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커스

중국 양회와 홍콩 보안법 이후 미중갈등 전망 [정세와 정책 2020-7월호-제13호]

등록일 2020-07-01 조회수 8,224

중국 양회와 홍콩 보안법 이후 미중갈등 전망

 

 정재흥(세종연구소 연구위원)

jameschung@sejong.org

 

양회 개최와 홍콩 보안법 통과

 

매년 3월마다 개최되던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인대, 정협)가 코로나19로 인해 22년 만에 2달간 연기되어 5월 21일에 개막되었다. 이번 양회에서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극심한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2020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적자율을 3.6%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특히 리커창 총리는 정부업무보고에서 지난해 국내 총생산(GDP)이 6.1% 성장하여 99조 1,000억 위안에 달하였으며 도농 신규 취업인원수는 1,352만 명을 기록하고 농촌 빈곤 인구수는 1,109만 명, 주민 1인당 가처분 소득은 3만 위안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가 취업안정과 민생보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여 빈곤퇴치 공략전 승리를 거두고 있으며 전면적 샤오캉(小康)사회 건설 목표와 임무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를 위해 도시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를 900만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조속한 경기회복 차원에서 지방 특별채권 3조 7,500억 위안과 1조 위안의 특별국채 발행 결정 등을 밝혔다. 이러한 중국판 뉴딜 정책조치를 통해 조달되는 경기부양 자금은 약 5조 7,500억 위안으로 모두 기층인민생활개선과 고용확대, 내수시장 및 소비활성화, 민간경제와 기업투자촉진 등에 적극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1)

 

한편 이번 양회에서 경제성장 목표치 발표를 유보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성장 불확실성과 경제 구조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 등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미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미중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9년 6.1%에서 2020년 1분기에는 1992년 이래 최저치인 –6.8%를 기록하였다. 사실상 2020년 시진핑 정부가 제시한 2010년 GDP 대비 2배 이상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0년 경제성장률은 최소 5.5%를 달성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달성이 매우 어려워 보인다. 예컨대 구체적인 수치로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너무 높은 수치로 설정할 경우 경제구조의 왜곡, 대외적 의구심 증폭 등을 유발 시킬 수 있으며 너무 낮게 잡을 경우 시장 활성화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리커창 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안정, 민생보장, 빈곤탈피완성, 전명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에 있어 각종 어려운 요인들에 직면하여 있다면서 육원(六穩:금융안정, 대외무역안정, 투자안정, 외자유치안정, 취업안정, 시장전망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육보(六保: 주민취업 보장, 기본민생 보장, 시장주체 보장, 식량에너지안정 보장, 산업공급체인안정 보장, 기층행정조직안정 업무 보장)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2)

  

더욱이 2020년은 13차 5개년 규획의 마지막 해이자 샤오캉 사회 건설의 마지막 해, 빈곤탈피의 마지막 해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해인데 반해 코로나19출현과 확산으로 인해 일정부분 계획의 추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물론 리커창 총리는 약 1조 위안 규모의 특별국채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여 전자 상거래, 온라인 모바일, 스마트 제조업, 5G, IOT, AI, 빅데이타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집중 육성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출현으로 인해 바이러스 방역, 주민 통제, 진단과 치료 등에 있어 스마트 제조업, 5G, AI, 빅데이타 등과 같은 첨단 ICT 산업 육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중국제조 2025와 연구기술개발을 통한 내수시장 확충과 경쟁력 확보에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은 공공위생 건강정보 시스템 구축, 병원 정보화와 진료 데이터 공유 등에 있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4차 산업분야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규모 연구개발과 재정적 지원이 예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양회에서 가장 큰 이목을 받았던 이슈는 홍콩 보안법 통과로 5월28일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일명 홍콩 국가보안법인 '홍콩특별행정구에서 국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법률제도와 집행 메커니즘 수립을 위한 전국인민대표대회의결정(全國人民代表大會關於建立健全香港特別行政區維護國家安全的法律制度和執行機制的決定)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홍콩 보안법은 아직 초안이라 7조항의 결의내용만 공개되었으나 가장 핵심 내용인 제1조와 2조를 살펴보면 홍콩의 안정과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유관 법률제도와 집행기관을 추진하도록 규정하였다. 먼저 제1조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와 활동을 예방하고 금지하며 법적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중국 정보(안보)기관이 홍콩에 합법적으로 상주하여 반중활동 단체와 개인을 검거 혹은 처벌할 수 있게 되었다. 제2조는 외부 세력이 홍콩 내정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홍콩을 이용하여 분열, 전복, 침투, 파괴하는 활동 방지와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외국 외부세력과의 결탁 등 국가안보를 해치는 4가지 범죄와 형사책임을 규정하였다. 

 

이상 종합하여 살펴보면 홍콩 보안법은 홍콩 안보와 관련하여 국가 분열·국가 정권 전복 행위나 테러활동 등의 처벌, 외부의 내정간섭 금지, 보안법 집행기관 설치 등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조만간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고 시행될 경우 일국양제(一國兩制)에 따라 보장되는 홍콩의 자율성 훼손, 외국세력과 결탁, 국가분열시도,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과 연관된 법률이 적용되어 단순 시위에서 국가전복 까지 유형별 사안을 놓고 구금, 체포뿐만 아니라 10년-30년형에서 최고 종신형까지 법적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보안법 내용과 의미  

 

홍콩 보안법 초안을 토대로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법률안을 구체화시키고 홍콩 정부가 관련 절차를 거쳐 공표하게 된다면 빠르면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미 6월 18일 전인대 제19차 회의를 열어 국가분열과 정권정복, 테러리즘 등 홍콩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세력의 감시와 처벌 등을 담당하는 홍콩 국가안보처와 국가안보수호위원회를 새롭게 신설하여 중국 정부의 관리와 감독을 받도록 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홍콩 보안법 초안에는 중국 정부가 홍콩 주재 ‘국가안보공서(駐港國家安全公署)’를 설치토록 하였다. 먼저 국가안보공서는 홍콩의 안보정세를 분석하여 안보전략과 정책수립에 의견을 제시하고, 홍콩의 국가안보 임무를 감독·지도·조정·지지하는 역할을 맡도록 할 방침이다. 이어 국가안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관련 범죄 사건을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도 국가안보공서 주요업무에 포함된다. 또한 국가안보 수호 업무 및 책임을 지는 홍콩 국가안보수호위원회를 설립하여 국가안보 수호에 관한 정세분석 및 계획수립, 국가안보 정책수립, 법률제도와 집행기제 구축 등을 담당도록 하였다. 특히 국가안보수호위원회에 중앙정부가 직접 국가안보사무 고문을 파견하여 자문 형태로 홍콩의 국가안보 사무를 관리와 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홍콩 안보문제에 있어 중국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행정적 조치 등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홍콩 보안법 통과여부는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성공여부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시진핑 주석은 2020년 신년사에서 마카오 경축 20주년을 높이 평가하고 일국양제가 완전하게 실행되고(行得通) 제대로 자리잡고(瓣得到)사람의 마음을 얻은(得人心)것이라 다시금 강조하고 있어 2020년에도 홍콩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국양제 원칙은 1980년대 홍콩 주권반환 협상에서 중국이 제시한 홍콩의 통치원칙이었다. 당시 덩샤오핑(鄧小平)은 미중 수교과정에서 대만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한 일국양제 개념을 홍콩에도 적용하여 사회주의 중국과 자본주의 홍콩이 상호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것은 중국 본토와 홍콩을 정치-경제적으로 상호 분리하여 주권이양에 대한 영국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고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홍콩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도 홍콩의 경제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절충안이었다. 1984년 12월19일 중-영 연합성명에서 1997년 7월1일부터 홍콩의 주권을 중국으로 반환하되 적어도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고 규정하여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였다. 이후 홍콩특별행정구(HKSAR)가 국방-외교를 제외한 사법, 행정, 입법 등 모든 분야의 권한을 자체적으로 행사하는 체계를 만들었으며 사회주의 체제 중국과 자본주의 체제 홍콩이 상호 공존하는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홍콩의 경제 양극화로 인한 내부적 갈등 확대, 지난해 범죄인 인도송환법에 반대하여 벌어진 대규모 시위 요구 등으로 인해 다시금 일국양제 불신과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중국은 홍콩에 특별자치권을 부여하고 기존 일국양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국가 주권의 안전을 해치는 모든 활동과 중앙권력과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권위에 도전, 홍콩을 이용하여 벌이는 중국 본토에 대한 침투, 파괴 활동은 모두 마지노선을 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중국 정부의 홍콩 보안법 처리 역시 국가안보 수호 차원에서 국가분열, 내정간섭 시도를 도모하는 외부 세력 침투와 정권파괴활동 등을 막기 위한 대응조치로 볼 수 있으며 양제(兩制)보다는 일국(一國)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홍콩의 반중세력 및 민주화 시위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고 강경한 정책적 조치와 대응이 예상된다.

 

홍콩 보안법 이후 미중갈등 전망 

 

현재 미중관계 충돌의 최전선은 홍콩문제로 5월29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처리를 강행하자 미국은 홍콩에 부여하던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은 홍콩 보안법 통과 이후 기존 처벌대상을 국가안전을 위협하는 개인적인 행위에서 조직적인 활동까지 범위가 확대되었다.3) 이후 미국은 홍콩의 자치권이 보장되지 않으며 1992년 미국이 제정한 홍콩 정책법에 따라 홍콩에 부여해온 무역-관세-투자-비자 등에 대한 특혜를 중단시키는 조치를 착수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보안법 제정강행은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더 이상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며 일국양제를 일국일제(一國一制)로 대체하였다고 지적하며 기존 홍콩의 특별대우를 제공하는 정책면제 제거를 위한 모든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언급했다.4) 이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6월19일 열린 코펜하겐 민주주의 회의에 참석하여 "중국 공산당이 홍콩을 선전(深圳), 상하이 등과 동일하게 취급할 경우 미국 정부도 그렇게 따라 할 것"이라며 중국이 홍콩을 고도의 자치도시로 보지 않고 주요 도시처럼 중앙정부가 통제할 경우 더는 홍콩을 독립되고 특별지역으로 대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향후 미국이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국제적 금융 허브이자 상업도지 홍콩 경제와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홍콩 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비판을 주권침해이자 내정간섭으로 규정하고 보복에는 보복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히고 있어 홍콩 보안법 통과 이후 미중관계는 한층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홍콩 보안법을 강행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지난해 홍콩 범죄인 인도 송환법 파동주역인 홍콩 민주화 세력과 외부세력과의 연계를 제압하고 색출를 위해서는 각종 제반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일국양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통제력을 대내외에 보여주어 대만 분리 독립을 차단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內 분리 독립을 외치는 소수민족인 신장(新疆)과 티베트(西藏)일부 세력에 대한 경고와 함께 외부세력들과의 연계를 확실히 차단시켜 나가겠다는 사전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9차 당 대회 이후 줄곧 시진핑 주석은 초심을 잃지 말고 사명을 견지하자(不忘初心, 牢記使命)"를 강조하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까지 전면적 샤오캉사회 실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2049년)까지 부강한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이라는 ‵두 개의 백년(兩個一百年)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국가체제 유지, 안정과 같은 핵심이익(核心利益)에 대해서는 강한 수호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국가 정체성에 있어서도 중국식 사회주의 가치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현재 코로나19와 미중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나 공산당 일당체제와 일국양제 유지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홍콩 보안법 이행을 놓고 미국과의 타협 혹은 양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미 시진핑 지도부는 일국양제는 두 제도의 공존을 의미하는 것이지 두 정부의 공존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하나의 중국'을 전제로 '하나의 국가'에 동등한 두 정부가 존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다. 결국 일국양제란 한 국가가 본국의 헌법이나 각종 법률에 의거하여 국가의 일부지역에 다른 지역과는 차별된 정치, 경제, 사회 제도를 실시하는 것이나 이러한 특정지역 정부는 중앙의 지방자치 정부에 지나지 않아 국가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못한다. 결국 일국양제 하에서 홍콩 특별행정구지위는 중앙과 지방이라는 상하(上下)관계를 의미하며 정치적 자유성이 아닌 홍콩만이 가진 경제적 자유성과 특수성에 국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홍콩보안법 문제를 놓고 미중간 지속적인 갈등과 충돌이 예상되며 보안법 통과이후 홍콩의 대내외적 상황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함께 새로운 정책적 대응방안이 요망된다. 

 

 

 


1) "李克強作的政府工作報告,"

2) "守住底線 穩中求進——從全國兩會看六穩”“六保如何發力,"

3) 중국 전인대, 홍콩판 국보법 초안 반대 1표 압도적 통과,「한겨례」2020년 5월 28일.
4) 
트럼프, 홍콩 보안법 강행 중국 보복..홍콩 특별지위 박탈절차 시작,「연합뉴스」20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