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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커스]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경제분야를 중심으로

등록일 2026-01-26 조회수 54

2026년 1월 4일부터 7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베이징과 상하이를 국빈 방문하였다. 2025년 11월 경주 정상회의 계기로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 후 불과 2개월 만에 답방이 이루어진 것은 한중 수교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경제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 1월 26일
    이병철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bcclee65@naver.com
    | 들어가며
       2026년 1월 4일부터 7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베이징과 상하이를 국빈 방문하였다. 2025년 11월 경주 정상회의 계기로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 후 불과 2개월 만에 답방이 이루어진 것은 한중 수교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이번 방중이 단기간 내 성사된 배경에는 한국은 일본 방문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대중 관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으며, 중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이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한국을 전략적 소통의 궤도 내에 유지하고자 하는 이해관계가 교차하면서 정상회담이 조기에 실현된 것으로 평가된다.

      본고에서는 이번 베이징 정상회담의 경제분야 성과와 향후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 방중 주요 활동
       이번 방중은 경주 정상회담에서 복원의 물꼬를 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실질 협력으로 전환하고, 공급망·문화·인적 교류 등 관리 가능한 협력 의제를 구체화하는 한편, 미중 전략경쟁 속 한중 관계가 직면한 구조적 제약과 도전을 점검한 회담이라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4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후 현지 교민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지며 공식 일정을 시작하였다.

      1월 5일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한중 비즈니스 포럼이 개최되었고 오후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시종일관 중한 관계를 주변 외교의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다”면서 “복잡해지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사의 올바른 편에 확고히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라고 언급하였다.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다"라는 표현은 시 주석이 2020년 5월 전국 정협(정치협상회의) 경제계 미팅에서 최초로 사용한 이후 공식적인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인민논단망은 "역사에 올바른 편에 선다”라는 표현은 '반세계화'와 '반개방'에 반대하며, 개방·포용·상생의 기조 하에 전면적 개방을 확고히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다음 사항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 재확인 및 매년 정상회담 개최, 연내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의미 있는 추진, 문화·콘텐츠 교류의 점진적·단계적 확대, 한반도 평화·안정이 양국 공동 이익임을 재확인,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로 만들기 위한 건설적 협의 지속 등이다.

      회담 후 사회·문화, 환경·디지털·혁신·검역·지식재산 등에서 14건의 MOU 서명이 있었다.

      * △아동 권리보장 및 복지증진 협력 관련 양해각서, △글로벌 공동 도전 대응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환경 및 기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국가공원관리당국 간 협력 양해각서, △디지털 기술 협력 양해각서, △교통 분야 협력 양해각서, △중소기업 및 혁신 분야 협력 양해각서, △상무 협력 대화 신설에 관한 양해각서, △산업단지 협력 강화 양해각서, △식품안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야생(자연산) 수산물 수출입 위생 관련 양해각서, △수출입동식물 검역 분야 협력 양해각서, △지식재산 분야의 심화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국경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

      1월 6일에는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면담하였다. 본 면담에서는 쟈오 위원장의 산시성 당서기 시절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유치 사례와 한중 관계 정상화 등의 주제로 환담 하였다.

      ※ 자오 위원장의 산시성 당서기 시절 삼성 반도체 유치 일화는 필자의 최근 저서 『K-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소개되어 있다.

      이어서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와 오찬을 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와 협력 강화에 대해 협의하였다.

      1월 6일 저녁에 상하이로 이동하여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와 만찬을 함께 하고 지방정부 교류,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7일 오전 상하이에서 '한중 벤처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하여 "혁신은 어느 한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양국의 벤처 협력을 강조하였다.
    | 방중 성과 (경제 분야)
       금번 방중의 경제 분야 성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경제·산업 분야 실질적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경주 정상회담에서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6-2030)' 추진하기로 한 데 이어, 베이징에서는 '상무 협력 대화' 신설에 합의하였다. 이는 2002년 5월 출범된 후 2011년 7차 회의를 끝으로 15년간 중단되었던 한국 산업통상부와 중국 상무부 간 장관급 정례 협의체가 복원된 것을 의미한다. 이 협의체는 2012년부터 시작한 FTA 협상으로 인해 열리지 않다가 2016년 사드 사태가 발생되면서 지금까지 중단되었다. 향후 본 협의체를 통해 교역·투자·공급망에 대한 현안을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양국 간 현안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였다. 특히, 한한령(限韓令)과 관련, 중국은 그간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공식 언급을 회피해왔다. 그러나 금번 회담에서 양측은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콘텐츠 교류를 확대"하기로 하였다. 바둑·축구 등 스포츠 교류부터 시작하여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한 것은 한한령 해제를 향한 첫걸음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는 '지식재산 분야 심화 협력 양해각서'와 '국경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되었고 수산물 분야에서도 식약처와 중국 해관총서 간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수출 대상이 자연산 수산물 전 품목으로 확대되고 위생평가 절차가 간소화되는 등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

      셋째, 디지털, 혁신 분야 협력 기반이 마련되었다. 금번 회담에서 '디지털 기술 협력 양해각서', '중소기업 및 혁신 분야 협력 양해각서' 등이 체결되어 디지털 분야 협력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경주 회담에서 인공지능, 바이오 의약, 녹색산업, 실버산업과 혁신창업 분야 협력 강화를 협의된 데 이어 금번 베이징 회담에서도 이 점이 다시 강조된 셈이다. 이 분야도 다른 산업 못지 않게 양국 간 경쟁이 치열하나, 공동투자·표준협력·제3국 시장 공동개척·인재 교류·디지털 거버넌스 등 영역에서 협력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째, 양국 간 경제협력을 위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이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중 이후 8년 만에 재개되어 양국 기업인 약 600여 명이 참석하였다. 2017년 중국 기업들이 주로 2~3인자급 인사를 파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을 비롯하여 CATL, 텐센트, TCL 등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이는 중국 측이 한중 협력에 보다 적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협력 범위 역시 제조업 외 콘텐츠·게임·금융 등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었으며, AI·자율주행, K-팝, 소비재·식품 등 분야에서 총 32건의 MOU가 체결되었다. 다만, 비즈니스 포럼은 정상외교에 연동된 행사라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내포한다.
    | 한계와 향후 과제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중 관계를 둘러싼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실질적 성과 창출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과거 양국 간 수직적 분업 구조가 수평적 경쟁 구도로 전환되면서 양국 간 산업적 상호의존성이 약화되고 협력의 공간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사드(THAAD) 배치 이후 축적된 정치·안보 불신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으며, 미중 전략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분절이 결합되면서 협력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 속에서 한국은 한한령 해제와 경제협력 복원,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 반면, 중국은 미국 견제 구도 속에서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의 전략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던 것과 함께 그 한계를 드러낸 회담이라 보인다.

      첫째,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았다.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것은 경주 APEC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회담이 열리어 실무 조율 시간도 부족하였던 것도 있겠지만 한반도 비핵화 및 대만 해협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중 관계에 중대한 장기적 도전 과제임을 시사한다.

      둘째, 가시적인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였다. 경주 회담에 이어 이번 회담에서도 한국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제협력 성과는 도출되지 못하였다. 정부 간 체결된 MOU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 수준이다. 한중 FTA 2단계 서비스·투자 협상의 경우 "연내 의미 있는 진전"에 합의하고 1월 19~23일 베이징에서 제13차 후속협상이 개최되었으나, 지난 8년간 12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 어렵다.

      셋째, 한국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진 한한령의 명시적 해제 합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단계적(有序) 문화 교류 확대' 원칙만을 재확인하였다. 시진핑 주석은 "석 자 얼음은 하루아침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冰冻三尺非一日之寒,瓜熟蒂落)"는 고사성어로 답하였다. 한한령은 안보 문제에 대한 보복을 넘어, 문화 관리와 산업 정책, 이념 통제가 결합된 정책 수단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한한령은 한류 콘텐츠, 관광, 화장품 등 산업을 겨냥해 안보 결정에 경제적 비용을 부과하여 한미 동맹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계산이다. 또한 중국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한국 문화 선호를 경계하고, 자국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외래 문화의 사회·이념적 영향 통제를 병행하려는 목적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이 한한령에 관심을 둘수록 한국의 외교적 양보를 유도하기 위한 협상 레버리지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이 중국의 외교·안보적 기대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전면적 해제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넷째, 공급망 리스크 협력에 대한 명시적인 성과가 미흡하였다. 2021년 요소수 사태는 중국發 공급망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중국이 핵심광물·원자재 등 글로벌 공급망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희귀광물은 한국에 잠재 리스크가 가장 큰 분야이다.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 기간 중에 오히려 일본에 대한 이중물자 수출통제를 발표함으로써 핵심광물 수출통제를 상대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였다.
    | 향후 추진 방향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인은 중국의 기술자립과 국산화 가속화이다. 중국 산업의 국산화가 진전될수록 중국 내수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주력 산업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미중 전략경쟁의 격화로 한국이 미국의 편에 서게 될 경우 중국내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이나 견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대중 관계는 협력 기회의 모색과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이중 트랙 접근이 요구된다.

      첫째, 협력과 소통 체계의 실질적 가동이다. 경주 회담과 베이징 회담에서 체결된 다수의 MOU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무장관 대화 채널을 조속히 가동하고, 정기적인 이행 점검과 후속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 미중 기술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력 메커니즘 구축이나 비관세 장벽 해소 등도 장관급 상무협력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현안이나 충돌 요소에 대해서도 양자 협의 소통 채널을 통해 상시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한중 간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의 모색이다. 과거 제조업 위주의 협력을 서비스·문화·금융은 물론 디지털 기술, 스타트업 등 혁신 분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두 번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이들 분야에 대한 양국 간 협력 의지가 확인된 만큼, 가시적 성과 창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한중 FTA 2단계 서비스·투자 협상이 이러한 협력 확대의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한국이 중국에 직접투자를 하고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일방향 구조였다면, 향후에는 중국 기업의 대한(對韓) 직접투자나 제3국 공동진출 등 쌍방향의 다층적 협력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과의 표준 협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은 기술 경쟁의 최종 승부처를 표준으로 인식하고, 과거 국제 규칙을 수용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표준을 설계하는 국가로의 전환을 목표로 ‘중국표준 2035’ 구상 아래 독자 표준을 추진하고 있다. 표준에서 배제되면 공급망에서도 밀려나는 만큼, 한중 표준 협력을 위해 상무장관급 대화에 표준협력 의제를 포함하거나, 양국 표준 기관 간 정례 협의체를 구축하는 한편 국제표준기구에서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중국 표준에 일방적으로 편입되기보다는, 한국의 기술 주권과 국제표준 주도권을 유지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넷째, 인적 교류의 활성화이다. 양국 협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부 간 교류뿐만 아니라 1.5트랙(정부-민간), 2트랙(민간-민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교류가 필요하다. 과거 추진되었던 '한중 문화교류의 해', '한중 청년 교류 프로그램'이나 현재 시행 중인 상호 비자 면제 조치의 상시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 간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부 간 합의도 지속되기 어렵다.
    | 맺으며
       현재 한중 경제협력은 미중 전략경쟁 심화, 북중러 밀착 강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불확실성이라는 3중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핵잠수함 건조 추진, 한미동맹 현대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 중국이 한국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이 산재해 있어 언제든 악화될 수 있는 살얼음판과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균형 잡힌 외교를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국 관계에 상호 주고받을 것이 없으면 외교뿐만 아니라 경제협력도 지속되기 어렵다. 중국의 기술굴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한중관계에서 무엇이 한국의 전략적 레버리지가 될 수 있을까? 경제안보 시대, 우리가 확실히 우위에 있는 산업을 지키고 미래 산업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길이라 본다.

      2026년 중국 선전(深圳)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릴 다음 한중 정상회담은 이번 방중의 성과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평가하는 주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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