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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정책 2023-4월호 제25호] 중·러 정상회담과 한국의 외교안보 과제

등록일 2023-04-03 조회수 7,686

·러 정상회담과 한국의 외교안보 과제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hyunik@sejong.org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항에서 장기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시진핑 주석이 320일부터 23일간 모스크바를 국빈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고 반미 연대 결속을 과시하고 공동 대응을 약속했으며 상호간 이익 증진에 합의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의 우크라이나전 휴전이나 중국의 대러 군사지원은 적어도 공론화하지 못했다. 중국이 미국과 EU의 눈치를 보는 이면에는 중러 양국간 교역이 지난 10년간 116%나 늘었지만 이는 아직 미중 교역량의 1/4 수준이고 중국과 EU와의 교역량에는 1/8 정도에 불과하다는 실리적인 계산이 작동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중러관계가 어느 정도의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새롭게 반미 연대를 다지고 나토의 동진과 아태지역과의 협력 강화를 견제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면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두둔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한국 정부에게도 국제질서 변화를 명확히 파악해 현명하게 대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한국 정부는 국제질서를 신냉전 상황으로 쉽게 단순화하면서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는 제쳐두고 북한과의 대화 모색이나 도발 관리는 경시하며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매진하는 듯하다. 한국 정부는 정책 기조를 재검토하면서 보다 합리적인 외교안보 국가전략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는 추후에 북한의 중차대한 도발이 감행될 때 북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예방하지 못한 정부도 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사전에 철두철미하게 갖출 것이 요구된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둘째, 정부는 현 국제정세를 신냉전 구도로 단정하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현 국제질서가 신냉전적이지 신냉전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셋째,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외면하고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하는 것은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급변사태시 원활한 해결, 평화통일 모두를 어렵게 만드는 것임을 재인식하고 적절한 수준으로 외교의 균형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북한이 언제든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고 있으므로 일년 365일 기본적인 국가안보를 보장하려면 4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두 번 방문하는 것을 넘어 상시적으로 순환 배치되는 수준의 확장억지의 제도적 강화가 요구된다. 또 중국 견제를 외치는 미국이 동맹국 간에는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 주도록 IRA법이나 반도체 및 배터리 부문에서의 한국의 경제적 이익을 확실히 보장받아야 할 것이다.

 

 * 전문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