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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커스] 한·러 협력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대응 방향 - 극동·연해주 지역을 중심으로 -

등록일 2026-06-15 조회수 135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2022.2월) 이후 극동·연해주 지역에서의 북·중·러 경제 협력의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아직 북·중·러 3각 협력이 구체화되지는 않지만, 북·러, 러·중, 북·중간 양자 협력이 진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를 기반으로 장차 3각 협력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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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동·연해주 지역을 중심으로 -
2026년 6월 15일
조구래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kooraecho91@gmail.com
| 문제 제기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2022.2월) 이후 극동·연해주 지역에서의 북·중·러 경제 협력의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아직 북·중·러 3각 협력이 구체화되지는 않지만, 북·러, 러·중, 북·중간 양자 협력이 진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를 기반으로 장차 3각 협력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분위기 변화는 물론 지정학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이 중요해진 러시아의 대중 밀착, 북한군 파병을 계기로 준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한 북·러 관계, 시진핑의 북한 방문 가능성 등 북·중 관계의 전개 동향의 배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지정학적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우리 외교에 있어서 극동·시베리아 지역, 특히 북·중·러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만강·연해주 지역은 대한민국의 장기적 번영을 위해 '가야만 하는 미래 전략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다 1). 한국 정부의 성격에 따라 온도차는 있을 수 있었겠으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는 물론이고 보수 정부에서도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러시아 가즈프롬과 북한 경유 PNG(파이프라인천연가스) 도입 협상을 벌여 2011년 MOU를 체결한 사례 및 박근혜 정부 시절, 러시아산 석탄을 나진항을 경유하여 북 내에 반입하는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 시범 사업에 참여한 사례들이 그 예다. 극동·연해주 개발 참여는 일종의 초당적 이슈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여전히 에너지·물류·식량 등 우리의 핵심적인 지경학적 이슈는 물론 북한 관련 지정학적 함의가 큰 지역이다 2). 이에 따라, 최근 이 지역을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을 짚어보고, 그간 지정학적 현실로 인해 우리에게 닫혀있던 공간이 새로운 지정학적 흐름과 함께 우리도 참여할 수 있는 협력적 참여 공간으로 변모될 가능성이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의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 등을 연해주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연해주를 둘러싼 첫 번째 새로운 흐름: 인프라 연계성 강화
먼저,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큰 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중 물류·교통 인프라 협력이 전례 없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정학적 함의가 큰 굵직한 사안만 요약하자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양국을 연결하는 영구 교량이 하나도 없이, 양국 철도, 도로, 항구를 연결하는 8개의 거점(철도 거점 2개, 도로·페리 거점 6개)을 통해 국경 협력이 이루어졌으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6월에는 블라고베센스크-헤이허 도로교, 11월에는 통쟝-니즈네레닌스코예 철도교가 차례로 개통되면서, 러·중간 최초의 영구 하천 횡단 인프라가 완성됐다. 최근의 핵심적인 협력 사례는 2026.5월 푸틴-시진핑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자바이칼스크-만저우리 국경 구간에 1,435mm 표준궤 제2선을 공동 건설하는 정부 간 협정 서명"이다 3). 이러한 시점들은 러·중 협력 사업들이 지정학적 사건들과 연동되어 진척되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4).
이러한 큰 틀의 흐름 속에서, 연해주내 인프라 협력도 진전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연해주를 러시아 극동 개발 정책의 '시범 사업'으로 간주하고 있는 러시아 연방정부의 의지도 크게 작용했다 5). 연해주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러·중 인프라 협력 관련 주요 사업들을 요약하면, △국경 검문소 현대화(수이펀허-포그라니치니 국경, 크라스키노-훈춘 국경 등 통관시설·도로 정비·현대화), △프리모르스키 1·2호 회랑 관세·통관 절차 개선 및 기존 도로 등 인프라 정비(1호 회랑은 헤이룽장성이 하얼빈-쑤이펀허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 나홋카·보스토치니항에서 중국 남부 및 아·태 국가들과 가장 짧은 경로로 연결되도록, 2호 회랑은 지린성이 훈춘을 통해 자루비노항으로 최단 출해 경로를 확보하도록 설계), △블라디보스토크·슬라반카·자루비노 등 항만 투자·개선 사업 등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연해주 지역의 양국 물동량은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수이펀허(绥芬河)-포그라니치니 국경 검문소 현대화 작업인데, 2024년 화물처리량이 최초로 연간 100만톤을 돌파하면서 연해주 중국 교역 비중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연해주와 관련된 인프라 협력에는 북·러 두만강 자동차 교량 신규 건설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두만강에는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잇는 기존 '조선-러시아 우정의 다리' 철도교가 있는데, 새 자동차 교량이 이 철도교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건설되고 있다. 기차만 다니던 기존 인프라에 처음으로 자동차 트럭 통행이 가능한 도로교가 추가되는 67년 만의 육상 인프라 확장 사업으로서 북러 인프라 협력의 상징적 실질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2024.6월 평양 북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됐고, 2025.4월 착공식이 열렸으며, 당초 완공 예정은 2026.12월이었으나 공사가 약 6개월 앞당겨져 지난 4월에 공식 상판 연결식이 열렸다. 주북러시아 대사관은 금년 6.19 완공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6).
| 연해주를 둘러싼 두 번째 새로운 흐름: 교역 및 투자 협력
중국에게 연해주는 △동북 3성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동북진흥 전략의 거점, △북경 조약 이후 160년 만의 동해 출해구 회복, △해외 곡물 생산 및 수산물·목재·광물 공급처, △북극항로 기점 이라는 독특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 지역이기 때문에 중국측의 관심과 투자가 지속됐다.
통계를 살펴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2년 및 2023년 두 해 연속 러·중 교역량이 약 30%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으나, 서방의 제재 문제로 2024년 성장률은 1.9%로 크게 둔화된 반면, 연해주 중국 교역량은 2024년 14% 성장했다. 이는 연해주의 지리적 여건 및 품목 구성이 ① 에너지·원자재 중심의 전체 교역과 달리 소비재·농산물 등 다양한 품목을 다루고(수산물 및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분야가 큰 폭으로 증가), ② 전체 러중 교역 감소는 제재 대상인 에너지·첨단 제품·금융 채널에 집중된 반면, 연해주 교역은 비제재 1차 산품과 소비재의 현금 직거래로 구성돼 있어 제재의 타격 경로 자체가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대러시아 투자를 살펴보아도, 연해주 지역이 갖는 특이성이 눈에 띈다. 중국의 대러 FDI는 절대액 자체는 매우 제한적(2022년 기준 약 30억 달러, 러시아 누적 FDI의 0.7%)이지만, 연해주 지역에서의 중국 투자 비중은 40% 이상 7) (금액 절대치는 누적 기준 약 8,000만~1억 달러 수준)이다. 다만, 공식 통계가 실제 중국 자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 중국 중앙은행의 공식 FDI 통계는 소규모 중소기업 투자와 비공식 사업 활동을 반영하지 못하며, 역외 구조를 통한 간접 투자도 최종 투자자 기준으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해주 지역내 러·북 협력도 공식 통계가 거의 공개되지 않아 전모를 알 수는 없지만, 2024.6월,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 체결 이후 전반적으로 UN 제재 틀 밖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통계를 살펴보면, △2025.1~5월 기준, 러시아의 대북 농산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석유 제품은 별도) 8), △플라스틱 제조공장 합작 9), △북한 노동자 파견 10), △관광 협력 11) 등을 들 수 있다.
| 연해주 지역 협력의 한계점들
그러나, 연해주 지역 러·중 인프라 협력의 한계점들도 관찰된다. 즉, 전술한 블라고베센스크-헤이허 도로교, 통쟝-니즈네레닌스코예 철도교, 자바이칼스크-만저우리 구간 제2철도 사업들과는 달리, 연해주에서는 △대규모 신규 건설 투자보다는 기존 인프라의 업그레이드 개량의 형태로, △공동펀드·합작법인 보다는 대부분 각자 영토에서 각각 투자하는 병렬 투자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연계성은 생기지만 상호 구속력이 약하다는 문제가 드러나기도 하는데, 실제로 러시아 쪽 통관·도로 정비가 지연되면서 중국이 투자한 훈춘 쪽 물류 인프라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항만 투자·개선 사업의 경우도, 러시아가 자국의 계획에 따라 시행하는 투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늘고 있지만, 많은 관련 논의와 MOU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중국과의 합작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거의 없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연해주 지역 자체의 역사적·영토적 민감성(1860년 북경 조약으로 러시아측에 할양) 때문이라는 시각, △러시아 측은 지속적으로 중국 투자를 유치하려 하지만, 중국은 복잡한 통관 절차, 낮은 물류 경쟁력, 토지 소유 규제 등을 이유로 연해주 인프라에 직접 자본을 투입하는 데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견해 등이 있다. 중국의 동해 진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정체되고 있는 점도 시사적이다.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전망도 여전히 불확실하며, 사실상의 두만강 우회로인 프리모르스키 1·2호 회랑 운영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중국의 오랜 숙원인 두만강을 통한 동해 출구 추진 12)인데, 높이 7m에 불과한 기존 두만강 철교와 수심 1m 미만의 두만강 하구가 선박 통행의 물리적 문제가 되는 점 이외에도, 관련국들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계속 드러났다. 구소련 시절부터 이 문제가 논의되었는데, 1991년 중소 국경협정에서 소련은 중국의 두만강 자유항행에 동의하면서도 '항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문제는 이해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해 해결된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3.12월 중러 정부간 제28차 회의 공동성명에서 "인접지역에 대한 공동 환경 조사 조직을 포함해 두만강 하류에서 중국 선박의 항해 문제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북한과 함께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는 문안이 포함된 이후에는 유사 문구가 정상 성명에서도 반복되었다. 2024.5월(푸틴 방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은 두만강 하류 중국 선박 항행 문제에 대해 북한과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2025.5월 러시아 승전 80주년 기념 정상회담 공동선언에서는 "GTI(광역두만강개발계획)를 독립적인 국제기구로 전환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문안이 포함됐다. 2026년 5월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1991년 체결한 국경 동부 구간 협정에 따라 북한과 함께 두만강을 통해 바다로 진출하는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예전과 유사한 수준의 문안이 포함됐다. 지금까지 채택된 문안의 흐름을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살펴보면, 중국의 '동해 출구 전략'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 주목받고 있지만, 1991년 이래 러시아의 입장은 사실상 크게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 선박이 두만강 하구를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게 되면 러시아 극동항만과 북한 나진항 등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중국 주도 경제특구가 활성화되면서 북·러 영토주권이 침식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 것을 보면, 지연되고 있는 중국의 숙원 사업이 얼마나 진전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 평가 및 전망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러·중 협력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식적으로 밀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극동 지역 특히 연해주 지역에서는 구조적 긴장 요인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적인 이유도 배제할 수 없는데, 2023년 중국 공개지도 표기 기준을 둘러싼 러·중간 미묘한 신경전 사례 13)에서 보듯이, 러시아는 연해주를 주권·국가 정체성의 공간으로 보고 중국 자본을 활용하되 통제하려는 반면, 중국은 연해주를 동북아 물류 전략의 핵심 노드이자 역사적으로 회복해야 할 상징 공간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양국이 경제 협력의 언어를 공유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전략 목표가 수렴하는지 불투명한 14) 것이다.
교역 및 투자 분야에서의 △교역 품목의 비대칭성(원자재 및 고부가가치 상품 교환 구조), △기술이전 문제, △상호 결제 문제(중국 은행들이 2차 제재 위험을 이유로 러시아 거래를 차단하면서 러시아 기업들이 결제를 못 받는 상황 지속) 15), △물류 마찰(러시아 세관 처리 지연, 서류 요건 불투명, 불일치한 통관 절차는 중국 화주들이 연해주 경유 루트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 등도 해결 과제다. 파워 오브 시베리아 2 가 2026.5월 정상회담에서 타결되지 않은 것도 러·중 협력의 한계를 보다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 16)다.
한편, 북·러 두만강 자동차 교량 신규 건설 사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기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철도보다 육로가 더 많은 물류량을 더 빨리 운송할 수 있어, 개통 시 양국 간 교역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소량의 다양한 품목에 대한 빠른 운송이 가능해지고, 민간 교역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새 도로는 관광객 및 러시아에 대한 노동자 파견을 더욱 용이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러·중 관계와 비교시 구조적 제약이 훨씬 두껍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상징적 의미와 관광·노동자 이동 증가라는 실질 효과 이외에 대규모 교역으로 발전하는 데는 분명한 구조적 한계 17)가 있다.
결론적으로, 연해주라는 지리적 공간은 러·중 접경 지역 중에서도 가장 역사의 지층이 두껍게 쌓인 공간이자, 협력의 진전 가능성과 한계, 협력과 갈등이 여전히 교차하는 공간이다.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중국의 동해 출구 전략, 북·러 협력의 교두보라는 측면에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해주라는 공간의 특이성은 아직 협력의 틀이 고정되었다기보다는 여전히 정세의 유동성과 변화 가능성에 열려 있으며, 따라서 러시아에 있어 우리의 독적 전략적 가치 18)를 고려할 때, 우리에게도 협력적 참여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정책적 함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끝이 날 것이다. 변화는 아마도 종전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종전은 러시아의 정책 변화를 의미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는데, 러북 협력의 현재 강도는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에 의해 형성된 측면이 있어, 전후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새롭게 모양을 갖추어 나갈 국제 관계 속에서 대러 제재 또한 변화될 것이다. 많은 부분은 수정·완화·제거될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한·러 관계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 외교에 있어서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림을 의미한다.
극동·연해주 지역에서의 한·러 협력은 장기적으로 남북 관계에도 일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북측이 표방하고 있는 "적대적 두 국가론"과 남북 교류·협력의 항구적인 전면 중지 상황을 고려할 때, 극동·연해주는 북한에 접근할 수 있는 장기적 우회 통로가 될 수도 있다. 한·미·일, 한·중·일 협력과 더불어 연해주에서의 한·중·러/남·북·러 협력이 진전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전략 공간이 넓어지는 일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북한을 견인해 낼 수 있다면, 연해주를 더욱 협력적인 미래 전략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은 현 상황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우선 연해주에서 한·러 협력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에게 연해주는 북한을 우회하여 북방으로 진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출구이고, 한·러 협력이 진전을 이룬다면, 이를 바탕으로 확장된 형태의 다양한 소다자 협력, 즉 한·중·러, 남·북·러 협력 등도 도모해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크라이나 종전 여부가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핵심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우크라이나 종전 단계별로 연해주에 대한 접근 방안을 마련하고, 남북러/한중러 협력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단기(종전 이전), 즉 현재와 같이 제재가 지속되는 국면에서는 기존 채널을 유지·최대한 활용하고 추가 채널도 개발하여 진출 준비 작업을 진전시켜야 한다. 대러 제재 이행과 실용 협력을 병행 추진한다는 Two-Track 기조를 명확히 하는 가운데 △민간 분야에서는 에너지·농업·조선 분야 기업을 중심으로 현지 네트워크 유지 및 정보 수집을 지속할 필요가 있고, △학계를 중심으로는 러시아 극동 개발정책 모니터링 및 정책 제언을 위한 현재 활용 가능한 공식·비공식 대화 채널 19)을 정례화·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종전 즉시 착수 가능한 한 연해주 '협력 패키지' 설계(분야별 MOU 초안, 선도개발구역 입주 기업 리스트 마련 등)를 포함할 것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제3국(카자흐스탄, UAE 등)과의 합작을 통한 무역 및 투자 검토, △연해주를 넘어서는 극동·시베리아 지역으로부터의 LNG·희토류 등 전략 자원의 중장기 도입 가능성 사전 타당성 조사 등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중기(종전 이후)에는 △한러 관계의 조정·복원의 흐름, △분야별 대러 제재 완화 추이 등을 보아가며 분야별 실질 협력에 착수해야 한다. 종전 후 대체로 1~3년 동안에는 대체로 그간 논의되었으나 제재로 인해 중단된 사업을 포함하여 즉시 시행 가능한 사업 중심(low-hanging fruits)으로 협력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사업을 예시하면, △선도개발구역 입주, △LNG 운반선·쇄빙선 등 특수선 수주 재개(한국 조선사의 기술 우위 활용), △농업 스마트팜 기술 수출 및 합작 법인 설립(연해주 농업 개발과 한국 식량 안보 연계, 극동은 러시아 대두 생산량의 약 40%, 옥수수 생산량의 76%를 차지하는 핵심 농업 지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KOTRA 대한상의 주도 한·러 비즈니스 포럼 재개 및 극동·연해주 투자 설명회 개최 등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연해주 및 주변 극동·시베리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보다 구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분야를 예시하면, △에너지·물류·농업 분야 장기 계약 체결, △북극항로 물류 거점 확보,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 재가동(TKR-TSR 연결), △가스관·전력망 인프라 로드맵 수립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한·미·일, 한·중·일 협력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남·북·러/한·중·러 20) 3각 협력 가능성 등도 탐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러 제재 전면 해제, △한반도 정세 안정, △러시아 경제 재건 본격화 등과 맞물릴 경우,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전술한 바 같이, 극동·연해주 지역은 협력 잠재력 면에서 우리의 미래 전략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연해주 진출 우리 기업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고 진출하기에는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법적 불안정성, △인프라 부족, △관료주의 등이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 방안으로서 별도 (가칭)'극동협력기금' 또는 '한·러 극동협력기금' 21)을 신설하거나, 수년째 편성만 하고 집행하지 못하는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22) 등도 검토해 볼만하다.

  1. 러시아 극동·연해주를 한국의 장기 전략 공간으로 봐야 하는 3대 근거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주로 제기된다: ① 에너지(LNG·희토류)·식량(연해주 대두 및 옥수수) 공급망 다변화 거점, ② 2030~40년대 북극항로 개통 시 블라디보스토크가 남방 게이트웨이 TSR 기점으로 부상 - 수에즈 대비 거리 40% 단축, ③ 중국의 극동 잠식에 러시아 내 경계 여론 확산 - 한국을 중립적 균형 파트너로 선호하는 구조적 유인 존재
  2. "극동"은 주로 중국과 실질적으로 교역·투자가 활발한 5개 접경 지역(연해주 하바롭스크 아무르 JAO·자바이칼스키)을 중심으로 논의했고, 에너지 맥락에서는 사할린까지 포함된다. 러중 접경 전체를 다루려면 시베리아 쪽 알타이 투바까지 포함해야 하는데, 이 지역들은 교역량이 상대적으로 작아 주요 논의에서 제외한다.
  3. 이 협약의 기술적 핵심은 궤간(軌間) 문제 해소인데, 자바이칼스크-만저우리 구간은 현재 중러 국경 화물의 50% 이상을 처리하는 최대 육상 철도 국경 거점이지만, 러시아 광궤(1,520mm)와 중국 표준궤(1,435mm)가 달라 화물을 반드시 환적해야 하는 고질적 병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2선은 중국 표준궤로 건설돼 이 병목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단순한 용량 증설이 아니라 중국 철도 표준을 러시아 영토 안으로 들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4. 블라고베센스크-헤이허 도로교는 양측이 다리 건설에 합의한 이후 34년이 지나서야 개통되었는데, 당시 중국이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에 따라 국경 통제를 반복적으로 강화하고 있던 시점에 개통이 이루어진 점에서(2022.12월에야 폐기), 그리고 통장 니즈네레닌스코예 철도교는 2008년에 교량 건설에 합의하였으나, 실제 공사착공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되던 2014년에 이루어졌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개통되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러시아 극동 담당 부총리 트루트네프는 6월 개통식에서는 "오늘날 분열된 세계에서 블라고베센스크-헤이허 교량은 특별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고 했고, 11월 개통식에서는 "비우호적 국가들의 새로운 도전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러-중 협력의 핵심 연결 고리"라고 함으로써, 지정학적 고려를 직접적으로 암시했다.
  5. 러시아 연방 감사원(Счетная палата)이 극동개발부 예산 집행을 감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TOR 인프라 개발을 위해 극동북극개발공사(KPIB)에 지급된 연방 보조금은 109억 루블이었으며, 8개 지역 12개 TOR에 배분됐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인 약 45%가 연해주 인프라 프로젝트에 집중됐다.(2026년 5월 20일자 EastRussia가 감사원 공식 보고서를 인용하여 보도)
  6.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은 4월 21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두만강 교량 상판 연결식 개최를 알리며 완공 예정일을 6월 19일로 공개했다. 상판 연결식에는 안드레이 니키틴 러시아 교통장관과 북러 정부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러시아측 위원장인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이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상 대변인은 "러시아는 이 사업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완공되면 양국 관계에 진정으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7.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및 TOR 프레임워크 내 프로젝트 기준으로, 중국의 연해주 누적 투자액은 8,130만 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의 45%를 차지하며, 현재 40개 이상의 중국 자본 프로젝트가 물류·농업·관광·산업 분야에서 진행 중이다(KRX data)
  8. 2025년 11월 20일 발행된 3개 기관(iStories (러시아 독립 탐사보도 매체), OCCRP, Open Source Centre) 공동조사보도에 따르면, iStories가 입수한 러시아 세관 기록(customs records)으로, 하산-라진 철도를 통한 대북 석유 제품 수출 내역이 담겨 있는데, 철도 경유 수송량이 32만 2,000배럴 이상, 해상 경유 수송량이 약 130만 배럴로, 2024년 대북 석유 공급 총량은 100만 배럴 이상으로 전해진다.
  9.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플라스틱 합작 공장: 2026년 3월 6일 NK뉴스(NK News)가 최초 보도했으며, 이후 2026년 4월 2일 NK뉴스가 후속 조사보도를 통해 러시아 측 사업가의 북한 노동력 알선 역할까지 추가로 확인했다(블라디보스토크 북부 지역의 주거단지에 건설 중으로, 쓰레기봉투·식품 포장용 폴리에틸렌 봉투, 일회용 식기 및 용기 등 각종 포장재를 2026.4월부터 생산할 예정(현재 확인 불가)). 이와 관련, 러시아 관계자는 이 공장이 북러 합작 벤처 시리즈의 첫 번째라고 밝혔으며, 섬유·노동력 수출·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이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이 공장은 북한과의 합작 벤처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를 정면으로 위반한다. 이 공장은 기존 건설·농업 분야 북한 노동자 고용을 넘어, 연해주에서 북러가 직접 제조업 합작 투자를 시작한 첫 공식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0.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2025년 말 평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북한 노동자 1만 5,000명 이상이 공식적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에 도착해 저임금 건설 벌목 일자리를 채웠다. 연해주 단독 수치가 없지만(첫째, 러시아 당국이 북한 노동자를 지역별로 공개 집계하지 않는다. 둘째, 대부분 학생·관광 비자로 위장 입국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셋째, 러시아·북한 모두 UN 제재 위반 사안이라 정보 공개를 기피한다), 가능한 최선의 추정은, 러시아 극동 전체 1만 5,000명 이상 중 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가 극동의 최대 도시이자 주요 건설 수요지라는 점에서 상당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11. 2024년 2월 9일, 고려항공(Air Koryo) 블라디보스토크발 편으로 러시아 관광객 100명이 평양에 도착했다. 이는 코로나 봉쇄 이후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으로, 북한은 중국보다 러시아에 먼저 문을 열었다. 고려항공이 주 3회 블라디보스토크 평양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러시아 공인 여행사 5개를 통해서만 예약 가능하다. 보스토크 인투르(Vostok Intur)가 이 노선의 주요 운영 여행사이다. 모스크바 평양 신규 노선 (2025년 7월 개설)이 개설되었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모스크바 평양 노선에는 러시아 정부가 1억 2,440만 루블의 보조금을 배정했으나, 실제 집행은 4,080만 루블에 그쳤고 7~11월 10편 운항 의무 조건에서 실제로는 5편만 운항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데이터 기준으로 2025년 러시아인의 북한 방문은 약 1만 회에 달했다. 단, 이 중 관광 목적은 5,000여 회이며, 나머지 3,000여 회는 차량 정비 관련, 1,156회는 비즈니스, 666회는 개인 목적이었다. 2025년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 중 약 4,000명이 블라디보스토크발 에어고려 편으로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를 통해 다녀갔다.
  12. 중국 지린성 훈춘 일대에서 동해로 이어지는 약 17km 구간이 북·러 국경에 해당되어 북한과 러시아의 허가 없이는 동해 출구가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중국은 지속적으로 러·북을 설득해 두만강 하류 항행권을 확보하려 해왔다.
  13. 2023년 2월, 중국 자연자원부는 공개 지도 표기 기준을 새로 공포했다. 이에 따라 블라디보스토크는 다시 '하이선와이(海參崴, 해삼위·해삼만)'로, 하바롭스크는 '보리(伯力)', 사할린섬은 '쿠예다오(庫頁島)'로 표기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왕원빈은 이를 "법에 따른 주권 행사의 일상적 관행"이라고 일축했고,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자하로바는 "러중 양국은 국경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공동 입장을 견지한다"고 반박했다.
  14. 이런 점에서, 러시아 연방 정부의 연해주에 대한 집중 투자는 러·중 인프라 협력을 촉진하는 수단인 동시에 동부 영토에 대한 주권적 통제를 재확인·강화하고, 아·태 지역에서 러시아가 진지한 행위자라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수단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15. 2024년 7월 기준, 중국 은행들은 러시아의 위안화 결제 중 약 80%를 거부하거나 반환하고 있으며, 통상 수 주간 지연 후 이유 설명 없이 거절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EastRussia), 2024년 8월에는 중국 은행들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일제히(en masse)" 차단하면서 수백억 위안 규모의 거래가 결제 불능 상태에 빠졌고(pressreader), 2025년 초에는 10개 중국 신용기관과 4개 국영 은행이 러시아 고객에게 결제 중단 및 심사 강화를 통보했다. 2025년 2월 결제가 부분 재개됐으나 농산물·의약품·섬유·관광·교육 등 제한된 품목에만 적용됐으며, 연간 약 300억 달러 규모에 불과하다(investing)
  16. △가격, △물량, △중국의 에너지 다변화 전략, △건설 비용 분담 등이 주요 쟁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분석가들은 협상 교착은 단순히 파이프라인 계약의 문제가 아니라, 러·중 관계 비대칭성, 즉 중국은 기다릴수록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고, 러시아는 기다릴수록 선택지가 줄어드는 구조를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이하 주요 보도)
    러시아가 전쟁에 발목 잡히고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 관계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시진핑이지 푸틴이 아니다. 이것이 '무한한 우정'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이다(Foreign Policy, 2026.5.22.) 협상은 가격, 건설 비용, 공급량, 그리고 베이징이 러시아 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로 반복적으로 교착됐습니다. 2025년 9월 가즈프롬과 중국 측 간 각서는 러시아 관리들에 의해 주요 돌파구로 묘사됐지만 구속력 있는 최종 합의가 아니었고, 핵심 세부 사항은 미해결로 남아 있다(RFERL, 2026.5.20.) 푸틴은 서방 제재와 군사적 소모 속에서 러시아가 주요 국제 파트너와 대안적 경제 지평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대신 최종 합의의 부재는 가장 가까운 지정학적 파트너조차 러시아의 레버리지에 한계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파이프라인이 결국 건설된다 해도, 조건은 거의 확실히 중국에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이다(Lviv Herald, 2026.5.21.)
    중국은 러시아 국내 시장 수준인 1㎡당 약 12~13센트를 요구하고, 러시아는 파워 오브 시베리아 1호와 유사한 조건, 즉 그 두 배 이상을 원한다. 중국이 러시아의 보조금 수준 가격을 요구한다는 것은 단순히 싸게 사겠다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절박함을 이용해 시장 논리 자체를 무력화하는 전략이다(UPI, 2026.5.20.)
  17. 요약하면, △북한 경제 규모(러·중 교역량이 2,000억 달러 이상인 것과 달리, 러·북 공식 교역은 2023년 기준 3,440만 달러 수준), △대북 UN 제재가 러·중 보다 강력(교량은 물동량 증가 수단인 동시에 제재 위반의 가시성도 증대), △북한측의 열악한 도로·철도 후방 인프라(북한 내륙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물류 체계가 노후화돼 있어 대규모 화물 이동의 실질적 경로가 되기까지 추가 투자 필요), △결제·금융 채널의 부재 문제 등이다.
  18. 한국은 중국과 달리 러시아 극동 영토에 대한 논란이 없고, 군사적 위협 요인도 부재하다는 점에서, 러시아에게 '중립적 파트너'로 인식 가능하다. 또한, 러·일 관계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반사이익 가능성도 있는데, 러일 간에는 쿠릴열도(북방4도) 영토 분쟁(70년 이상 미해결, 평화조약 미체결(근본적 불신 구조)),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일본의 대러 제재 동참 및 G7 대러 압박 주도로 러·일 경제협력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러시아는 일본을 '비우호국'으로 공식 지정 극동 개발사업 참여 파트너로서 일본 배제 현실화). 이에 반해, 한국은 G7 비회원국으로, 대러 제재 이행 의무 강도가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협력 공간이 존재한다. 러시아로서는, 극동 개발의 기술·자본 파트너로 '비중국·비적대국'인 한국을 전략적으로 선호할 유인이 있고, 에너지·식량·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증대에 있어서 양국 이해관계가 수렴한다.
  19. 현재 활용 가능한 공식·비공식 대화 채널
  20. 그간 거론되거나 생각할 수 있는 한·중·러 3각 협력 가능 분야로는 ① 물류·교통 인프라(△아무르강 국경횡단교량 연계 복합물류 허브 구축(한국 항만 운영기술(부산항만공사 등) + 러시아 철도망(TSR) + 중국 동북 내륙 철도 연결), △부산-블라디보스토크-하얼빈 루트 개발(한·러·중 3국 연계 컨테이너 정기편 운영, 확보)), ② 에너지·자원 개발(△LNG 액화·운반 분야: 러시아 가스·LNG 생산 한국 조선사 쇄빙선 건조 한·중 공동 인수, △전략광물: 공동 탐사·개발(러시아 채굴권 + 중국 인프라 투자 + 한국 정제·가공 기술)), ③ 농업·식량 공급망(△연해주 하바롭스크 농업 개발: 러 토지 + 중국 기계·노동력 + 한국 스마트팜·종자·가공기술, △한·중·러 곡물 공동비축 및 공급망 구축(극동산 대두·옥수수 한국 반입 시 중국 경유 물류망 활용 물류비 절감 및 공급 안정성 제고)), ④ 디지털·스마트 인프라(블라디보스토크 스마트시티 시범사업 한국 ICT 플랫폼(교통·전력·행정) + 중국 통신 인프라 + 러 도시개발 수요) 등을 들 수 있다.
  21. 중국과 러시아 간에는 이미 공동 펀드가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중 투자펀드(RCIF, Russia-China Investment Fund)가 대표적인데, 2012년 설립된 RCIF는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와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가 각각 절반씩 출자해 총 2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된 사모펀드로서, 양국의 경제 협력을 촉진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이다.
  22. 현행 남북협력기금법 제8조는 기금 용도를 '남북 간 직접적인 교류사업'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연해주는 러시아 영토이므로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러나, 남북협력기금은 남북한의 상호신뢰와 동질성 회복을 위한 인적교류 및 경제협력을 촉진할 목적으로 설치된 기금이므로, 이러한 취지에 따라,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에 '남북 경협 준비 목적의 제3국 사업 지원' 조항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본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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