외생적 의존이라는 구도에서 대비된다.12)
(의지) 전쟁 지속에 대한 의지는 각종 여론 조사를 통해 그 향방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러시아 내 각종 여론 조사 지표를 보면, △ 군사행동 지지율, △ 푸틴 지지율, △ 정부 승인율 등이 일제히 하락하고, 평화협상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는 그간 완만했던 정책 지지 축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히는데, 이러한 동향은 2022년 2월 개전 기준으로 정확히 개전 후 52~53개월째인 2026년 6~7월의 동향이라는 점에서, 쿠이지퍼스(Kuijpers)의 2019년 연구 결과13)와 거의 정확히 일치하여 흥미롭기도 하다. 쿠이지퍼스의 주장에 따르면, 군사적 개입에 따른 지도자 중심의 결집효과를 10개국 사례를 들어 통계적으로 처리한 결과, 양(+)의 효과(지도자에 대한 지지도에 유리)는 개입 후 최대 50개월(약 4.2년)까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지속된다. 금년 6-7월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40일 작전'이 6월 25일 개시되었고, 그 직전인 4~6월 정유시설 공격이 집중되며 크림반도·본토 연료난이 가시화된 시점임을 고려할 때, 결집효과 소멸의 직접적 매개 요인이 "군사적 충격 자체"가 아니라 "경제적 비용의 체감"이라는 점도 시사한다.14)
한편, KIIS(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 Kyiv International Institute of Sociology,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독립 여론조사·사회학 연구기관)측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얼마든지 버티겠다는 저항의지는 하락 중이지만, 협상 자체에 대한 태도는 "무조건 거부"가 아니라 "조건부 실용주의"로 점차 정교화되고 있다.15) KIIS 소장은 이를 "굴복은 거부하지만 고통스러운 타협에는 열려 있다"고 요약한다. 즉 여론이 "계속 싸우자"에서 "이제 그만하자"로 단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이면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정교한 계산이 심화되는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향후 전망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 병력, △ 무기, △ 재정, △ 전쟁 지속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등 전쟁 지속 여부와 관련된 능력과 의지 양 측면에서 일정한 한계를 맞고 있다. 즉, 구조적으로 종전으로 이끄는 객관적 힘이 점차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이 아직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시점의 핵심 특징으로 보인다. 이는 여론의 변화를 포함한 객관적 상황과 지도부의 정치적 유인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러시아 지도부로서는 당초 제기한 목표 달성 없는 종전이나 휴전은 곧 정치적 패배로 인식하여, 여론 악화를 전쟁 종식을 위한 출구 전략 모색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오히려 확전 내지는 전쟁 지속으로 상쇄하려는 유인을 가질 수 있다. 장기적 소모전으로 전환된 현 상황에서, 러시아가 느리지만 꾸준한 전진을 특징으로 하는 점진적 압박 전략을 시도하는 것도 이러한 정치적 고려의 결과일 수 있다.16) 여론 추이와 러시아 지도부의 전쟁 지속 의지 간 불일치는 다른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푸틴 대통령은 최근에도 협상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실질적인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17) 나아가, 러시아는 "이 전쟁을 통해 지역 분쟁을 넘어, 유럽 안보 질서의 재편과 글로벌 진영화 심화를 촉진하는 구조적 전환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동기"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데,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지역 분쟁이나 군사적 충돌로만 한정한다면 러시아 내부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18)
우크라이나측 상황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안전보장에 관한 신뢰 붕괴로 인해, 오히려 휴전에 더 강경한 조건을 요구하게 되는 역설적 상황에 놓여 있다. 서방측의 대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도 900억 유로 EU 대출 패키지(26.4월) 최종 입법 절차 완료 및 700억 유로 NATO 군사장비·지원·훈련 공약(26.7월)에서 보듯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 "전쟁을 계속할 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이 조건으로 끝낼 수는 없다"는 각자의 마지노선과 의지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 2026년 7월 현재 양측 모두 협상 프로세스가 정체된 상태로 이어지는 구조적 배경이라고 종합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분석은 현재와 같은 양측간의 장기적 소모전 양상이 당분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19)
그러나, 전쟁이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다. 더욱이 전쟁 지속 능력이 전쟁 지속 의지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현재와 같은 교착 상태가 흔들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변화의 방향은 극적인 외교적 타협, 러시아의 동원령 발령, 핵 사용 수사 증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일방의 신속한 승리는 가능성 중의 하나로 이론적으로는 생각할 수 있겠으나 앞서 제시한 여러 자료들에 기초해 볼 때, 현실적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그러한 변곡점 내지는 교착 상태를 흔드는 전환점이 오게 될까?
아마도, 주목해야 할 시점은 전쟁을 종전이나 휴전으로 이끄는 압박 요인들의 힘이 집중적으로 누적되는 기간일 것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대체로 금년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가 그 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이 기간 중에 전쟁 지속 능력과 의지의 괴리가 한층 폭발적으로 표면화되고, 전쟁의 길과 평화의 길을 가르는 변곡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째, 우크라이나의 40일 작전이 8월 초 종료된다. 크림 고립·정유시설 타격의 성과가 이 시점에 종합 평가될 것이며, 연장 여부 자체가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 만약, 연장된다면 현 상황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것이나, 중지 내지는 소강 국면으로 전환된다면, 서방의 외교적 타협 압박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을 시사할 것이다. 둘째, 러시아 정유 능력 타격이 국민이 즉시 체감하는 식량 물가 문제로 전이될 수 있는 향후 7~8월이다. 러시아의 원유 처리량이 21년 만에 최저치인 일일 391만 배럴까지 떨어졌고, 7월 초 기준 정제능력의 43%가 가동중단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20) 이 결과로 러시아는 7월 8일부터는 경유 수출까지 금지한 상태이다. 이러한 경유 부족은 군사 작전용 연료 부족 문제 외에도 민생에 광범위한 타격을 줄 것인데, 특히 경유 부족이 농기계·수송트럭 운용에 지장을 주어 러시아의 한여름 수확 및 원격지 연료 공급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시기다. 러시아의 연료 위기가 겨울철 난방 시즌과 겹칠 경우 파급력이 배가될 수 있다. 셋째, 러시아 NWF(국부펀드)의 고갈 추세와 국가 부채 증가로 인해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형태의 고통이 도래할 시점21)인데, 대체로 금년 하반기에서 내년도로 예측된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호황기에 수입 중의 일부를 일종의 비상금으로 저축해 국부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재정 부족을 메우는 기금으로 활용하여 왔는데, 현재 국부펀드는 개전 이전 대비시 50% 수준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펀드 고갈 시나리오에 대비해 스스로 국부펀드 자금 사용을 동결하고 대신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여 재정적자 폭을 메꾸고 있는데, 이 국채 발행에 따른 국민적 체감 고통이 드러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즉, 국채 발행이 너무 많아지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결국 정부는 연금, 보조금, 공무원 임금 같은 사회지출을 실제로 깎아야 하는 순간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종전이나 휴전으로 이끄는 힘들이 반드시 평화를 앞당기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만약 상기와 같은 힘들을 돌파하기 위해서 러시아 지도부는 계약에 의한 모병제를 버리고 강제동원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푸틴이 지속적으로 회피해온 카드이며, 실제로 발동될 경우 2022년 9월 부분동원 당시 나타났던 지지율 급락 및 엘리트 균열(대규모 인구 유출, 산발적 폭동 발생, Prigozhin 반란에 영향 등)에 준하는 충격을 재현할 잠재력이 있다. 만약, 러시아가 계약에 의한 모병제 방식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동원령을 발동한다면, 그 시기는 9월 총선 이후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보다 더 충격적인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하여, GCRI(Global Catastrophic Risk Institute, 글로벌 파국위험연구소)는 핵 공격은 러시아 전면 궤멸이라는 확전 리스크를 수반하는 거대한 도박이지만, 만약 전장에서의 손실이 푸틴의 국내 권력 장악력을 위협한다면, 이는 푸틴에게 '합리적 도박'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22)하고 있는데, 최근 러시아 내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언론에 보도23) 되고 있는 점 등과 관련하여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 정책적 시사점
우선 금년 하반기 북한군의 추가 파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24)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러시아는 현재 심각한 병사 충원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는데, 금년 9월 총선 이후 동원령으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25) 기존 계약에 의한 모병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구조다. 러시아가 국내정치적 리스크를 감내하고 동원령을 발령하더라도, 러시아에 있어서 북한군은 특정 지역이나 전투 국면에서 여전히 유용한 자산임이 이미 입증되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북한군의 추가 파병은 러시아측으로서는 당연히 환영하는 일일 것이다. 문제는 이번 파병은 예전과는 달리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러시아가 지불해야 할 파병 대가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로서는 러시아가 그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진 첨단 핵심 군사 기술의 이전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한미 간 정보 공유 및 공동의 평가를 토대로, 레드라인을 사전에 명확히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 이후의 대책을 논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두 갈래의 가능성이 드러날 것이다. 하나는 재무장을 위한 휴전으로서 종전이다. 이는 전시 기간 중 구축된 북러/중러 간 동맹 수준의 밀착 관계가 종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다. 이는 현재 안보 구도의 연장을 의미한다. 다른 가능성도 있다. 즉, 종전 이후 러시아가 미국 및 중국과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구적 차원의 강대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유럽, 중국은 물론 한국 등 주요국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코자 러시아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다.26) 이렇게 되면 러시아 대외 관계의 많은 부분이 조정에 들어갈 것이며, 한러 간에도 관계 정상화 내지는 진전의 공간이 열릴 것이다. 불확실한 전환기적 상황에서는, 예측보다는 선택지를 스스로 제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경우든, 우리로서는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전략 대화 및 정책 공조를 심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종전 이후 드러날 새로운 안보구도는 하나의 결과가 여러 조건의 조합으로 결정되며 그 조건들 간에도 상호작용이 있는 중다인과성(multicausality)의 세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러시아의 날'(6월 12일, 1990년 러시아 공화국의 국가주권 선언 채택 기념일) 국경일을 맞아 푸틴 대통령이 참전 군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그곳(전선)에 우리의 대규모 병력 집단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70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 2022년 9월 21일 아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35세 미만 일병·병장, 50세 미만 하급 장교, 55세 미만 고위 장교를 대상으로 부분동원령을 발표했는데, 직접적 계기는 우크라이나의 가을 대반격이었다. 개전 초기 푸틴이 "동원령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였다는 점에서 러시아 국민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고, 발표 직후 대규모 해외 탈출, 지역별 반발 시위, 심지어 국경수비대의 강제 동원 논란까지 발생하며 정치적 비용이 매우 컸다.
- 개전 초기(2022년 3월) 러시아 국방부는 딱 한 번 공식 전사자 수를 발표했는데, 당시 수치는 1,351명이었다.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사실상 정기적인 공식 사상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2022년 9월,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국방장관이 전사자 5,937명이라는 수치를 언급한 바 있으나, 이 역시 서방 추산치(수만 명 단위)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 야니스 클루게(Janis Kluge,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 소속 러시아 경제 전문가)가 2026년 4월 12~13일 발표한 분석, IISS 관련 수치 (나이절 굴드데이비스 발언 + 경제전문가 야니스 클루게 분석, 2026년 6월), CSIS (2026년 7월 1일 보고서).
- 2024년 1월, 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장에 50만 명이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30만 명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가장 최근(2026년 7월 1일) CSIS 보고서는 러시아군 약 40만 명이 우크라이나군 약 25만 명과 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2026년 2월 27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국 스카이뉴스(Sky News)와의 인터뷰 및 RBC-Ukraine 인용 보도.
- CSIS의 2026년 7월 1일 보고서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누적 사상자를 대략 60만명으로 잡고 있는데(다른 보고서도 대체로 일치), 이를 월별로 환산하면 대체로 매달 1만8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이중 통상의 전쟁에서의 사상자 중 사망자 비율인 1:4를 적용하면, 매달 평균 4천여명이 사망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 우크라이나는 2023년 마지막 대규모 공세 작전 종료 이후 자발적 입대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를 강압적 징집(busific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낮은 자질의 인력 유입·기강·체력·사기 문제 악화로 이어졌고, 탈영 20만, 병역기피 200만, 무단이탈(AWOL) 사례도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그러나 최근까지 북러 군수 협력에서 핵심을 이뤘던 대구경 포탄 수출은 2026년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쟁 양상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선에서 중포(重砲)의 역할이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중요한 무기는 드론이다. 러시아는 더는 북한으로부터 대량의 포탄을 수입할 필요가 없게 되고, 그 결과 2026년 북러 간 무기 탄약 교역 규모와 북한의 해당 수출 수입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세종포커스, 「2026년 러시아 전망: 우크라이나 전쟁, 국내 전망, 대외 정책」, 안드레이 란코프(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2025년 12월 11일).
-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는 소프트웨어와 전술을 지속적으로 갱신한다 - 월요일에 통하던 기법이 금요일에는 러시아군에게 무력화되고, 다음 월요일에 다시 재적응된다" (2026. 3. 23. https://www.atlanticcouncil.org/content-series/the-big-story/the-coming-compute-war-in-ukraine).
- 2023~2024년: 1차 초과이윤세(횡재세) 도입, 2025년: 소득세·법인세 정면 인상, 2026년 1월: VAT 인상 및 대대적 세제개편, 2026년 4월: 푸틴의 '2030년까지 세율 동결' 공약 파기 등을 들 수 있다.
- 2026년 7월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신호를 명문화한 것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는 ①새로운 자금보다 기존 프로그램 재확인 비중이 크고 ②정상회의 이전부터 있던 200억유로 미지원금이 해소됐다는 근거가 없으며 ③역대 서약 이행률이 절반 이하였다는 전례가 있어, 자금 조달의 정치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 되었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AFP, RFE, Reuters 종합).
- Dieuwertje Kuijpers, "Rally around All the Flags: The Effect of Military Casualties on Incumbent Popularity in Ten Countries 1990-2014," Foreign Policy Analysis, Vol. 15, No. 3 (2019).
- CSIS의 Maria Snegovaya·Jade McGlynn (2026. 7. 7.)는 "경제적 비용이 군사적 충격보다 러시아 여론에 더 큰 잠식력을 갖는다"는 것을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즉, CSIS는 2022년 이후 축적된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의 경제적 웰빙 인식과 경제전망이 전쟁 지지와 지속적으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러시아에 있어서, 인과의 방향성 - 전쟁이 경제를 지탱했다가, 이제 경제가 전쟁을 갉아먹는 역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개전 초기(2022~2024년경): 전쟁 지지가 높았던 시기는 정확히 실질임금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급증하던 시기와 겹친다. 이는 전시 정부지출 확대(군수산업 특수, 병사 급여, 국방예산)가 만들어낸 일종의 '전쟁 호황'이었다. 2026년 초 이후: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전망이 악화되면서, 이 인과관계가 정확히 역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 KIIS 6월 8일 보고서(kiis.com.ua, id=1615).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과 북러 관계 진행 상황, 2026. 6. 11., 이상준, 이슈브리프(아산정책연구원).
- △ 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미국 특사들과의 대화를 지속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면서도, 양측 모두에 피해를 끼쳐온 장거리 타격을 중단하자는 제안은 거부(Bloomberg, 2026. 6. 28.),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온 상황에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제한하자는 키이우의 제안을 거부하며 모스크바가 4년 넘게 이어온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힘. 협상 재개 시 2022년 이스탄불 협상에서 제시된 내용, 즉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동부지역 양도 요구를 포함한 기존 입장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명시(2026. 6. 29., 알자지라 보도).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과 북러 관계 진행 상황, 2026. 6. 11., 이상준, 이슈브리프(아산정책연구원).
- 2026년 7월 7~8일 앙카라 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푸틴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고 매우 강하게 확신한다고 말했고, 젤렌스키도 지금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으나, 크렘린은 7월 16일, 협상 프로세스의 빠른 재개를 기대할 근거가 없다고 못 박았고, 라브로프도 7월 9일, 서방의 협상 의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소진되었다고 발언하였음.
- 2026년 7월, Kyiv Post, Reuters 인용.
- Veritas Europaea, "The Real Russian Economy: War Budgets and Structural Decay" (2026. 5. 27.): "대중의 가시적 불만을 촉발하는 방아쇠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사회지출 삭감—연금 수급자가 실제로 덜 받거나, 지방 보건소가 문을 닫거나, 지방 러시아를 지탱하는 보조금이 끊기는 순간이라고 애틀랜틱 카운슬이 경고했으며,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that moment is approaching)."
- "Ukraine and Nuclear War, 2026," GCRI (gcri.org/publications/commentary/ukraine-nuclear-war-2026).
-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러시아 대외국방정책위원회 명예의장, 고등경제대학원 학술고문)가 2023. 6. Profile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춰야 하며, 서방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을 끊기 위해 유럽 NATO 국가에 대한 제한적 선제 핵타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촉발되었고, 최근에도 관련 논쟁과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7월 25일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3만명의 추가 파병을 원하고 있다"며, "지난 6월부터 러시아의 보로네시에서 이들(북한군)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젤렌스키는 7월 27일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9월 국가두마 선거 이후인 9월 말~10월 초 30만~50만명 규모의 대규모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 부국장 바딤 스키비츠키 소장은 키이우에서 열린 '유럽 안보의 새 윤곽'이라는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러시아가 이 전쟁을 2026년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중국과의 격차가 영구적으로 벌어져 동유럽의 '지역 강국'으로 영원히 남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고(Business Insider, 2026년 보도, 우크라이나 GUR 부국장 스키비츠키 발언 인용), GUR의 상급 기관인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 국장 키릴로 부다노우도 2026년 2월 27일 우크린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략에 따르면, 2026년까지 이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세계적 지도력을 가질 기회조차 잃게 된다. 그들이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인 최대한 '지역 강국' 수준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Kyiv Independent/Ukrinform(2026. 2. 27.), 우크라이나 HUR 국장 부다노우 발언).
※ 본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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