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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정강의 중국 인식 [정세와 정책 2020-10월호-제23호]

등록일 2020-10-05 조회수 5,015

미국 민주당 정강의 중국 인식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woo@sejong.org

 

들어가며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각각 자당의 전당대회에서 후보직을 수락함으로써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공식화되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는 전당대회마다 정당 강령을 채택하는 데, 올해에는 예외가 있었다. 1856년 이래 매 4년마다 채택되어오던 공화당의 정강이 올해에는 건너뛰게 된 것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2020년에 정강이 채택되지 않은 데 대한 언론의 억측을 비판하면서도 이번에 정강 채택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은 2020818일에 새로운 정강을 채택하면서 앞으로 4년간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추진하게 될 우선순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양 정당의 정강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전당대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그 시점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안을 우선적으로 언급한다. 올해 민주당의 정강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 그 우선순위를 두고 설명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문제되고 있는 인종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미국 주요 정당의 정강은 미국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지에 대한 주요 가늠자가 된다. 우리와 같은 외부인에게 중요한 것은 미국의 외교정책의 방향인데, 보통 정강에서는 맨 뒷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미국 선거에서 대외관계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선거에서 그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우리에게 중요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 적어도 둘 중의 한 명은 대통령이 될 것이며, 그들이 추진하게 될 대외정책의 방향은 그 정강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2008-2016 민주당 정강의 중국 인식 변화

 

이번 민주당의 2020년 정강 중에서 대외정책 부분을 살펴보면 가장 큰 특징은 중국에 대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초부터 미국 내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고 미국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강하게 중국 때리기에 들어섰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라는 문제와 홍콩 보안법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역 영역으로 한정했던 중국과의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중국 때리기에 대해 많은 언론은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을 위한 전략이며, 대선 이후에는 미·중 간의 갈등이 조정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식의 보도를 하기도 하였다. 그에 더해, 만약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미·중 간의 관계는 2008-2016 오바마 대통령 집권기로 돌아가 보다 평화적인 관계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였다. 오바마 집권기의 미·중 관계와 바이든 후보 개인이 시진핑 주석과 유지하고 있는 우호적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그러한 기대에 상승 효과를 더하였다. 그러나, 이번에 채택된 민주당의 정강은 그러한 기대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08, 2012, 그리고 2016년에 채택된 민주당의 정강을 보면 우리는 하나의 중국원칙과 대만 관계법 이행을 약속하며, 대만 국민의 바람과 최상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 지지한다 (We are committed to a “One China” policy and the Taiwan Relations Act, and will continue to support a peaceful resolution of cross-Straits issues that is consistent with the wishes and best interests of the people of Taiwan.1)).”이라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정당의 강령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정강에 포함된 주요 정책들은 대부분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주요 변경 요인이 있을 경우, 그것을 반영하여 채택되는 것이 보통이다.

 

2008년 정강을 보면 우리는 21세기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앞장설 수 있도록 중국이 성장하는 국가로서의 책임있는 역할을 하도록 북돋을 것이다 (We will encourage China to play a responsible role as a growing power-to help lead in addressing the common problems of the 21st century.)”, “중국이 기후변화, 무역, 에너지와 같은 공동의 이해가 걸린 문제에 참여하도록 하고, 중국이 보다 열린 사회, 시장 기반의 경제, 언론출판과 집회, 종교의 자유, 통제 없는 인터넷 사용, 중국 근로자의 단체 결사의 자유, 티벳 주민의 권리 등을 포함한 인권 문제에서 보다 전향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북돋울 것이다 (It’s time to engage China on common interests like climate change, trade, and energy, even as we continue to encourage its shift to a more open society and a market-based economy, and promote greater respect for human rights, including freedom of speech, press, assembly, religion, uncensored use of the internet, and Chinese workers’ right to freedom of association, as well as the rights of Tibetans.)”와 같은 표현들을 사용하였다.

 

민주당의 정강은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한 변화된 인식을 보여주는데, 2012년 정강을 보면 여전히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2008년과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2012년 정강에서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서 명확하고 솔직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협조적인 관계를 만드는 데에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평화적인 부상에 심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국제사회의 기준과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Meanwhile, the President is committed to continuing efforts to build a cooperative relationship with China, while being clear and candid when we have differences. The world has a profound interest in the rise of a peaceful and prosperous China, but China must also understand that it must abide by clear international standards and rules of the road.)”는 점을 강조하여 2008년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6년에는 2008년의 입장이 여전히 유지되면서도 단어 사용에 있어서는 중국에 대해 그렇게 강하게 표현하고 있지 않다. 미국이 당면한 국제사회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테러를 물리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에서부터 중국의 부상을 관리하고...(From defeating terrorism and combating climate change to managing China’s rise and...)”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중국이 규칙에 따라 행동하도록 압박한다 (...press China to play by the rules.)”라는 정도에 그쳤다. 여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명시적으로 담고 있다.

 

2020 민주당 정강의 중국 인식

 

중국에 대한 인식에서 어느 정도의 변화는 있었지만, 여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이 포함된 문구에서는 변화가 없었는데, 2020년 정강을 보면 이에 변화가 생겼다. 중국에 대한 정책 방향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부분이 과거의 정강을 수정하는 데에 그친 것이 아니라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대중국 인식은 미국의 국가적 이익과 동맹의 이익에 따라 설정되며, 우리 사회의 개방성, 우리 경제의 역동성, 우리의 가치를 반영한 국제 규범을 만들고 강화하는 동맹에 기초하는 미국의 힘에서부터 나올 것이다 (Democrats’ approach to China will be guided by America’s national interests and the interests of our allies, and draw on the sources of American strength-the openness of our society, the dynamism of our economy, and the power of our alliances to shape and enforce international norms that reflect our value).”라고 하면서 그러한 힘을 약화시키는 것은 우리를 중국에 강하게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것은 중국 공산당에 주는 선물이다 (Undermining those strengths will not make us “tough on China.” It would be a give to the Chinese Communist Party.”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우리는 전세계의 우방 및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 혹은 국제규범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국가들을 강하게 대항할 것이다 (We will rally friends and allies across the world to push back against China or any other country’s attempts to undermine international norms.)”라고 하면서 반중국 연대를 공식화하고 있다. 보다 더 구체적으로 민주당의 2020 정강은 홍콩의 자치를 파괴하는 시진핑 주석과 함께 하기 보다, 민주당은 그 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위해 나설 것이다 (Rather than stand with President Xi Jinping as he cracks down on Hong Kong’s autonomy, Democrats will stand for the democratic rights of its citizens.)”라고 하면서 중국 정부의 홍콩 정책에 대해서 명시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입장은 기존에 사용해 오던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표현이 들어있던 문장에서 우리는 대만 관계법 이행을 약속하며, 대만 국민의 바람과 최상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 지지한다 (We are committed to a the Taiwan Relations Act, and will continue to support a peaceful resolution of cross-Straits issues that is consistent with the wishes and best interests of the people of Taiwan.2))”처럼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어를 제외한 데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맺으며

 

위에서 살펴본 민주당 정강에서의 중국 인식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중국 인식과 거의 다르지 않다. 중국 공산당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하며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거침없이 내보이고 있다. 이는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미·중 관계의 한 축인 미국의 대중국 인식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이번 정강에서 민주당은 기후변화, 비확산, 국제기구, 국제 협약에 대한 강한 언급을 하고 있어 다자적 접근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공화당 및 트럼프 대통령과 궤를 달리하는 부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다자 외교에서는 대결보다 협조가 필요한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과연 어느 정도 다자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 강조될 것인지에 따라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접근을 달리하게 될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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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presidency.ucsb.edu/documents/2008-democratic-party-platform;  

    https://www.presidency.ucsb.edu/documents/2012-democratic-party-platform; 

    https://democrats.org/wp-content/uploads/2018/10/2016_DNC_Platform.pdf

2) https://www.demconvention.com/wp-content/uploads/2020/08/2020-07-31-Democratic-Party-Platform-For-Distribution.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