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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커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군사적 특성 및 시사점

등록일 2024-11-04 조회수 1,049

최근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이미 전쟁지역 최전선으로 이동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파병된 북한군의 군사적 성격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군사적 특성 및 시사점
2024년 11월 4일

 

    조장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jjo@sejong.org
      최근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이미 전쟁지역 최전선으로 이동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파병된 북한군의 군사적 성격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스틴 미국방장관은 10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여명중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동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의 교전에 투입될 것인지 여부 등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정보기관 및 여러 외신을 통해 확인된 사실과 그간 북한의 노동신문 등 보도 매체를 통해 공개된 내용들을 토대로 이번에 파병된 북한군의 성격과 임무 및 시사점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파견군 총책임자, 김영복의 역할
      10월 26일 교도통신은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김영복이 북한 파병부대의 총책임자 자격으로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는바, 파병부대의 총책임자가 어떤 경력을 지녔고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가 이번 파병부대의 성격 및 임무를 추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김영복은 2014년부터 특수부대인 제11군단의 군단장을 역임했으며, 2016년 5월에는 제7차 당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위원에 선출되는 등 2016년까지 11군단장 자격으로 김정은을 수행하는 동향이 포착되다가, 2017년 4월 15일 경보병·저격병·항공육전병(공수부대) 부대를 총괄하는 특수작전사령관으로 특수작전군 종대를 이끌고 열병식에 등장한 바 있다. 이어 2021년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겸 제2전투훈련국장으로 보임되면서 그때부터 특수작전군의 훈련 책임과 작전수행능력 증진을 위한 책임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같이 특수작전군의 전투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복은, 2024년 들어 김정은에게 4회에 걸쳐 특수부대 전투 훈련을 시연하고 김정은으로부터 훈련 지도를 받았는데, 첫 번째는 3월 6일 북한군 서부지구 특수작전 훈련기지에서 실시된 특수작전부대의 전투훈련 과정 시연이었고, 두 번째는 3월 15일 항공육전병(공수부대) 부대의 전투훈련 시연이었다. 세 번째는 9월 11일 북한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에서의 훈련 지도였으며, 네 번째는 10월 2일 김정은이 서부지구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再방문하여 여러 특수작전여단의 전투준비 정도를 검열·판정한 것이었다. 앞의 2회(3.6/ 3.15)에서는 김영복이 특수작전 부대원들에 대한 훈련 진행 계획에 대해 김정은에게 보고하였으며, 당시에는 3월초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실시된 훈련의 일환으로 보였으나, 최근 △ 북한군 러시아 파병 △ 김영복 등 장성급의 러시아 파견 등으로 볼 때 러시아로 파견하기 위한 특수작전부대에 대한 훈련이었던 것으로 再평가할 수 있으며, 뒤의 2회(9.13/10.2)는 여실히 러시아 파견을 위한 특수작전군 검열·판정 훈련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 특수작전군의 전투력 평가
      2017년 창설된 특수작전군은 기존의 11군단(폭풍 군단)을 근간으로 하여 여타 육군·해군·공군에 소속된 특수부대를 흡수·통합한 형태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는 기존 11군단 소속뿐만 아니라 여타 특수작전군 산하 전투부대원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수작전군은 일반 병종과 다른 편제를 지니고 있다. 일반 병종은 중대·소대·분대로 편제되어 있고 분대원은 약 7명~10명으로 구성되나, 특수작전군은 중대 밑에 독립적인 특수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3개~5개의 조가 편제되어 있다. 조장과 부조장은 장교가 맡게 되어 있으며, 조원은 약 10명~15명으로 구성, 독립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관총·로켓발사기 등 일반 병종에 비해 장비 보급 및 군수물자 보급이 일반 병종보다 우선시된다.

      특수작전군 예하, 10개 이상의 여단(경보여단/저격여단/항공육전여단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원은 약 4만~5만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에서 전투력이 뛰어나고 우크라이나전에 투입 여건이 좋은 부대를 선발하여 특수작전 전투 훈련에 참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11군단과 같은 특수부대원들은 선발시 일반부대원보다 체력과 출신성분이 비교적 뛰어난 인원을 선발하고 훈련시간이 더 많으며, 군사 무기 및 장비 보급도 우월하기 때문에 일반부대원들 보다 높은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번 파견된 인원들은 그간 기초교육·군사훈련·사상교육을 통해 사상·정신력·명령지휘체계가 러시아 병사보다 월등히 우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전장 경험이나 우크라이나 지역 현장경험이 없고, 기후 여건도 변수일 것으로 보여져, 실질적 전투력 발휘에는 예기치 못한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창호 정찰총국장도 러시아에 파견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바, 침투·정찰 등 특수전 임무에 특화되어 있는 정찰총국 산하 최정예 특수부대도 일부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여져, 이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 김정은, 특수작전부대 실제 훈련 지도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3월 6일 북한군 ‘서부지구 중요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해 훈련시설을 돌아보고 부대들의 실제 훈련을 지도했다고 하면서,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사수하는 숭고한 사명에 충실하면서, 각자 부대의 명예를 걸고 자기들의 실전 능력을 남김없이 발휘했다”고 보도(3월 7일)했다. 이때 제2전투훈련국장인 김영복 참석하에, 특수부대원들에 대한 실제 훈련 진행계획이 보고되었고, 이에 김정은은 △ 실전과 같은 훈련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고 △ 실제 전쟁 마당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실전훈련을 보다 강도 높이 전개하는 것에 대한 과업을 제시한 것으로 나온다. 이때 △ ‘서부지구 중요작전 훈련기지’라는 훈련기지 명칭이 최초 등장했고, △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들을 보면 기존 북한군 군복과는 확연히 다른 디자인과 얼룩무늬 색깔을 지닌 군복을 입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진행하는 북한군 모습이 담겨져 있었으며 △ 특수작전부대의 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복이 주지휘관으로 참석 △ 김영복이 파병부대의 책임자로 최근 러시아로 파견된 점 등으로 보아, 러시아 파병 예정 특수부대에 대한 훈련·검열 지도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금년 3월 6일 김정은 참관하에 전체적인 훈련결과가 시연된 점으로 보아, 이미 작년 중반경에 ‘서부지구 중요작전 훈련기지’에 대한 설치 계획이 세워지고, 이곳에서 훈련받을 부대 선정과 각 부대에 대한 훈련 계획이 세워져, 이와 같은 훈련 시연에 앞서 작년 하반기부터 금년 3월초까지 사전 훈련이 진행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김정은, 항공육전병(공수) 부대 실제 훈련 지도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3월 15일 특수작전군 소속항공육전병(공수부대) 부대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하면서, 이번 대규모 훈련의 목적에 대해서는 “뜻하지 않은 전시 정황 속에서 하달되는 임의의 작전적 기도(목적)에 따라 동원될 수 있는 태세를 검열하고, 각이한 전투행동조법에 적응되어 있는 실전능력을 판정했다”고 보도(3월 7일)했다. 이때 김정은은 “군이 현대전의 요구에 맞게 실지 싸움마당에서 최대의 전투적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이며 과학적인 훈련 방법을 부단히 연구 적용하는 데 기본을 두고 훈련을 보다 강도 높이 진행하여 전투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데 대한 강령적 과업들을 제시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김정은의 현지 지도에 동행한 군 간부들은 이영길 총참모장, 김영복 부총참모장 등으로 김영복은 김정은 옆에서 노트에 지시사항을 적고 있는 모습이 실렸으며 그 외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들을 보면 들판에 낙하·침투한 공수부대원들이 마치 실제 전장에서 적진을 돌파하며 전투를 실시하는 듯한 상황을 포착하고 있다.

      3월 6일에는 특수작전군 중에서도 경보병·저격병 등에 대한 훈련실시, 3월 15일에는 특수작전군 중에서도 공수부대에 대한 훈련 지도와 검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3월 15일 실시된 훈련에서도 △ 마치 러시아 전장의 들판과 유사한 환경하에서 공수부대 낙하 △ 기존 북한군 군복과는 다른 (들판에서 구분이 어려운) 위장 군복을 착용하고 △ 특수작전부대의 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복이 김정은 바로 옆에서 참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러시아에 파견 예정인 공수부대원들에 대한 훈련 지도·검열 및 판정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 김정은,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 현지 지도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9월 11일 북한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를 현지 지도하고, 특수작전 전투원들이 진행하는 ‘현대적이고도 실전적인’ △ 대상물 정찰 훈련과 △ 습격 전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9월 13일)했다. 이날 김정은은 “오늘 훈련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 군대는 이런 능력 있는 진짜배기 싸움꾼들이 필요하다. 유사시 총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을 한치의 주춤도 없이 용감히 누벼 나가는 쟁쟁한 핵심 전투원들을 키워야 한다”고 하면서 “현대 전쟁의 양상과 성격을 고찰해 볼 때 잘 훈련되고 준비된 특수작전무력을 싸움마당의 기본 전투 무력으로 내세우는 것이 승패 결정에 중대하며, 훈련에서 땀을 많이 흘려야 전쟁에서 피를 적게 흘리는 법”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엔안보리에 10월 30일 제출한 ‘러시아에 입국한 장성 3명(김영복 부총참모장·이창호 정찰총국장·신금철 소장)’ 모두 김정은 옆에서 훈련을 참관하는 모습이 확인되었는바, 러시아 파병전 전투부대원들에 대한 훈련 지도였음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러시아에 파병될 전투 병력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의 존재 사실이 최초 확인되었는바, 향후 러시아에 파병될 전투병력에 대한 훈련이 같은 훈련기지를 통해 앞으로도 계속 실시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10월 2일 서부지구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재방문하여 여러 특수작전여단의 전투준비 정도를 판정하였다’고 하면서, ‘그 어떤 전투 정황 속에서도 맡겨진 특수작전 임무를 믿음직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시키는데 훈련 목적이 있다’고 보도(10월 4일)했다.

      지난 3월 6일 ‘서부지구 특수작전 훈련기지’ 방문시에는 ‘판정’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실전)훈련’이란 용어만 사용했었는데, 10월 2일에는 ‘판정’이란 용어가 사용됨에 따라 러시아 파견 직전 특수작전 부대원들에 대한 최종 점검 및 검열·판정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 특수작전군 임무 및 시사점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 김영복이 특수작전군 전문 지휘관이며 제2전투훈련국장이라는 점 △ 서부지구 특수작전 훈련기지 등에서 특수전 전투부대원들이 치열하게 훈련을 받고 최종 검열·판정을 받았다는 점 △ 훈련 지도 과정에서 ‘현대전’, ‘실전 가상훈련’, ‘그 어떤 전투상황’, ‘뜻하지 않은 전시 정황’ 등의 용어가 사용된 점 △ 9월 11일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3명의 장성(김영복·이창호·신금철)이 김정은과 함께 특수작전 훈련을 함께 참관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이번 러시아에 파견된 군사 인력은 ‘러시아 파병전까지 최소 6개월 이상~1년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특수작전군 산하 경보여단·저격여단·공수여단 소속 정예 전투병력’이 주력군인 것으로 판단된다.

      배치 지역과 관련,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병된 북한군 일부는 러시아 극동 세르게예프카에서 훈련을 받다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는바, 지난 6월 19일 체결된 북러조약 4조에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중략)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어, 러시아 파병 명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지역을 점령했던 쿠르스크 방면에 북한군을 배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북러조약 체결 이후, 7월 18일 방북한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부 차관 (방산담당)이 이끈 군사대표단을 김정은이 접견했는데, 방북한 러시아 차관을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단독 면담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특수군사작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조선 중앙통신(7월 19일 보도)은 전한 바 있어, 북한 특수작전군의 우크라이나 후방 침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금년 들어 2월 11일에는 유도제어 기능을 갖춘 신형 240mm 방사포탄 사격 시험을 진행하였고, 3월 7일 김정은이 북한군 대연합부대의 대규모 포사격 훈련 (각종 자주포, 방사포 동원)을 현지 지도, 포병들의 전투동원태세와 실전능력을 점검하면서 “실전에 진입하는 시각에 무자비하고 빠른 타격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항상 전투 동원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데 이어, 9월 12일에는 ‘이동발사대의 주행능력과 기동성이 향상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이 실시되었는 바, 러시아에 파병된 특수전 전투병력이 이미 지원된 각종 자주포·방사포 및 단거리 전술 미사일 화력과 연계되어 ‘쿠르스크 지역 수복 작전’을 위한 최전방 및 (침투)후방에서 치열한 전투를 전개할 경우, 대규모 사상자 발생 가능성도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 파병된 전투병력이 최소 6개월 이상의 특수훈련을 소화한 특수작전군 소속 ‘정예 전투부대’라는 점 △ 김정은의 군부 측근인 김영복과 이창호(정찰총국장)를 파견했다는 점 △ 김정은의 공격적이고도 과시적인 성향 등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러시아군과 다르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을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관철하여 북한군 주도로 수복(탈환)할 것”이라는 호언장담을 앞세워 사상으로 무장된 특수부대원들이 무모하게 전투를 벌이는 상황도 예상되는바, 앞으로의 전황에 대한 면밀한 추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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