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북한 신년사 경제부분 분석
양운철(세종연구소 부소장)
2018년도 북한의 신년사 경제관련 부분 중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국방공업과 병진노선의 성공적 수행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정신무장과 사회주의 사상 강화를 통해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을 결합하여 집단적 혁신을 달성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 정책에 관해서는 2016년 5월 개최된 7차 당대회에서 공표된 내용 일부를 재설명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주체사상에 기초한 우리식경제관리방식의 확립이다.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여 사회주의 기업관리책임제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통한 지방경제의 활성화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 모순되는 점은 이런 사회주의 사상에 기초한 사업들은 국가의 영도 하에 진행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국가의 지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외적으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은 내부 자원의 적극적 동원과 국제무역에서 얻는 외부 자본을 통해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북한의 시장은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일부 기업소들은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생산·수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제재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축소될 가능성도 동시에 높아진다. 북한의 기간산업인 중화학 부분은 일부 국방관련 기업소와 소수의 자생력을 갖춘 기업소를 제외하고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도시와 지방간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어, 성장의 과실은 권력자와 소수의 돈주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북한경제는 대중국 무연탄 수출의 급속한 감소와 수입 감소로 가용자원과 생산요소가 급속하게 줄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의 범위가 석유를 포함한 생필품으로까지 확장되어 북한이 입는 경제적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2018년도 북한경제는 2017년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실에서 북한은 남북관계를 개선해서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 방법도 모색할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북한은 신년사에서 통일주체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국과의 교류·협력 강화를 통한 관계개선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5·24 조치 이후 남북한 경제교류가 대부분 중단되었고, 폐쇄된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연계되어 있고, 개성공단 투자기업에 대한 보상이 이미 완료되었고, 추가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성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심지어 일부 개성공단 의류 공장시설을 북한이 불법적으로 사용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대북 지원이나 경제협력을 북한의 태도 변화나 비핵화 진전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2018년에는 남북관계가 화해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기대수익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2천4백만에 달하는 북한의 인구규모를 감안할 때, 북한경제의 활성화는 일차적으로 대규모 고용사업이 진행될 때 효과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과 같은 대규모 고수익 사업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중국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 제재의 충격을 벗어나기도 어렵다. 따라서 향후 북한으로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함과 동시에 미국과의 협상에 유리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로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모색하면서 새로운 단기간의 경제 이익을 찾으려는 정책 시도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