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커스

코로나19 사태와 일본 정국 동향 [정세와 정책 2020-10호]

등록일 2020-05-11 조회수 12,109

코로나19 사태와 일본 정국 동향



진창수(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jincs@sejong.org

 

아베 총리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

 

 일본 국민들은 코로나 문제에 대한 아베 정권의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 라고 53%가 답하면서 아베 총리에 대한 불신도 높아졌다. 그 예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41% (3월 14일, 15일 전회조사 43%)로 지지를 하지 않는 비율이 42% (동38%)로 높아지고 있다(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 3월18, 3월19일). 각국의 여론 조사 기관이 가맹한 ‘갤럽 인터네셔널’의 여론조사에서도 ‘코로나 감염 확대에 일본정부가 잘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35%)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27%)가 전체의 62%를 차지하여 아베총리의 코로나에 대한 대응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 대응을 국난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리더십에 대한 지지율(이탈리아 72%, 한국 58%, 영국 52%)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일본은 회답한 29개국 지역 중 28위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아베 정권의 코로나에 대한 대책의 특징은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느슨한 대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는 긴급사태라고 해도, 법적으로 외출이나 점포 영업의 제한을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정부와 방역 당국은 국민에게 협조를 부탁하고 외출을 줄여 감염을 막는 방책을 실시하고 있다.

 

<표 1> 국제사회의 강제성의 비교

 출처:日本経済新聞, 2020.03.28., “危機の指導者と後継者, ”https://www.nikkei.com/article/DGXMZO57331880X20C20A3TCR000/


 현재 일본의 확진자수가 15,350명을 상회하면서 5월말까지도 강제 규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코로나 확진자가 얼마나 늘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일본이 코로나 대응에서 느슨한 대책을 통해 잘 대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사스사태, 메르스사태에서 피해가 적었던 일본은 방역체계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시스템이 완비되지 못하였다. 일본의 확진자 수가 15,000명을 넘어 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하루 평균 유전자 증폭(PCR) 검사 실적은 7,000건 정도 수준이다. 그리고 중앙에서 지방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정비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둘째 제국주의 전쟁 당시의 국가주의에 대한 반성 때문에 일본은 국가에서 큰 강제력을 주는 데 신중하기 때문이다. 헌법에도 긴급사태 조항은 없다. 일본의 감염 대책은 인권을 존중한 방식이지만 매우 느슨한 방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 예로 ‘갤럽 인터네셔널’의 여론조사를 보면 ‘감염 방지를 위해 자신의 인권을 어느 정도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일본인은 32%로 30개국 중 최하위이다. 이는 제국주의의 역사적인 경험에 의해 국민들의 정부의 통제에 대한 불신이 강하기 때문이다. 셋째 아베 총리의 톱다운 대응 방식의 혼선이 타이밍을 놓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베 총리는 시진핑 방일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인 입국제한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림픽을 고려하여 방역대책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아베의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는 정치적인 이벤트(중일정상회담, 올림픽)가 연기되자 아베 총리는 3월 9일 한중 입국금지조치, 4월 7일 긴급사태선언 등 방역대책에 적극적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때는 코로나 대응의 타이밍을 놓쳐버린 상황이 되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 하락의 의미  
 
아베 총리의 코로나 대응 실패가 아베 총리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을 가져왔다고는 볼 수 없다. 아베 총리는 7년 동안 장기집권을 하면서 40% 중반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9년 11월 이후 ‘벚꽃을 보는 모임’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내각 지지율은 점차 하락하기 시작하였지만 아직도 30%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표 2의 NHK 4월 10-14일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내각지지율은 43%에서 39%로 저하하였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41%에서 38%로 감소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급격한 하락으로 정권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은 아니다.

 

<표 2> 아베 총리의 내각 지지율

 

 

우선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아베 총리를 지지하지 않는다’가 줄어든 것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여러 가지 스캔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3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베 총리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아베 정권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더라도 자민당의 지지율보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높은 것도 아베 정권을 받쳐주고 있다. 여론 조사를 보면 자민당은 33.3%의 지지율, 입헌민주당은 4.0%, 공명당 3.3%, 공산당 2.9% (NHK, 2020.04.13.)의 정당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총리의 지지율이 자민당 지지율보다 높다는 것은 정권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야당에 대한 지지율이 너무나 낮은 현실도 아베 총리를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자민당이 계속 집권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변이 없는 한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의 임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우선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4선 가능성은 사라지고 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아베 총리의 중의원 해산총선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선거 때 총리가 ‘선거의 얼굴’이 되지 못하면 사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벚꽃을 보는 모임’ 문제와 카지노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의혹은 커지고 있다. 3월 25일, 26일 아시히신문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아베 총리 주최의 ‘벚꽃 보는 모임’에 관련하여 아베 총리의 대응에 대해서는 73%가 ‘납득할 수 없다’. ‘납득할 수 있다’는 14%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최근 일본 경제의 하락과 더불어 아베의 지지율이 반등하기는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아베 총리가 최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헌법 개정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는 아베가 주장하는 9조의 개정보다, '환경권'의 신설, 긴급위기상황 대처, 중참 양원의 자리매김 등이 현실적인 개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아베식의 헌법 9조 개헌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의미이다. 3월 25일의 아사히신문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헌법을 개정하는 데, ‘반대’ 50%로 ‘찬성’ 32%보다 훨씬 많다. 이는 헌법개정에 대한 찬반이 비슷하게 나왔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베 정권의 행방  
 
현재 아베 총리에 대한 관심사는 언제 아베 총리가 퇴진할지, 중의원 해산 · 총선거는 단행할지, 선거는 아베 총리가 단행할지, 포스트 아베 총리의 손에 맡길 것인지 그리고 포스트 아베는 아베의 정책(헌법개정, 경제정책 등)을 유지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것이다. 
 

아베 정권의 행방에 미치는 변수로는 우선 아베 총리가 4선을 향한 권력 야욕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아베 4선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일본 정치권(나가타쵸(永田町)·가스미가세키(霞が関))의 인식이다. 자민당의 니카이 토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조차 "지금은 아베 총리에게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국민 대부분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 할 정도이다. 둘째 코로나 사태의 추이도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는 않은 상황에서 중의원을 해산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여부도 아베 총리의 집권에는 중요한 변수이다. 일본 국민들과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고려하여 아베 총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중의원 해산은 수상의 자민당 총재 4선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 ‘아베 총리가 4선을 겨냥한다면, 중의원 해산 후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총재 임기가 3선까지로 규정한 당칙 개정을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아베 총리가 4선을 노리지 않는다면, 중의원 해산의 의미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아베가 4선을 위한 선택은 2020년 11월 해산, 12월 총선거를 실시하거나 2021년 4월 해산, 5월 총선거를 할 수 있다. 단지 코로나 사태가 관리가능한 상태가 되고, 트럼프도 11월 대선에서 재선되면 아베 4선의 분위기는 고조될 수 있다.  아베가 트럼프와의 친밀한 관계를 지렛대 삼아 다시 한번 총리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아베 총리는 코로나 대책으로 대형 경기대책을 발표하면서, 헌법 개정, 사회보장 개혁 등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4선을 하려면 발본적 사회보장 개혁, 북방영토 문제, 그리고 헌법개정에 의욕을 가져야 한다. 최근 아베 총리의 모습에서는 4선을 하려는 의욕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아베에 의한 중의원 해산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둘째 총선거 없이 아베의 퇴임 시나리오이다. 퇴임을 고려한 아베 총리의 첫 번째 선택은 2021년 도쿄올림픽후 임기 만료로 퇴진할 수 있다. 아베 퇴임 이후 포스트 아베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위세를 몰아 중의원 선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베 총리도 현재로선 자민당 내 후계자군을 경쟁시키겠다는 뜻을 주변에 내비기도 했다. 두 번째 선택은 2020년 중에 퇴임하는 시나리오이다. 아베 총리가 2021년 9월의 총재 임기전 퇴임할 의향도 있다. 2021년 가을 총재 임기 만료라면 지방 당원을 포함한 총재 선거가 되고, 그 이전 임기도중에 퇴임하면 중참 양원 의원에 의한 투표가 된다. 당원 선거라면 인기가 높은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 전 간사장이 유리하지만, 의원 선거라면 아베 총리나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재무상이 미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에게 유리할 수 있다. 아베 총리로서는 2021년 올림픽까지 정권을 유지하여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기 보다는 포스트 총리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정조 회장을 지명하려 할 것이다. 아베로서는 자신의 계승자인 기시다를 총리로 지명하면서 자민당내 킹메이커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셋째 희박하지만 총선거 승리 후 퇴임할 수도 있다. 코로나가 수습되면 2012년 4월 해산, 5월 총선거를 염두에 두면서 2021년 1월 통산국회에서 2021년 대형 경기 대책을 성립시킨 후 위기관리를 위한 선거에 돌입할 수 있다. 총선거에서 승리를 한 후 올림픽, 그리고 2021년 9월 퇴임하는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


포스트 아베의 동향과 한국의 대응   
  
아베 총리 다음 자민당 총재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한 여론조사 (3월 15, 16일 아시히 신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가 25%(지난해 12월 23%)로 가장 많았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는 14%(지난해 12월 20%)로 지난해 12월보다 격차가 벌어졌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8%(동8%), 키시다 후미오(岸田文雄氏) 6%(동5%),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5%(동6%),  모테기 토시미츠(茂木敏充) 1%(동1%), 카토 카츠노부(加藤勝信) 1%(동1%) 등이었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이시바가 22%(동22%)로 가장 많고, 고이즈미 17%(20%), 고노 10%(동12%), 기시다 8%(동 8%)로 뒤를 있었다. 스가 8%(동9%), 모테기 2%(동3%), 카토 1%(동1%)등이었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4선에 대해서는 "반대"60%(동63%), "찬성"25%(동23%)였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46%(동43%)와 "반대 43%(동46%)로 아베총리에 대한 기대감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아베가 4선을 하지 않는 한, 기시다 또는 이시바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기시다 정조회장은 정책적으로는 ‘아베 아류’라는 인상을 희석시키기 위해 독자적인 색깔을 내려고 하고 있다. 기시다는 비둘기파인 기시다파(岸田派)(코치카이)의 영수이면서 정책적으로는 아베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서는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 개정에서는 아베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2015년 10월 5일에 파벌 연수회에서 “고치카이(宏池会)는 헌법에 애착을 갖고 있다. 당분간 헌법 9조를 개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의 입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발언을 했다. 이 발언에 아베 총리가 ‘격노’하자 기시다 정조회장은 “헌법은 중요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후 개헌에 대해서는 “시대의 변화에도 대응하여 보다 좋은 쪽으로 바꿔가야 한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개정하느냐”라고 하면서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수상이 보인 개헌안에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는 아베 총리에 대해 적극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벚꽃 보는 모임(桜を見る会)을 둘러싼 공사 혼동이나 공문서의 허술한 취급, 그리고 가스미가세키(霞が関) 관료의 ‘정치화(손탁)’에 적극적인 비판을 주도하고 있다. 금융완화에 의지해 온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한계를 지적하면서 지방 활성화를 주장하고 있다. 헌법 개정에서는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추기(追記)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시바에 의하면 집단적 자위권은 현행 헌법상에도 인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행사를 법률에 따라 엄밀하게 제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항상 헌법상 문제가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9조 2항을 개정하여 논의가 없는 상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역사인식에서도 아베와는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난징대학살은 규모는 어찌됐든 학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 할 수 밖에 없다’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의 수상 공식 참배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다. 
 

포스트 아베는 경제정책에서 차별성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시정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높다. 특히 지방 중시, 약자 중시의 정책이 진행될 수 있다. 헌법 개정은 아베식의 9조 개헌에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외교정책에서는 미국중심의 외교정책을 근간으로 하면서 중국과는 경쟁을 하면서도 대립을 격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아베는 아베와 마찬가지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두면서 인도 태평양 비전을 지속할 것이다. 그리고 한일관계에서는 일본의 원칙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일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한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포스트 아베와의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면서 앞으로 한일이 협력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일관계의 개선이야말로 한일 양국의 국제적인 지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