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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평 No. 2018-36] 북미정상회담 이후 격변하는 국제관계

등록일 2018-07-02 조회수 11,383 저자 이태환

 

세종논평 2018.6.20.

 

북미정상회담 이후 격변하는 국제관계

 

이태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격변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반전하는 것 뿐 아니라 북중관계, 북러관계도 새로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본도 북일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강대국들이 북한과 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것은 비핵화 과정과 그 이후의 동북아 안보구도에서의 각국의 역할에 대한 관심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국제관계의 변화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 것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급반전하는 북중관계와 중국의 역할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일주일 만에 제3차 북중 정상회담이 619일 전격적으로 개최되었다. 3개월 사이에 정상회담이 3번이나 개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중 관계는 지난 6년간 매우 소원했었다. 북한과 중국 모두 신뢰구축이 급선무이다. 하지만 3개월 간 3번의 정상회담으로 신뢰가 완전히 구축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정상간 만남을 급박하게 북한이 주동적으로 연속해서 했는가?

많은 북중 전문가들은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베이징 방문을 다분히 미국을 염두에 둔 중국 카드활용이라고 보고 이를 일종의 보험정책 (insurance policy)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에게 차이나 패싱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불식시키고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려는 북한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북한에게 중국의 지지나 지원은 필요하다.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및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세부사항 후속 협상을 준비하는 가운데 제재 완화와 중국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하도록 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실제 북한이 중국에게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활용하여 주변 강대국들과의 외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과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러시아와 일본까지도 북한과 정상회담을 원하도록 하는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실제 중국이 앞서나가자 일본과 러시아가 상호 경쟁적으로 북한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는 9월 동방경제포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아베 총리도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대외전략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잘 이용해서 대북제재를 완화시키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일부 북중 접경지역 등에서 제재 완화 움직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제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또한 비핵화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중국의 지속적인 대북 압박제재 유지를 미국이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대결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환대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동북아 전략구도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미국과 협상하는데 있어 대미 지렛대로 사용하여 중국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김정은의 세 번째 중국 방문을 통해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으로 시작되는 한반도에서의 평화 프로세스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특히 중국은 향후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할 것이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미중관계와 미국의 역할

미국은 대북 협상에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선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여 브리핑을 하였다. 이어서 626일 매티스가 미 국방장관으로서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미중 간 전략적 이슈에 대해 논의하였고 29일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통화를 하여 대북제재를 포함한 현안을 논의하였다.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대북제재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강대국들 간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의 공조와 협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러가 대북제재 완화 안보리 언론성명을 추진하다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것도 그 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716일 푸틴 대통령과 미러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여기에서도 대북 제재 유지에 대한 협조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회 프로세스에서 한국의 역할이 점차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북중관계 강화에 대응하여 한중관계 강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략적인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다각적으로 전개 되어야 한다. 러시아와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한러정상회담에서 한러 협력을 넘어 남북러 삼각 협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의 협력과 동맹유지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