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 함의와 시사점
[세종논평 2024-01 (2024.1.17)]
정재흥(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jameschung@sejong.org
전 세계 선거의 해를 맞이하는 2024년 1월 대만에 치러진 총통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民進黨)라이칭더(賴清德)총통-샤오메이친(蕭美琴)부총통 후보가 약 559만표(득표율 40.05%)를 얻어 제16대 대만 총통으로 당선되었다. 대만 총통 임기는 미국과 같은 4년이며 다시 한번 선거를 통해 연임이 가능하다. 대만에서 총통 직선 투표가 시작된 1996년 이후 줄곧 민진당과 국민당이 대략 8년 주기로 집권하였으나 역사상 처음으로 민진당이 3회 연속 집권에 성공하였다.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중 성향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총통과 자오사오캉(趙少康) 부총통 후보는 467만표(특표율 33.49%), 중도 성향 제2야당인 민중당 커원저 총통(柯文哲)과 우신잉(吳欣盈) 부총통 후보는 369만표(득표율 26.49%)를 각각 득표하였다.
사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58% 득표율로 총통에 당선된 것에 비하면 약 18%가 낮아졌으며 이는 젊은 청년 세대들로부터 대거 지지를 받으며 출마한 커원저 후보가 크게 약진하면서 대만 유관자 과반 이상 지지는 얻지 못하였다. 과거 차이잉원 총통이 '항중보대(抗中保台:중국에 대항하고 대만을 보호한다)'전략 차원에서 중국의 정치-경제-안보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은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며 중국식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통일방안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대만 민심을 하나로 묶어 58% 득표율을 얻었다. 물론 지난 4년 동안 중국과의 전방위적 대립과 갈등 증대에 따른 피로감이 크게 누적되는 등 과반 지지 확보에는 실패하여 국내적 정치 추진력 확보가 가장 큰 숙제로 주어졌다. 특히 대만 총통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국회)의원 선거(총 113석)에서 국민당은 52석, 민진당 51석, 민중당 8석, 무소속 2석을 얻어 민진당이 과반 확보에는 실패하며 국민당이 다수당인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이 형성되어 민진당의 입법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예상된다. 사실상 어떠한 정당도 의회 과반수(57석)을 얻지 못할 경우 의회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려워 다른 정치 세력과의 협조가 필수적으로 주로 민생 문제를 집중 공약하여 2030세대 젊은 세대 유권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양당구도에 일정한 균열을 내며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16대 대만 총통으로 당선된 라이칭더는 어려운 집안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만대학 의대와 성공대학 의학원 졸업 후 비교적 안정된 의사의 길을 걷다가 1994년 정계에 입문하였으며 1996년부터 2004년까지 4선 의법(국회)위원에 선출되어 민진당 내에서 일찍 감치 두각을 보여주었다. 특히 대만 본토 출신으로 실질적 민주화와 독립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신 조류파 핵심 일원으로 줄곧 대만의 주권은 중국에 속하지 않으며 사실상 독립 국가로 자리매김한다는 주장을 하며 대만에서 독립의 아이콘으로 일컬어 지고 있다. 이미 라이칭더 후보는 선거 기간 1. 대만 자체적 전쟁 억지력 구축, 2. 경제 안보가 곧 국가안보, 3. 전 세계의 모든 자유 민주 국가들과 동반자 관계 확립, 4. 안정적이고 원칙에 입각한 양안관계 유지라는 대만 해협 4대 지주(支柱)전략을 제시하며 급격한 독립이 아닌 점진적인 방식을 통해 독립을 모색해 나간다는 차이잉원 노선 추진이 예상된다. 사실 차이잉원 총통부터 본격화된 반중 노선 강화와 탈 중국화에 따른 서방 국가(미국, 일본, EU 등)들과 강력한 협력 및 연대를 통한 점진적인 독립 활로 모색이 대만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공감대를 받고 있음이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