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뮌헨안보회의: 리버럴 국제질서의 불확실성
정은숙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
chunges@sejong.org
2019년 2월 중순 (15-17일, 금-일), 3일에 걸쳐 독일 뮌헨에서는 제55차 연례 ‘뮌헨안보회의’ (Munich Security Conference, MSC)가 개최됐다. 이하에서는 뮌헨안보회의의 글로벌 위상, 2019년 국제안보 화두로서 리버럴 국제질서의 불안한 모습,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MSC의 냉전기 연원과 냉전종식이후 글로벌 위상
뮌헨안보회의는 냉전질서하 1963년, 서독 언론인 클라이스트(Ewald von Kleist)가 창설한 환대서양(미국-서유럽), 즉, 서방진영 고위급 군사정책 담당자들간의 안보대화체였다. 이후 매년 뮌헨에서 서독인사들과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인사들이 상호방위 및 국방정책 조율을 목적으로 회동한 것이다. 클라이스트는 조촐함과 친밀성을 함축하여 “환대서양 가족회의”라 기술했었다.
그렇게 근 30년을 지내온 뮌헨안보회의는 독일통일, 소련붕괴 등 소위 냉전질서가 종식되면서 새로운 국제안보환경을 맞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확대, 변모됐다. 첫째, 매년 참석범위를 확대, 환대서양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중동부 유럽국가, 러시아, 중동,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부상국가, 아프리카 해당 국가 등 그때그때 의제에 부합되는 나라의 대표들을 초청하는 거대회의로 변모해 왔다. 올해는 28개국 정상/정부수반, 52개국 장관, 12개 국제기구 주요인사 등 약 600명이 참석했다. 둘째, 안보개념도 여전히 방위협력 및 군사부문이 토대이기는 하나, 내전, 인간안보, 경제, 교역, 기후, 사이버 안보 등을 수용하는 포괄안보개념으로 발전해 왔다.
그 결과 비록 뮌헨안보회의가 환대서양 안보대화체로 출범했고, 여전히 그것이 기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뮌헨안보회의가 개최되는 2월이 되면 국제안보 연구자와 정책집단은 그 해의 주요의제와 참석자 면면에 관심을 두게 된다. 각국 정상 혹은 장관들간 불편함을 전달하는 통로로, 또 특정 정책에 대한 검증 플랫폼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예컨대, 지난해(2018)만해도 이스라엘 네탄야후 총리가 연단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공격용드론을 보낸 증거라며 금속파편을 보여주었다. 이에 몇시간 후 이란 외무장관 자리프는 희화적 곡예라고 반박했다. 그런가하면 2007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말,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이 참석, 외교적 언사를 생략하겠다며 거칠게 미국을 비난한 데 대해 다음날 미국 게이츠 국방장관이 “어제 연설자중 한 분의 냉전적 사고”를 역공하기도 했다.
2019: “위기의 세계”
올 해 회의개최 나흘전 MSC측이 내놓은 정세리포트를 보면, 2019년 화두는 “위기의 세계”이다. 리포트는 트럼프 대통령하 미국이 자유세계 지도자 역할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 묻고 있다. 전임 오바마 민주당 정부에 비해 다자주의에 대한 관심이 없고, NATO, UN 등에 대해 비판적이며, 실제로 2017년 파리기후협약(2015), 그리고 2018년 P5(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이란간 맺은 이란핵협정(공동포괄행동계획, JCPOA, 2015) 등으로부터의 탈퇴에 대한 우려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전후 미국이 주도해온 리버럴 질서 리더십 공백, 미국, 중국, 러시아간 전개되는 새로운 강대국 경쟁 양상, 이런 가운데 미국 대신 리버럴 질서를 유지할 만큼 전략적 독자성을 소지하지 못한 유럽, 특히 브렉시트 이후 유럽의 어려움을 통틀어 “위기의 세계”로 본 것이다. 그러한 배경하 2019년 주요의제에는 EU의 미래, 교역과 국제안보관계, 군비통제, 미국-중국-러시아간 권력투쟁의 함의 등이 포함됐다.
유럽지도자들의 불안감: 다자제도 옹호 및 트럼프 정부 외교정책 우려
2019 회의에는 미국측에서 펜스 부통령과 50여명의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을 포함,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이들을 향한 모게리니 EU외교안보고위대표, 마스 독일 외무장관, 그리고 메르켈 총리의 연설 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유럽 지도자들은 2019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의 연대감을 선명히 시위코자 했고 무엇보다 이란핵협정에 얽힌 미국과의 간극표출은 그 징표가 됐다.
EU 외교정책고위대표 모게리니는 첫날 (2월 15일) 연설에서 “28개국으로 구성된 EU는 미국과 달리 이란핵협정을 효과적 평화기제의 하나로 보고 있는 만큼, 이를 준수할 것”이라 밝혔다. 비록 펜스 부통령을 거론치 않았지만, 이 논평은 펜스 미 부통령이 뮌헨안보회의 개최 전날(14일) 중동안정화에 관한 바르샤바회의 연설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미국이 탈퇴한 이란핵협정을 유럽국가들이 구하려 한다고 비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이란의 숨통을 죄려 하는 마당에 유럽국가들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 비열한 나라를 돕고 있다고 했다.
모게리니와 같은 패널에서 독일 외무장관 마스 역시 유럽의 이란핵협정 지지의사를 역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접근법이 비생산적이라 평가하고 다자적 해결책으로의 복귀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중요한 사실은 유럽 회사들이 미국의 압력하 이란을 떠나는 상황에서 유럽지도자들이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가 어떠한 방책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핵협정 탈퇴선언 및 제재 재부과이후 이란 경제는 고통을 받고 있다. 미국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유럽의 독자적 역할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영국은 브렉시트 대처에 골몰하고 있고,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키로 했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내 소요사태로 오지 못했다.
둘째 날 (2월 16일) 아침, 메르켈 독일총리가 입장을 드러냈다. 회의 주최국이자 EU 최강국 지도자로서 메르켈 총리는 현재의 환대서양 간극을 꼬집으며 다자제도 옹호의 선봉역을 맡았다. 첫째, 모게리니와 같은 맥락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핵협정 탈퇴 및 대이란 제재 재부과, 나아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참가국들도 공조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수” 공약(2018.12)에 대해 회의론을 폈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에서 IS가 패배했다고 해도 미국의 철수는 이란과 러시아에게 지렛대를 안겨주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전술적으로 이는 시리아에 배치된 프랑스, 벨기에 등 서방군의 철수를 불러오는 점이 있고, 더불어 IS를 최후요새로부터 몰아낸 쿠르드 주도 “시리아민주군”를 곤경에 빠드릴 것이라 본다. 미 중부사령관 조셉 포텔은 NATO 회원국인 터키가 시리아민주군 전사를 테러리스트라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IS 압박을 위해 이들을 계속 무장시키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셋째,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자동차가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라 한 사실은 “쇼크”였다고 갈파했다. “BMW 최대 공장이 고국인 독일 바바리아가 아닌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다....독일 바바리아에서 생산된 것들보다 덜 위협적인 이들 자동차가 갑자기 미국의 국가안보위협이라면 그것은 정말 우리에게 쇼크다.” 그녀는 다자제도를 옹호하면서 글로벌 교역과 협력을 요청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메르켈 총리는 미국 주요 안보전략 문건에서 러시아를 적대적 국가로 상정한 것과 달리 글로벌 안보협력 차원에서 러시아를 포용하자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 중국, 러시아 강대국 경쟁구도: 펜스, 양제츠, 라브로프
2019 뮌헨안보회의에서 펜스 부통령은 위와 같이 다자주의를 옹호하는 유럽지도자들의 볼멘소리뿐 아니라, 한창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측 대표단, 그리고 최근 미러 중단거리 지상발사미사일조약 (INF조약, 1987)폐기와 관련하여 긴장이 고조된 러시아측 대표단을 만나야 했다.
둘째 날 (16일) 메르켈 총리 연설 직후, 하나의 패널 전체가 이들 3국 대표의 연설에 할애됐다. 펜스 미부통령,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순이었다. 순차적 연설방식이었다. 만일 토론방식이었다면 설전으로 발전될 소지가 컸다. ‘국가안보전략’(2017)을 위시하여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미행정부가 채택한 일련의 안보 및 국방 전략문건은 중국과, 러시아를 가장 도전적인 두 나라로 짚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간에는 지정학적 상호경쟁요소에도 불구하고 리버럴 국제질서의 축이 되어온 서방을 함께 견제한다는 연대감이 있다.
먼저 펜스 미 부통령은 유럽동맹들을 향하여 다음의 정책공조를 기대했다: ▲첫째, 이란핵협정 탈퇴를 한층 더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이틀전 있었던 자신의 아우슈비츠 방문과 연계하여 “인류사에서 가장 어둡던 시대가 주는 교훈은 권위주의 레짐이 사악한 반유태 증오를 품고 폭력사용을 위협할 때 그 위험성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유럽동반국들은 이 살인적이고 혁명적인 레짐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더 이상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그는 협정을 탈퇴하는 것이 바로 이란 국민들에게 안전과 자유를 가져다 주는 것이라 했다; ▲둘째, 유럽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내 중국 화웨이 상품을 배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중국법에 따라 화웨이가 자국 보안부서에 그들의 네트워크 혹은 장치에 접속된 모든 데이터를 제공한다. 따라서 우리 동맹국들은 텔레콤 기반시설을 보호해야만 한다”; ▲셋째, NATO에 대한 기여 확대이다. 이는 미국이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바다. 펜스 부통령은 회원국의 국방예산 증대 필요성 및 적성국 무기구매의 문제를 지적했다. “NATO 동맹국이 우리의 적대적 국가들로부터 무기를 구매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 만일 우리의 동맹이 점점 더 동쪽 국가에 의존한다면 우리는 서방방어를 보장할 수 없다.”; ▲넷째, 최근 불거진 베네수엘라 내분에서 마두르에 대한 반대 및 그의 정적 과이도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부통령은 2018년 자녀의 식량을 찾아 브라질로 몰려온 난민의 이야기와 함께 2019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또 다른 200만명이 고국을 떠날 것이라 했다. “마두로는 권력정당성을 갖고 있지 않으며 물러나야 한다.”
동시에 그는 트럼프 정부가 매우 훌륭하고 비범하다며 격찬했다. “미국은 과거 어느때보다 강하며 다시한번 세계무대를 주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부터 북한까지 미국 외교정책 “성공사레”를 열거해 갔다. 트럼프 행정부 업적 치하는 전날(15일) ‘방위협력의 미래’ 패널에 나선 미 상원법사위원장 린지 그래함 공화당 위원과도 일치한다. 그래함 위원은 NATO가 2년전에 비해 강력해졌으며, 기후변화부터 시리아 내전까지 결코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강변했다. 시리아에서 IS의 물리적 패배 및 철수이후 지역안정화 도모계획, 이 단계에서 미국이 NATO동맹에게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 등, 미국 리더십의 강건함을 역설했었다.
양체츠 정치국원은 펜스 부통령의 화웨이 기제 의혹제기에 대해 반격하며 오히려 유럽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법은 그런 방식의 정보수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국인들 스스로 좀더 자신감을 갖고, 여타 구대륙 사람들에 대해 존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중국 경제성장 속도가 다소 더뎌졌지만, 충분한 회복력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장기적으로 더 낫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대일로 구상의 일환이 될 철도물류를 지적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이 EU경제에 이롭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의 간극이 두드러진 2019 뮌헨안보회의에서 양제츠 정치국원은 보란 듯이 중국은 상생의 길을 원한다며 메르켈 총리 등 유럽지도자들과 나란히 글로벌 다자제도 옹호자로서 중국의 입장을 선전했다. 구체적 국가나 인물을 거론치 않은 가운데 그는 “구시대적 제로섬 게임과 승자독식”을 비난했다. “중국은 유럽통합에 대한 확고한 지지자”로 남을 것이라 강조했다. 양제츠 위원은 중국 정무국 멤버가 된 첫 전통외교관으로서, 바로 직전 패널에서 메르켈 총리가 옹호했고, 직전연설에서 펜스 부통령이 공격한 다자주의 비전으로 중국을 내세운 것이다. 동시에 그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동등, 협력, 안정”이 기저가 되야 한다며 최근 양자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하는 등, 외교적인 언술을 마다하지 않았다.
패널의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서방의 무모한 대러제재,” “아태지역으로의 중심이동에 따른 유라시아 대륙 다자기구들(EAEU, SCO, ASEAN)의 잠재력” 등을 거론했다. 미국을 거론치 않았지만 EU가 독립적으로 국방, 안보를 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21세기는 “식민주의 의식과, 철의 장막 철학의 잔재를 묻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EU 간극을 러시아의 유럽접근 기회로 보는 인상을 주었다. 냉전종식후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주창해온 리스본에서 블라디보스토크 공간내 ‘유럽 홈(European Home)’구상을 다시 제시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질의응답을 통해 2021년 효력이 상실되는 미러 전략핵무기감축조약(START) 대안을 미국에 제안했지만 아직 “의미있는 협상”개최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2010년 체결된 기존 조약하 양국은 전략핵탄두 배치 상한선을 1550으로, 전략미사일과 폭격기 상한선을 700으로 설정한 바 있다. 별도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2월초, 또 다른 미러 무기통제조약인 INF조약(1987)으로부터의 탈퇴를 선언했다. INF조약은 양국의 중단거리 지상미사일 배치를 금한 조약인데 미국은 이것이 러시아의 위반에 따른 대응조처임을 밝혔다. 이에 러시아도 INF조약 탈퇴를 선언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공히 2019년 리버럴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을 기회로 EU를 향해 미국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자신들과 협력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셈이다. 참고로 이들 3대 강국 대표들의 패녈이후 짧게(25분) 오바마 민주당 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2009-2017)한 조 바이든의 연설이 있었다. 사회는 전 미 국무부 정무담당 부장관 번즈가 맡았다. 바이든은 펜스 부통령과 결을 달리하여 미국의 세계적 책임감을 강조하고 “동맹”에 대한 공약을 이행하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전임 오바마 정부의 다자주의적 외교정책을 조정해 온 만큼, 그로서는 많은 이야기를 풀고 싶었던 것 같다. 이미 그는 다수 언론매체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 특히 동맹을 중시하지 않는 데 대해 비판을 해 온 터였다. 특히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다시 환대서양 관계가 좋아질 것임을 직간접적으로 전했다. “내가 아는 미국은 우리의 지침이 되어왔던 이익과 가치로부터 전격적으로 퇴각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시 책임을 공유할 것이고 그렇게 될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혹은 직전 패널에서 연설한 펜스 부통령을 거론치 않은 가운데, NATO, 난민 등 여러 현안에서 현재의 미국 정부의 입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종합리뷰: 2019 주요의제 및 발표인사 면면
위에서 EU지도자들의 환대서양 관계 진단, 그리고 미국, 중국, 러시아 경쟁구도를 살폈다. 이 외에도 2019년 제 55차 뮌헨안보회의 주요 의제들에는 군비통제와 방위정책, 기후변화와 기술혁신, 무역과 국제안보 교차점, 중동지역 시리아내전, 인간안보, 사헬지역 안보, 동부유럽 및 동남유럽 안보, 국제안보에서 미 의회의 역할 등이 포함됐다. 여러 패널에서 이들 주제가 지구촌 전문가들과 정책결정자들간 논의의 대상이 됐다.
3일간 패널 및 연설에 나선 인사들의 직함은 다음과 같다. ▲제1일: 독일· 영국 국방장관, 노르웨이 총리, 그리고 프랑스, 폴란드, 캐나다, 일본의 외무장관, 미국 상원법사위원장 그래함, NATO사무총장, 독일 외무장관, EU외교안보정책고위대표, 세계경제포럼 의장, 독일 재무장관, 세계은행 사무총장, IMF 전무이사,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 독일 보험금융사 알리안츠 고문, 중국 국무원 고문이자 글로벌센터 창립자등; ▲제2일:AU의장, 루마니아 대통령, EU이사회 위원장, 독일총리, 미국 부통령, 중국 정무위원, 러시아 외무장관, 리바아 총리, 버키나 파소 외무장관, 프랑스 국방장관, AU평화안보위원장 , 국제위기그룹 아프리카 국장, 미국 아프리카 사령관, 전 미국부통령, 미 국무무 군축국제안보 담당 부장관, 러시아 외무차관, 글로벌제로 중국측 멤버이자 전 중·미 방위 센터장인 중국군 예비역 장군, SIPRI 국장, 글로벌 제로 미국 위원장, 알제리아 전 외무장관, 아일렌드 전 대통령, 그리스 총리, 북마케도니아 총리, 전 미대통령 특별보좌관, 벨그레이드 대통령, 코소보 공화국 대통령, EU 확장협상위원장, 독일 포츠담 기후연구소 명예소장, 방글라데서 총리, 노르웨이 외무장관, 케냐 외교통상장관, 미 상원 환경공공활동위원회 의원, 암스테르담 그린피스 사무총장,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루지야 총리, 크로아티아 총리, OSCE 사무총장, 유럽의회 의원, 유라시아그룹 총재, 윌슨센서 소장, 미 국회의원 (상원 외교위원회 의원, 하원국토안보위원회 의원, 하원군사위원회의원 2인); ▲제3일: 세이브 더 췰드런 사무총장, 유엔아동긴급기금 사무총장, 암네스티 인터내셔널 사무총장, 사슬없은 여성언론인 의장, BBC 대표특파원, 카타르 부총리, 이란 외무장관, 터키 국방장관, 레바논 국방장관, 아랍연맹 사무총장, 러시아 외무차관, 미국 국무부 시리아특별대표, 유엔사무총장의 시리아특사 등.
회의기간중 100개 이상의 ‘사이드 이벤트’도 진행됐다. 예로서 사이버 안보, 북극, 에너지, 보건, 초국가 위협, 기술과 유럽방위 등에 대한 라운드테이블을 말한다. 유엔, AU, OSCE, NATO 등 다수 국제기구와 단체들이 MSC를 라운드테이블과 워크숍 플렛폼으로 사용했다.
나가며: 일리버럴(illiberal) 국제질서?
3일간의 회의를 마치고 폐회사(17일)에서 뮌헨안보회의 의장 이싱어(Wolfgang Ischinger) 대사 (전 주미독일대사)는 “미국이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 라이벌과의 관계뿐 아니라 유럽의 동맹국들 및 전후 미국이 일궈온 국제체계 요소와도 불편한 관계가 됐다”고 시인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가 한반도 주변4강에 속한만큼 우리는 강대국 경쟁시대, 미국과 전통적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EU의 안보근심을 단순히 먼 유럽의 일이라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 냉전을 가로지르며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안보와 관련된 두 나라임은 익히 알고 있는 바이나,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중국측 인사들이 안보, 경제 등 여러 패널내 미국, 유럽 대표들과 나란히 등장한 점이 눈에 뜨인다. 앞에서 서술된 강대국 패널 양제츠 정무위원외에도 ‘군비통제: 핵 모험?’ 패널 중국인민해방군 중·미 국방관계연구소 명예소장 (야오윤주), ‘경쟁국간 교역: 대립에서 협력?’ 패널 중국 글로벌리제이션센터 창립자 (왕휘야오) 등이 토론에 참가했다. 얼마 전만 해도 아시아 국가로서 초대된 인상이었는데 점차 글로벌 안보·경제의제에서 중국이 중요행위자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미국과 동맹이자 G7에 속한 일본의 고노 외상은 ‘방위협력의 미래: 연합군?’ 패널에서 NATO회원국 장관들과 토론했다.
기본적으로 환대서양 중심이기도 하거니와 당시로서는 약 열흘후로 예정된 제2차 북미회담 개최(2.27)에 대한 기대로 인해, 북한핵과 한반도 문제가 부각되지는 않았다. 다만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정부의 외교적 “성공사레”중 하나로 북한정책을 거론했고 일부 유럽측 인사들과 바이든 전 미 부통령 등이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거론할 때 김정은 위원장이 포함되는 정도였다. 강경화 장관도 참석하여 사이드 이벤트로 개최된 사이버안보 라운드테이블에서 기조연설을 하였다. 여하한 경우에도 우리가 매년 2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환대서양 국제안보회의를 지켜볼 이유는 다분하다. 이 시대 세계 주요 강대국 고위급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서 결정적인 국제안보정책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생각을 나누고 해결책을 제시해 보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