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시진핑 주석 신년사를 통해 본 중국 정세 전망
[세종논평] No. 2020-03 (2020.01.06.)
정재흥(세종연구소 연구위원)
jameschung@sejong.org
2020년 새해를 맞아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신년사를 통해 2019년 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이번 시진핑 주석이 발표한 신년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대내적인 성과로 중국 국내 총생산(GDP)100조 위안과 1인당 GDP 1만 불 눈앞, 3대 공방전(攻堅戰: 금융리스크 예방, 환경보호, 빈곤퇴치) 진전과 340개 빈곤 현(縣)포함 1000만 명 이상 빈곤 탈출, 징진지 협동발전(京津冀協同發展),장강경제벨트발전(長江經濟帶發展), 광동성·홍콩·마카오·대만구 건설(粵港澳大灣區建設), 장강삼각주 일체화 발전(長三角一體化發展)빠른 발전, 달 착륙 탐사선창어(嫦娥) 4호와 차세대 대형 운반로켓 장정(長征) 5호 발사 성공, 남극탐사선 쉐롱(雪龍) 2호 출항과 베이떠우(北鬥)GPS 항법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5세대 이동통신(5G)상용화, 베이징 따싱(大興)국제공항 개장,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호 취역 등을 열거하며 중국의 풍채(風采), 중국의 힘(力量)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하였다. 이어 지난해 신중국 성립 70주년 경축행사에 치러진 성공적인 열병식 행사, 기증부담 경감의 해(基層減負年)실시, 상하이 자유무역구(上海自由貿易試驗區) 증설, 슝앙신구(雄安新區)정돈 등을 통한 새로운 변화와 활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국의 꿈(中國夢)실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신년사 발표에서 피력하였다.
2019년 3월 전인대(全人代)정부 업무보고에 나선 리커창(李克強)총리는 현재 중국은 신창타이(新常態: 중·저 경제성장과 질적 경제성장 강조)을 견지하고 있으며 미중 무역전쟁, 금융과 부동산 위기우려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발표하여 중국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대내외 상황 속에서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 발표를 통해 지역별 경제 일체화 발전 노선(징진지, 장강삼각주, 광동·홍콩·마카오·대만구)과새로운 경제 활력 부여(상하이 자유무역구, 슝앙신구 등)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강한의지를 밝히고 있다. 아울러 2019년 10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이하 '4중전회')에서는 중국 거버넌스 체계(治理體系)와 현대화를 강조하며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당 영도 하에 국가체계를 보다 효율화, 현대화하여 중국이 직면한 다양한 도전 과제에 적극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대외적인 성과로 전 세계 180개 국가와 수교를 맺은 대국이자 제2회 일대일로 (一帶一路)국제협력정상포럼, 베이징 세계 원예박람회, 아시아문명대화대회, 제2회 중국 수입박람회, 제7회 세계군인운동회 등을 개최하여 문명, 개방, 포용의 중국을 보여주었다면서 앞으로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소통을 한층 강화시켜 나갈 것을 시사하였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본격화되는 미국과의 역내경쟁에 맞서 중국의 대외전략 기조인 신형국제관계(新型國際關系)와 인류문명공동체(人類命運共同體)개념을 더욱 확대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중국식 제도, 사상 가치고수, 핵심이익(核心利益)수호, 외교안보 라인 강화, 강군(強軍)육성, 일대일로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대외전략 추진이 예상된다.
이에 2020년 중국은 새로운 해외시장 창출, 대외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러시아,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 등과 함께 연계시켜 나가는 새로운 차원의 일대일로 추진이 예상된다. 이를 보여주듯 중국, 러시아, 이란 3개국은 12월 28-31일 4일 동안 인도양 북쪽에서 해상 합동 군사훈련을 갖기로 발표하였다. 미국의 고강도 대이란 제재, 미중무역전쟁, 미러관계 악화 속에서 중국이 러시아 뿐만 아니라 중동의 맹방인 이란과의 관계까지 강화시켜 나가는 중이다. 향후 중국은 이란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중동·아프리카 지역 영향력(정치안보·경제력)확대, 석유·천연가스 및 무역 수송로 안정적 확보, 새로운 소비시장 개척 등을 본격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20년 중국의 대내외 도전 요인도 적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도전요인은 신년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중관계 악화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미중간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발발하면서 양국관계는 급속도록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조건을 놓고 시진핑 주석은“중국이 먼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시작한 것이 아니고, 원한 것도 아니다”라며“우리는 필요하면 미국에 반격할 것”이라 언급하고 있어 미중간 무역협상 타결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아울러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 사상과 정치·경제체제를 고수하며 미국의 일방적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용거부, 홍콩 민주화와 신장(新疆)위구르 문제 등을 놓고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시진핑 주석은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제도는 중국에 전혀 부합되지 않은 제도라고 언급하며 새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견지하여 2049년까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달성을 실현시켜 나간다는 강한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홍콩 대규모 시위사태를 계기로 상/하원 만장일치로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안(홍콩인권법)을 통과시켰고 이어 신장 위구르 문제를 구실로 신장 위구르 인권정책법안(신장인권법안)을 발의하고 있어 미중관계 역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홍콩문제는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성공여부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에서 마카오 경축 20주년을 높이 평가하고 일국양제가 완전하게 실행되고(行得通) 제대로 자리잡고(瓣得到)사람의 마음을 얻은(得人心)것이라 다시금 강조하고 있어 2020년에도 홍콩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은 중국의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실현과 '두 개의 백년'(중국 공산당 창당 100년인 2021년, 신중국 건국 100년인 2049년) 목표 중 첫 번째 목표를 실현하는 해로 2035년까지 경제, 정치, 문화, 외교, 환경, 과학기술 등의 모든 영역에서 충분하고 균형적인 성장을 통해 2049년까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으로 국제사회에 대한 선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모든 과정을 공산당이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2049년 중국의 꿈 실현을 위해 당과 국가관계에서 당의 우위와 통치능력 제고를 강조하는 '네 가지 전면사상(四個全面)'을 제시하고 있어 당이 영도하고 이끄는 국가 운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2020년에도 중국은 대내외적 도전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에 비해 보다 자기 주도적이고 선제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미국과의 역내 경쟁에서도 일방적으로 끌려 다닐 가능성은 크지 않아 미중간 전략적 갈등과 대립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 역시 어느 일방에 편승되는 것이 아닌 자기 주도적인 한반도 비핵·평화프로세스 추진과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 구축 등을 모색해 나가는 창의적 정책 대안마련이 요망된다.
※ 『세종논평』에 게진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