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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커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군사적 논리: 속력과 소음 상충관계에 대한 비판적 검토

등록일 2026-06-18 조회수 172 저자 이찬송

한국은 왜 핵추진잠수함을 필요로 하는가? 핵추진잠수함을 한국 해군 전력에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으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0월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추진에 합의한 이후 이 주제에 관한 연구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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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력과 소음 상충관계에 대한 비판적 검토
2026년 6월 18일
이찬송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clee@sejong.org
한국은 왜 핵추진잠수함을 필요로 하는가? 핵추진잠수함을 한국 해군 전력에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으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0월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추진에 합의한 이후 이 주제에 관한 연구가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본고는 속력과 음향 은밀성(acoustic stealth) 간의 상충관계(trade-off)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군사적 논거를 검토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에서 제기되는 회의적 시각에 답하고, 핵추진의 작전적 이점이 단점을 능가하는지 평가한다.
| 속력의 관점
효과적인 대잠전(anti-submarine warfare, ASW) 수행은 한국이 핵추진 공격잠수함(SSN)을 추구하는 일차적 근거이다. 북한의 부상하는 핵추진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해군은 북한 잠수함의 속력, 작전지속력, 작전 반경에 필적할 수 있는 잠수함을 필요로 한다. 이 획득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은 북한의 미래 핵추진잠수함 전력, 특히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을 탐지·추적하고, 필요시 무력화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수중 작전지속력과 고속 항행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SSN은 북한의 해상 기반 핵무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한국의 역량을 크게 강화할 것이다.
핵추진잠수함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높은 속력과 그 속력의 지속이다. 각국이 운용하는 SSN의 정확한 최대 속력은 기밀로 남아 있으나, 일반적으로 시속 43~65km 사이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재래식 디젤-전기 잠수함의 최대 속력은 통상 시속 37~39km 수준이다. 그 결과 핵추진잠수함의 최고 속력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평균 약 1.5배 빠르다. 더욱이 고속에서 1노트를 높이는 데에는 저속에서 1노트를 높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요구된다. 따라서 핵추진은 지속적인 고속 항행, 전투 시 신속한 기동, 회피 기동의 유연성 증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상당한 작전적 이점을 제공한다.
동해는 약 97만 8천 평방킬로미터에 달하며,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의 최대 거리는 약 1,000km이다. 최대 속력으로 항행할 경우 핵추진잠수함은 이 거리를 약 15.4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반면, 재래식 디젤-전기 잠수함은 약 25.6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한국 해군이 북한 핵추진잠수함의 최초 출항 단계에서 이를 탐지하지 못한다면, 한정된 수의 해상초계기와 회전익 대잠 자산만으로 이를 다시 포착하여 추적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공중 자산은 대잠전에 효과적이기는 하나, 반복적인 출격과 장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추적을 유지할 수는 없다. 또한 잠항 중인 잠수함은 우주 기반 정보감시정찰(ISR) 체계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음향감시체계(Sound Surveillance System, SOSUS)를 비롯한 미국과 일본의 수중 감시망, 그리고 여타 동맹의 탐지 역량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설령 북한의 SSBN을 탐지하더라도, 핵추진잠수함과 재래식 잠수함 간의 속력 격차로 인해 지속적인 접촉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만약 북한 핵잠수함이 일본 열도를 돌파하여 태평양으로 진입한다면, AIP 재래식 잠수함으로 이를 지속적으로 추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현재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의 사거리가 2,000km를 초과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1) 북한 SSBN의 장거리 작전은 일본 동쪽 해역의 발사 위치에서 한국에 직접적인 핵위협을 가할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나아가 북한이 단 한 척의 SSBN을 건조하는 데 그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북한은 다수의 SSN, 유도미사일 잠수함(SSGN), SSBN을 아우르는 보다 광범위한 해군 핵추진 프로그램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단계에서 북한은 자국 연안 인근 해역에 집중하는 보루(bastion) 전략 아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핵어뢰를 탑재한 통합형 잠수함 플랫폼을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핵추진 해군 전력이 확대됨에 따라 북한의 전략과 작전 개념은 점차 공세적 성격을 띠게 될 수 있으며, 이는 동해가 고강도 대잠전의 무대로 변모할 가능성을 높인다.
결과적으로, 전략적·전술적 고강도 대잠전이 동해에서 전개될 경우, 적어도 이론상 더 깊은 잠항 심도와 더 높고 지속가능한 속력을 보유한 북한 핵추진잠수함은 한국의 재래식 추진 잠수함에 비해 상당한 작전적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북한의 해상 기반 핵 역량이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은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통해 대잠전 임무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함으로써 해양 주권을 수호하고 북한 핵위협 억제에 기여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 소음의 관점
핵추진잠수함에서 속력과 소음의 관계, 즉 속력과 은밀성 간의 상충관계가 오랜 난제로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핵잠수함 개발 초기 단계에서 공격잠수함은 주로 속력에 중점을 두고 설계되었다. 약 70MW 출력의 S2W 원자로를 탑재한 3,500톤급 잠수함 USS Nautilus는 강제순환식 냉각재 펌프에 의존했으며, 특히 음향 스펙트럼의 저주파 영역에서 상당한 연속 소음을 발생시켰다. 주요 소음원으로는 원자로가 전력을 공급하는 동안 끊임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와, 증기터빈 축의 회전 속도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감속기어가 있었다. 기계적 진동 역시 고속에서 크게 증가했다.
음향 시그니처(acoustic signature)를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해군은 점점 더 정숙해지는 소련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 S6G(Submarine, Sixth Generation, General Electric)와 같은 신형 원자로 설계의 소음 특성을 개선하고자 했다. 동시에 미 해군은 함대 호위 임무와 대수상전 작전을 위해 강력한 추력을 낼 수 있는 잠수함을 계속 개발했다. S6G를 채택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급 공격핵잠들은 추진체계 전반의 설계 개선을 통해 정숙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비록 이 설계가 소음 저감 조치를 반영하기는 했으나, 고속 성능을 중시한 탓에 추가적인 음향 시그니처가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더 낮은 음향 시그니처를 달성하는 일은 흔히 기동성을 희생하는 대가를 치렀던 것이다. 은밀성을 높이려면 일반적으로 기계 소음을 줄이고 작전 속력을 제한해야 하므로, 성능상의 일정한 희생은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2격 능력 확보를 핵심 임무로 하는 SSBN은 탐지를 피하기 위해 속력보다 은밀성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적 잠수함 추적, 해군 전력 호위, 고강도 전투 작전 수행 등의 임무를 맡는 SSN은 속력과 기동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다시 말해 속력과 은밀성 간의 상충관계는 어느 한 속성만을 우선해서는 해소될 수 없다. 효과적인 잠수함 설계와 운용은 작전 요구에 따라 두 요소를 균형 있게 조율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긴장은 미국 잠수함 집단 내의 오랜 논쟁을 반영한다. 핵추진잠수함의 설계와 건조 전반에 걸쳐, 은밀성과 음향 정숙화를 우선하는 진영과 속력 및 기동성을 강조하는 진영 사이에는 지속적인 논쟁이 존재해 왔으며, 각 진영은 작전적 효과성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법을 주장해 왔다.
일각에서는 공기불요추진(Air-Independent Propulsion, AIP) 체계를 탑재한 한국의 도산안창호함(SS-083), 안무함(SS-085), 신채호함(SS-086) 등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이 연안 방어 임무에는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핵추진잠수함과 비교할 때 AIP 잠수함은 일반적으로 더 정숙하고 도입 및 운용 비용도 저렴하다. 더욱이 현재의 연료전지 기반 AIP 체계를, 더 높은 출력과 더 빠른 충전 속도, 더 큰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교체하면 수중 지속력과 추진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부 기계 부품의 작동을 없애거나 줄임으로써 음향 시그니처를 낮추고, 그 결과 은밀성을 높일 수 있다.
핵추진잠수함은 일반적으로 디젤-전기 잠수함보다 선체가 크고 배수량이 많아, 지상공격 미사일을 포함하여 더 많은 무기 탑재량을 보유한다. 따라서 한국은 더 큰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여 이를 SSGN/SSBN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 유용한 사례로 미국이 2000년대에 네 척의 SSBN을 SSGN으로 개조한 결정을 들 수 있다. 표준형 버지니아급 SSN이 최대 12발(블록 V 형상에서는 최대 40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데 비해, 개조된 오하이오급 SSGN인 USS Ohio, USS Florida, USS Michigan, USS Georgia는 최대 154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었다. 현재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6~10기의 수직발사체계(VLS) 발사관을 갖추고 있어 제한된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만을 탑재할 수 있다. 통상 약 500km로 추정되는 이들 미사일의 사거리는 북한 영토 깊숙이 위치한 전략 표적을 타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핵잠수함 건조 역량과 전문성을 발전시켜 나감에 따라, 배수량 8,000톤을 초과하고 다수의 장거리 지상공격 미사일을 탑재한 SSGN/SSBN의 개발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해상 기반 보복 억제와 관련된 임무에서는 속력보다 은밀성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 잠수함 추진 기술의 향후 발전이 특히 의미를 갖는다. 미 해군은 주로 음향 시그니처를 한층 더 줄이기 위해 컬럼비아급 SSBN에 완전 전기추진(electric-drive)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한국 역시 미래 핵추진잠수함의 은밀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이는 소음을 최소화하고 경쟁이 치열한 수중 환경에서 생존성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된 전기추진 기술을 접목한 핵추진 체계의 개발을 포함할 수 있다.
그러나 작전 요구상 더 높은 속력, 잠항 성능, 화력을 위해 일정 부분 은밀성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도 존재한다. 한국은 북한 SSBN을 추적해야 할 필요로 인해 은밀성보다 속력과 지속적인 수중 기동성을 우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핵추진잠수함은 재래식 추진 잠수함에 비해 상당한 이점을 지닌다. 배터리 소모나 스노클링에 대한 우려 없이 장시간 높은 수중 속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북한 전략 잠수함을 상대로 한 장기간의 추적·추격 작전에서 핵추진잠수함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만든다. AIP 잠수함은 본질적으로 작전상 한계를 지닌다. 수중 지속력은 일반적으로 비교적 낮은 속력에서만 달성하며, 양호한 조건에서 약 2~4주간만 작전할 수 있다. 더욱이 AIP 체계에 필요한 저장 액체산소가 소진되면, 잠수함은 결국 스노클링을 통해 디젤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재충전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소나 기술 현황에 관해서는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으나, 일반적으로 한국에 비해 상당히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수중 탐지 체계는 정교한 고출력 능동 소나보다는 주로 수동 소나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북한은 인공지능(AI), 디지털 신호처리(DSP), 데이터 융합, 저주파 음향 분석 등 현대 대잠전에서 점차 중요해지는 분야에서 상당한 한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 나아가 한국은 혼합형(hybrid) 잠수함 전력 구조를 통해 속력과 은밀성 간의 상충관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즉, 최대한의 은밀성이 요구되는 임무에는 AIP를 탑재한 재래식 잠수함을, 지속적인 속력과 지속력, 작전 반경이 요구되는 임무에는 핵추진잠수함을 운용하는 것이다. 설령 한국이 점진적으로 핵추진잠수함 중심의 잠수함 전력으로 전환하더라도, 이것이 세계적 수준의 AIP 잠수함 기술을 포기하거나, 향후 개발 노력을 중단하거나, 기존 재래식 잠수함을 조기에 퇴역시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2021년부터 취역하기 시작했으며 약 30년간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이들 잠수함은 2050년대 중반까지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잠수함은 특히 은밀성, 정보 수집, 연안 방어를 강조하는 광범위한 임무에서 여전히 가치 있는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끝으로, 핵추진잠수함의 음향 시그니처를 줄이려는 노력은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각국 해군은 원자로 자체와는 무관한 조치들을 통해 소음 문제에 점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는데, 여기에는 감속기어의 제거, 선체에 대한 첨단 음향 처리 적용, 함내 체계의 전기화 확대, 추진기 설계 개선 등이 포함된다. 예컨대 1960년대 전기추진 체계 개발을 둘러싼 핵심 논거 중 하나는 잠수함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었다. 전기추진 체계는 오랫동안 기계 소음의 주요 원인이었던 기계식 감속기어에 대한 의존을 없애거나 줄일 가능성을 제공했다. 또한 특히 저속 작전 시 구조 전달 소음(structure-borne noise)의 전파를 감소시켜 전반적인 은밀성을 개선할 잠재력도 있었다. 비록 완전 전기추진이 미국 핵잠수함 전력 전반에 채택되지는 않았으나, 전기추진 기술의 요소들은 현대 설계에 반영되어 왔다. 예컨대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은 일부 추진 관련 기능에 전기 체계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음향 성능을 개선하고 피탐성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서 전기화를 확대하는 보다 폭넓은 추세를 반영한다.
결론적으로 음향 시그니처 관리는 잠수함 작전에서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그러나 은밀성은 여러 작전 목표 중 하나일 뿐이며, 흔히 다른 요구들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특정 상황에서 지휘관은 더 높은 속력, 지속력, 기동성, 전투 능력을 얻는 대가로 더 높은 음향 시그니처를 감수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더욱이 다양한 작전 개념과 기술적 조치는 소음 증가에 따르는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속력과 은밀성 간의 상충관계는 절대적 제약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력 구조 설계, 작전 계획, 그리고 서로 다른 잠수함 플랫폼의 상호 보완적 운용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과제로 보아야 한다.
| 비판 1. 미·일과의 해양 동맹을 통한 대안
한국은 북한의 수중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 워싱턴과 도쿄에 더욱 의존해야 하지 않는가? 2026년 현재 미국은 보유한 49척의 SSN 가운데 27척을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배속하고 있으며,2) 적어도 1~2척의 SSN이 상시 동해를 초계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일본은 비핵보유국 가운데 가장 많은 24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라페루즈(소야)·쓰가루·쓰시마 해협을 통과하는 어떠한 항행도 일본 해군에 의해 탐지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우주 및 공중 체계를 포함한 ISR 자산은 북한의 전략 자산을 면밀히 감시하고 핵심 정보를 한국과 공유할 것이다. 따라서 비판론자들은 한국·미국·일본 3국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보다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지라고 주장할 수 있다.
동맹 협력이 북한에 대한 억제에 필수적이기는 하나,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빠르게 변모하는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한국은 북한 SSBN이 가하는 직접적 위협을 완화할 책임을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러시아와 일본이 공동으로 관할하는 라페루즈(소야) 해협을 통과하는 북한 함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법적 조치도 없다. 향후 평양은 의외로 장거리 억제 작전을 위해 서해 항로를 택해 잠수함을 출항시킬 수도 있다. 2025년 북한 화물선 부윤 6호(Puyun 6)가 국제 제재를 위반하며 항해한 경로(<그림1>)에서 보듯, 북한 SSBN은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기까지 중국 해안에 근접하여 서해를 항행할 수 있다. 동맹 협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국은 자국 안보를 수호할 일차적 책임을 타국에 맡길 수 없다. 동맹 협력은 한국 자신의 방위 책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해야 한다.
| 비판 2. 북한의 보루(bastion) 전략
북한은 연안 방어 임무에 집중하면서 지상 및 공중 방어 자산을 활용해 잠수함 작전 구역을 보호하는 보루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한국의 고속 잠수함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주장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나 설득력이 약하다. 앞서 다루었듯이 북한의 해양 및 억제 전략은 핵추진 자산이 양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진화할 수 있다. 북한의 보루 전략에 맞서, 핵추진잠수함은 여전히 한국에게 효과적인 수단이다. 원거리에서 비교적 깊은 수심으로 작전하는 한국 SSN을 첨단 소나 체계로 탐지하는 일은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반면, 재래식 잠수함보다 큰 선체에 우수하지만 부피가 큰 센서, 처리 능력, 지속적인 수중 작전 지속력을 갖춘 현대적 한국 핵추진잠수함은, 북한군의 탐지를 훨씬 더 까다롭게 만드는 수준의 은밀성을 유지하면서 북한 잠수함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해에서는 얕은 수심, 강한 조류, 광범위한 갯벌, 다수의 암초가 상당한 해저 잔향과 음향 클러터를 발생시켜 소나 탐지에 큰 사각지대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환경적 특성은 잠수함에 의한 대잠전을 특히 어렵게 한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작전상 제약을 고려하면 서해에 SSBN 전력을 배치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제한된 수심은 기동 공간을 좁히고, 통상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누리는 생존성 이점을 떨어뜨리며, 안전하고 은폐된 억제 초계 구역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층 어렵게 만든다. 그 결과 북한이 보루 지향적 해양 전략을 채택한다면, 서해에는 SSB와 같은 재래식 추진 미사일 잠수함을 배치하는 한편 동해의 더 깊은 수역은 보다 우수한 전략잠수함 작전을 위해 남겨 둘 가능성이 크다. 서해에서의 북한 보루 전략은 재래식 잠수함과 핵추진잠수함 모두에 난제를 제기할 것이다. 따라서 서해에서의 대잠전은 잠수함보다는 해상초계기, 헬기, 무인체계, 수상전투함에 더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까다로운 음향 환경을 감안하면, 이 지역에서는 공중 및 수상 기반 대잠 자산이 잠수함 대 잠수함 작전보다 더 효과적인 탐지·추적·교전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요컨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은 동해에서 북한의 보루 전략에 맞서 여전히 효과적일 것이다.
| 정책적 함의
지면의 제약 상 본고는 작전 지속력, 전략적 고려 사항(예: 킬체인 능력과 전략적 안정성 간의 상충관계), 역내 안보적 함의 등 핵추진잠수함과 관련된 여러 중요한 쟁점들을 다루지 못했다. 또한 이러한 역량 확보의 정치적·산업적·경제적 논거도 검토하지 못했다. 이들 주제는 후속 글에서 다룰 것이다. 대신 본고는 속력과 음향 시그니처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군사적 필요성을 논증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플랫폼이 부상하는 북한의 수중 전략 위협을 억제하고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해군과 국가안보 전문가 집단에 주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은 동해에서의 고강도 대잠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핵추진잠수함 전력이 SSN, SSBN, SSGN으로 구성된 보다 다변화된 함대로 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책결정자와 군 기획자들은 전략적·전술적 대잠전 작전의 실현 가능성과 필요성을 회의론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특히 한국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에 대처하는 데 있어 동맹의 지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안보 환경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한반도로부터의 전개·돌파가 예상되는 경로를 따라 북한 잠수함을 추적·요격하고, 필요시 무력화하기 위한 독자적인 작전 개념과 비상계획을 발전시켜야 한다.
둘째, 한국은 미래 핵추진잠수함을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전술적·전략적 임무 모두에 운용할 수 있도록 SSN과 SSGN/SSBN 개발 선택지를 모두 보존해야 한다. 특히 SSGN/SSBN의 경우 은밀성을 우선해야 하며, 음향 시그니처를 줄이는 수단으로서 전기추진 체계에 대한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현무-4-4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하여 더 먼 거리의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동시에 핵추진잠수함 옹호론자들은, 특정 작전 시나리오에서는 속력, 지속력, 기동성이 최대한의 은밀성보다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
셋째, 한국은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적어도 2050년까지 핵추진잠수함과 재래식 추진 잠수함을 혼합 운용하는 장기 작전 개념을 발전시켜야 한다. AIP를 탑재한 재래식 잠수함은 지역 거부와 연안 방어를 비롯해 은밀성을 중시하는 임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핵추진잠수함은 해상교통로 차단, 북한 전략 자산에 대한 감시 및 억제, 특수작전 임무 등 지속적인 속력과 작전 지속력, 더 넓은 작전 반경이 요구되는 임무에 운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혼합형 전력 구조는 한국이 두 잠수함 유형의 상호 보완적 강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각각의 한계를 완화할 수 있게 할 것이다.

  1. Wikipedia, "Pukguksong-3," https://en.wikipedia.org/wiki/Pukguksong-3 (최종접속일: 2026년 6월 18일).
  2.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Navy Virginia-Class Submarine Program and AUKUS Submarine (Pillar 1) Project: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2026년 1월 26일, https://www.congress.gov/crs-product/RL32418 (최종접속일: 2026년 6월 18일); Submarine Force Pacific, "Attack Submarines," https://www.csp.navy.mil/SUBPAC-Commands/Submarines/Attack-Submarines/ (최종접속일: 2026년 6월 18일).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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