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조중압록강다리가 2026년 10월 15일에 개통되었다. 2014년 교량이 완공된 지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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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압록강대교 개통으로 본 북중 경제관계의 변화: 접경 협력의 확대 가능성과 제약 요인 |
| 2026년 10월 19일 |
최은주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ej0717@sejong.org
I. 신압록강대교 개통의 배경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조중압록강다리(이하 '신압록강대교')가 2026년 10월 15일에 개통되었다. 2014년 교량이 완공된 지 12년 만이다. 북중 양측은 이날 오전 공동 개통식을 개최하였으며,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가 영상으로 축사하였다. 현장에는 쉬쿤린 랴오닝성 당서기와 양명철 노동당 평안북도위원회 책임비서 등 양측 접경 지방의 책임자들이 참석하였다. 양측 대표들이 개통 테이프를 절단하고 차량 행렬이 교량을 통과한 뒤 개통이 선포되었다.1) 중국 외교부는 신압록강대교가 양국을 연결하는 중요한 기반시설로, 개통 이후 경제·무역 교류와 인적 왕래를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2)
개통이 늦어진 데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었다. 북측 연결도로와 세관·출입국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과 대북제재, 북중관계의 부침,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가 이어지면서 완공된 교량이 장기간 개통되지 못했다. 북측 연결도로 공사는 2019년 말부터 시작되어 코로나19 기간에도 이어졌다. 세관과 출입국 시설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어지기 시작해 2026년 9월 초에는 대부분 완공된 것으로 파악되었다.3)
2026년 9월 중순 단둥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 북측에는 세관과 물류창고로 보이는 시설들이 들어서 있었고, 그 뒤편에서도 여러 건물이 공사 중이었다. 기존 중조우의교(압록강철교)에서는 2025년보다 화물차량의 통행이 늘었고, 우편물 운송용으로 보이는 차량의 북한 진입도 관찰되었다. 신압록강대교 주변의 이러한 변화는 오랫동안 이용되지 못했던 교량을 실제로 가동하기 위한 준비가 상당히 진척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후 9월 20일에는 대형 화물차가 교량을 통행하는 모습이 목격되었고, 10월 13일에는 북측 출입국 관문에 북한과 중국의 국기가 나란히 게양되었다. 북한 매체도 개통식 관련 보도에서 여행자검사장과 수출입품검사검역소 등이 정비되었다고 밝혔다.4)
그렇다면 왜 지금일까. 먼저 북중관계의 회복이 정치적 여건을 마련하였다. 2026년 6월 시진핑 주석의 방북 당시 양국은 발전전략의 연계를 강화하고 경제·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시진핑 주석은 국경 통상구의 전면적인 재개방과 항공편 및 국제여객열차의 운항·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교류를 확대할 것을 강조하였다.5)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은 북중관계 회복과 접경지역의 교류 확대가 구체화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제9차 당대회 이후 무역과 관광 등 대외경제활동을 활성화하려는 북한의 정책적 수요가 더해졌다. 북한은 연결도로와 세관·출입국 시설을 여러 해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충해 왔다. 이러한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중관계의 회복과 대외경제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 글은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을 북중관계의 회복과 접경지역의 경제교류 확대라는 흐름 속에서 살펴본다. 같은 시기 압록강 상류의 지안-만포 구간에서는 국제여객열차가 운행을 재개하였고, 두만강 접경지역에서는 중국 지방정부와 북측 함경북도 사이의 협력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대중 수출입 구조와 주요 교역 품목을 분석해 북중 경제협력의 확대 가능성과 제약 요인을 짚어보고, 이러한 변화가 한반도 경제협력에 주는 의미와 한국 정부의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북중관계 회복과 지방·접경 협력의 확대
북중 양국은 2024년을 '조중친선의 해'로 지정하면서 양국 간 교류를 한층 강화하고자 하였으나, 실제 교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북 이후 고위급 교류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졌고 연말에 예정되었던 폐막행사도 끝내 열리지 않았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25년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중국을 방문해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10월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평양을 찾았다. 2026년 6월 시진핑 주석의 방북으로 관계 회복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관계 회복과 함께 중단되었던 북중 간 교통편도 잇따라 운행을 재개하였다. 2026년 3월에는 베이징·단둥-평양 국제여객열차가 약 6년 만에 운행을 재개하였고, 중국국제항공도 베이징-평양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였다. 6월 정상회담 이후에는 지안-만포를 비롯한 여러 접경 통상구에서도 운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9월 초에는 지안-만포의 국제여객열차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운행을 재개하였다. 신압록강대교의 개통도 이러한 교류 확대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주목할 것은 관계 회복이 지방과 접경지역의 협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는 9월 19일 지린성 창춘에서 황창 당서기, 후위팅 성장과 북중 지방 경제·무역 협력을 논의하였다. 21일에는 옌볜조선족자치주의 후자푸 당서기와 대북 지방 경제·무역 협력과 인적·문화 교류 방안을 협의하였다. 이어 22일에는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묘를 참배하였고, 23일에는 청진에서 박명호 함경북도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왕 대사는 지방 협력이 북중관계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함경북도가 지린성·랴오닝성 및 옌볜과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하였다. 박 위원장은 함경북도가 기초공업과 여러 국경 통상구를 갖추고 있어 지린성 등과 교류·협력을 심화할 유리한 조건을 지녔다고 화답하였다.6) 신압록강대교 개통 이후에도 중국 측의 접경 협력 관련 활동이 이어졌다. 왕야쥔 대사는 10월 16일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한에 입경하여 북측의 여객검사시설과 화물하치장 등을 둘러봤다.7) 이는 교량 개통 이후 중국 측이 실제 통관시설과 물류 기반의 운영 여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상외교를 통해 관계 회복의 방향이 제시된 가운데, 중국의 접경 지방정부와 북측 지방 당국 사이에서도 경제·무역과 인적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 단둥시는 2026년 정부업무보고에서 신압록강대교 통상구의 개통과 국경무역의 대폭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였다.8) 북측도 신의주국제경제지대와 압록강경제개발구를 지정하는 등 신의주 지역을 중심으로 대외경제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은 양측 모두에게 접경지역의 교역과 경제활동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III. 북한의 대외경제정책과 북중 교역구조의 변화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은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발전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북한은 2026년 제9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제시하면서, 지난 시기에 정비하고 확충한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경제의 질적 발전을 추진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외무역을 활성화하고 관광을 경제발전의 주요 산업 분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하였다.
북한으로서는 대외경제관계를 넓히는 일이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단이자 국내 경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는 조건이기도 하다. 북한이 생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지방의 생산 및 생활 기반을 확충하려면 국내에서 부족한 원료와 자재, 부품, 설비를 외부에서 꾸준히 들여와야 한다. 특히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지방공업공장과 함께 병원, 종합봉사소(복합생활서비스시설), 양곡관리소 등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외무역의 원활한 운영은 국내 경제정책의 성과와도 직결된다. 신의주 지역에는 2026년 2월 대규모 온실종합농장도 준공되었다.9) 이러한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원료와 자재, 설비 부품 등을 꾸준히 조달해야 하므로 대중 수입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건이 조성되면 생산물의 일부가 접경지역을 통해 중국 시장으로 유통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은 북한 대외경제의 핵심 상대국이다. 코로나19 시기에 크게 위축되었던 북중 교역은 국경봉쇄가 풀린 뒤 빠르게 회복되어, 2025년에는 약 27억 3,900만 달러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98% 수준에 이르렀다. 2026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1~8월 북한의 대중 수입은 약 15억 3,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하였다.10)
특히 주목할 부분은 북한의 대중 수출이다. 2026년 1~8월 북한의 대중 수출은 약 4억 2,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0% 증가하였다. 8개월 만에 2025년 연간 수출액(약 4억 4,100만 달러)의 96%에 이른 것으로, 이러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2026년 북한의 대중 수출은 대북제재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2018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는 가발·속눈썹 같은 임가공품과 전력 등 안보리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이 주요 수출품을 이루고 있다.
한편 북한은 무역박람회 등을 통해 식료품과 보건의료제품, 화장품, 기계설비, 전기·전자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경공업과 지방공업의 생산품에 대한 해외 판로를 확대하려는 북한의 정책 방향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중국 측 접경지역에서는 북한산 과자와 음료, 생수, 맥주 등 가공식품과 소비재가 판매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품의 유통이 어느 정도의 수출 규모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부 농산물과 기계·전기기기 등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수출 금지 대상이므로, 품목별 제재 적용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압록강대교의 효과는 수출과 수입에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지방공업과 지역경제 개발에 필요한 원자재와 설비의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중국산 생활용품의 운송도 더욱 원활해질 수 있다. 단둥 현지에서도 생활용품과 건설자재의 교역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북한의 대중 수출은 제재가 허용하는 품목 안에서 늘어나게 된다. 새로운 물류 기반이 중국산 원료·자재와 상품의 유입을 넓히는 데 주로 활용된다면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도 커질 수 있다. 결국 신압록강대교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늘어난 수입이 국내 생산과 지방공업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북한의 대중 수출이 제재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얼마나 확대되는지에 달려 있다.
운송 방식의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43년에 개통된 중조우의교는 단선 철도와 1차로 도로가 함께 놓인 교량으로, 시간대에 따라 통행 방향을 바꿔 가며 차량을 보내야 했다. 신압록강대교가 도로 화물운송을 담당하고 기존 중조우의교가 철도 운송에 더 집중하게 된다면, 단둥-신의주 지역의 전체 물류 처리능력이 확대될 수 있다. 단둥-신의주 통로가 북중 교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그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북중 국경에서는 중국 화물차가 북측 세관의 지정 구역까지만 들어가 화물을 넘기는 환적 방식이 일반적이다. 신압록강대교에서 기존의 환적 방식이 유지될지, 차량의 직접 운행 범위가 확대될지는 향후 북중 간 화물운송 방식의 변화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개통식 당일 차량 행렬이 교량을 통과하였지만, 정기적인 상업 화물운송의 개시 시점과 실제 운송 규모는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IV. 접경지역의 동향과 북중러 협력 전망
2026년 9월에는 압록강과 두만강 접경지역 전반에서 경제교류의 회복을 보여주는 변화들이 관찰되었다. 두만강 하류 지역에서도 북한산 가공식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중국 쪽 접경지역에서는 교역 기반을 넓히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단둥시에 따르면 2025년 호시무역에서 수입과 수출이 모두 이루어졌으며, 거래액도 1억 위안을 넘어섰다.11) 지린성에서도 투먼 통상구의 출입경 시설을 개선하고 옌볜 지역의 변경주민 호시무역구를 확충하는 등 대북 교역 기반을 정비해 왔다.
다만 변화의 속도는 지역마다 달랐다. 압록강 상류의 몇몇 지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모습이었고, 일부 통상구는 여전히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국제여객열차의 운행과 항공편 운항이 이루어지면서 인적 왕래도 회복되고 있으나, 그 범위는 아직 제한적이다. 지안-만포 국제여객열차는 당초 예정보다 넉 달 넘게 늦어진 9월 초에 운행을 재개하였다. 현재 주 3회 운행되고 있으나, 승차권 구매에 별도의 허가증이 필요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다. 지안-만포 구간에서는 도로를 통한 일반 여행객의 출입경도 아직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12) 관광객의 방북을 포함한 인적 이동의 본격적인 확대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북중 국경의 변화는 여러 통상구의 상황을 함께 놓고 볼 때 분명하게 드러난다. 단둥-신의주에서는 신압록강대교의 차량 통행량과 운송 품목, 중조우의교와의 기능 분담이 주요 관찰 지점이다. 지안-만포와 창바이-혜산에서는 철도와 도로를 통해 사람과 물자가 얼마나 오가는지가, 투먼-남양과 훈춘-나선에서는 지방정부 간 협력이 실제 교역과 물류로 이어지는지가 변화의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단둥-신의주를 중심으로 북중 교역이 늘어나는 가운데, 압록강 상류와 두만강 지역에서도 지역마다 특성을 살린 교류가 점차 활발해질 수 있다.
북한의 육상 연결망은 러시아 방향으로도 확충되고 있다. 2026년 9월 7일에는 북한 나선과 러시아 하산을 잇는 붉은군대 군관이며 국제주의전사인 야꼬브 노비첸꼬명칭 두만강자동차다리(이하 '두만강자동차다리')가 준공되었으며, 준공식에서 양측 차량 행렬이 교량을 통과하였다.13) 신압록강대교가 2014년 완공된 이후 장기간 개통되지 못했던 것과 달리, 두만강자동차다리는 2024년 북러 정상회담의 합의를 바탕으로 건설이 추진되어 약 495일 만에 완공되었다. 두 교량은 건설 경과와 배후 경제권에서 차이가 있고 협력의 성격도 다르다. 북중 경제협력이 기존의 교역관계를 기반으로 확대되는 반면, 북러 경제협력은 군사·안보관계의 강화와 함께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 교량은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각각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육상 교통·물류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의미를 갖는다.
북중·북러 간 교통인프라의 확충은 향후 북중러 3자 경제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24년 5월 정상회담에서 두만강 하류를 통한 중국 선박의 출해 문제에 관해 북측과 협의하기로 하였으며, 2026년 5월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에 관한 북중러 3자 협의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압록강대교와 두만강자동차다리의 개통은 북중·북러 간 교통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극동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 협력의 기반을 넓히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3자 경제협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국경 통행과 화물운송, 관련 교통망의 연계, 국가 간 협력체계 구축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남아 있다.
V. 한국 정부의 대응 방향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은 북한의 대외경제활동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북한이 주변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국내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원과 물자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넓혀준다. 한편 북측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경제협력의 가능성은 정치·안보적 여건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대외경제관계와 주변국 간 교통·물류 협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향후 정세 변화에 대비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첫째, 신압록강대교 개통 이후 북중 간 화물운송과 인적 왕래의 변화를 중심으로 북한과 주변국 간 경제교류의 확대 양상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북중·북러 교역액과 같은 총량지표와 함께 통상구별 화물 운송과 인적 왕래, 수출입 품목의 구성, 교통·물류 기반시설의 확충, 접경지역 개발과 지방 간 교류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살펴볼 때 북한과 주변국 간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대중 수출 품목 구성의 변화와 대중 수입 증가가 북한의 생산활동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이 중요하다. 아울러 신압록강대교와 기존 중조우의교의 기능 분담, 통관시설의 실제 운영, 취급 품목의 변화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신압록강대교 개통에 따른 단둥-신의주 지역의 경제적 변화와 협력 수요, 추진 양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단둥-신의주는 중국 동북지역과 북한 서부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물류 거점으로,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서해안을 따라 형성되는 교통망이 중국 동북지역과 이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는 남북 간 육상 교통이 사실상 단절된 반면,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는 도로·물류 기반시설의 확충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교통·물류망의 확충은 향후 주변 지역의 생산과 유통, 경제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남북관계와 대북제재 여건이 변화한다면, 북중·북러 경제협력의 확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대외 교통·물류망과 교역구조를 고려하여 기존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재개를 넘어 새로운 협력방안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단둥의 지역개발과 북한 신의주의 생산기반 확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물류·농업·보건 등의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협력 수요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북중·북러 접경지역의 교통·물류망 확충에 대응하여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을 통한 협력을 활성화하고, 그동안 축적된 협력 논의와 관련 연구를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2009년 GTI에서 탈퇴한 북측의 재참여를 중장기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개별 협력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북중·북러 접경지역에서는 교통·물류뿐만 아니라 관광, 보건, 환경·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향후 여건이 조성되면 한국의 지방정부와 공공기관,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지방정부, 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지역별·분야별 협력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한중 간 기존 협의체계와 지방정부 교류를 활용하여 접경지역의 변화와 협력 수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으로 북중 경제관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물류 기반이 마련되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교량을 통한 화물과 인적 이동이 얼마나 꾸준히 이루어지고, 이러한 교류가 북한의 생산활동과 지방경제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이는 최근 회복된 북중관계가 실제 경제협력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이다.
한국도 북한의 대외경제관계와 주변국 간 교통·물류 협력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향후 한반도 경제협력의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서북부에서는 신압록강대교가, 동북부에서는 두만강자동차다리가 열리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교통·물류망이 함께 확충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가 북한 경제와 한반도의 교통·물류 여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향후 남북관계와 대외협력 여건이 조성될 때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선택지를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 “조중압록강다리 개통식 진행”, 『로동신문』, 2026.10.16.; “中朝新鸭绿江大桥正式开通”, 新华社, 2026.10.15.
-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外交部发言人就中朝新鸭绿江大桥将开通答记者问”, 2026.10.14.
- Martyn Williams, "New North Korea-China Link Appears Close to Opening", 38 North, September 10, 2026.
- “조중압록강다리 개통식 진행”, 『로동신문』, 2026.10.16.
- 중국 외교부, “习近平同金正恩举行会谈”, 2026.6.8.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재 중화인민공화국 대사관, “黄强胡玉亭会见中国驻朝鲜大使王亚军”, 2026.9.23.; “王亚军会见咸镜北道人民委员会委员长朴明浩”, 2026.9.23.
- “주북中대사, 신압록강대교 북중시설 방문... '경제 협력 확대'”, 『연합뉴스』, 2026.10.17.
- 辽宁省人民政府, “2026年丹东市政府工作报告”, 2026.1.20.
- “신의주온실종합농장 준공식 성대히 진행”, 『로동신문』, 2026.2.2.
- 한국무역협회, 「K-stat 무역통계」, https://stat.kita.net (검색일: 2026.10.15.).
- 辽宁省人民政府, “2026年丹东市政府工作报告”, 2026.1.20.
- "North Korea-China passenger train belatedly resumed service last month", NK News, 2026.10.13.; "중국 지안~북한 만포 국제열차 운행 재개", YTN, 2026.10.14.
- “붉은군대 군관이며 국제주의전사인 야꼬브 노비첸꼬명칭 두만강자동차다리 준공식 진행”, 『로동신문』, 2026.9.8.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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