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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평 No.2019-14]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평가: 북한의 외교․경제 병진 정책과 북미 비핵화․제재 완화 협상 전망

등록일 2019-04-12 조회수 8,852 저자 정성장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평가:

북한의 외교경제 병진 정책과 북미 비핵화제재 완화 협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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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평] No. 2019-14 (2019.04.12)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softpower@sejong.org


 

북한은 지난 410일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11일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개최해 당과 국가의 지도부를 대폭 개편했다.


이번 지도부 개편은 외교 라인의 대폭 강화와 국무위원회의 역할 확대
, 리만건 신임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의 핵심 실세로의 부상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쇄신, 내각 엘리트의 위상 강화, 지도부 세대교체의 완성 등으로 특징지어진다.


첫째로
, 이번 지도부 개편을 통해 북한의 외교라인이 대폭 강화되고 국무위원회의 역할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국가를 대외적으로 대표해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고령의 외교 엘리트인 김영남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실세 측근인 최룡해로 교체됨으로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외교적 역할이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과거에 김영남은 국무위원회에서 그 어떠한 직책도 맡지 못했다. 그러나 최룡해는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직뿐만 아니라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에도 임명되어 국무위원들인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 비핵화 협상을 총괄지휘해온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을 이끌고 대미 협상도 관장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그 결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과 과거에 인민군 총정치국장직을 맡아 군부에도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최룡해가 대외협상을 관장할 수 있게 된 것은 향후 북미 간 비핵화 및 제재 완화 협상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과거에 국무위원회는 대외협상과 관련해 거의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 그러나 이번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이 신설되고 국무위원회에 북한의 외교 관련 실세들에다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까지 들어감으로써 외교 라인이 대폭 강화되었다. 대미 협상에 참여해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직에도 선출되었다. 이는 향후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대미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에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 바 있는 최룡해는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과 국무위원회 제
1부위원직을 맡아 향후 김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눈과 귀를 가려온 김영철 대신 최룡해가 김 위원장의 특사로 대미 외교의 전면에 나선다면 북미 간의 비핵화와 재재 완화 협상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로
, 리만건 신임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의 핵심 실세로의 부상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개편도 주목할 부분이다. 리만건 전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장은 이번에 당조직지도부장이라는 요직에 임명되면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국무위원회 위원직도 겸직하게 되어 새로운 핵심 실세로 부상하게 되었다.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자주 수행해온 조용원은 이번에 조직지도부 제
1부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선출되어 북한을 이끌어가는 30명 내외의 핵심 엘리트 그룹에 진입하게 되었다.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군사 담당 제1부부장도 이번에 황병서에서 김조국으로 교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조국은 이번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에도 보선되어 새로운 실세로 부상했다.


셋째로
, 내각 엘리트의 위상 강화도 이번 지도부 개편의 매우 중요한 특징이다. 북한의 경제개혁과 개방을 주도해온 박봉주는 이번에 비록 내각 총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아 김정은의 경제정책 결정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게 되었다. 그리고 박봉주는 국무위원회에서도 계속 부위원장직을 맡게 되어 국무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김재룡 새 내각 총리보다 더욱 높은 위상을 유지하게 되었다. 박봉주의 뒤를 이어 내각 총리에 임명된 김재룡 전 자강도당 위원장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과 국무위위원회 위원직에도 선출되어 군사정책 결정에도 관여할 수 있게 되었다.


당중앙위원회 제
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는 김덕훈, 리룡남 내각 부총리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내각 엘리트의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412일자 북한 로동신문은 이례적으로 내각의 총리와 부총리 및 상(장관)들까지 프로필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는 내각 엘리트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어 초고강도 대북 제재로 인한 현재의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고자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넷째로
, 이번 지도부 개편으로 북한 국가기구의 핵심 간부들의 세대교체가 거의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만 91세의 김영남에서 만 69세의 최룡해로 바뀜으로써 나이가 22세나 젊어졌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94세의 양형섭이 물러간 자리는 만 66세의 태형철 전 고등교육상이 차지했다. 최고인민회의 의장도 만 89세의 최태복에서 만 64세의 박태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바뀜으로써 나이가 25세나 젊어졌다.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의 나이는 아직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만 80세의 박봉주 전 내각 총리보다는 훨씬 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국가기구의 지도부 개편으로 북한의 외교 및 경제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북한은 당중앙위원회 제
7기 제4차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의 당과 국가 지도부 개편을 통해 사실상 외교경제 병진정책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북한은 외교라인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한 후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제재 완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특히 제제 완화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를 완성한 후 합의를 동시병행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영변핵시설을 폐기하면 미국은 어떠한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하고, 북한이 ICBM과 핵탄두를 폐기하면 미국은 어떠한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할 것인지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별로 미국은 완화 또는 해제할 제재 목록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여러 개의 비핵화 조치를 동시에 신속하게 병행적으로 진행하면 그만큼 제재 완화 또는 해제도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