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21세기 국제금융위기: 세계화의 역사적 비교를 통한 분석

등록일 2010-01-21 조회수 269,711 저자 김기수

기존의 연구는 세계화가 현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인지, 동인을 제공했다면 어느 정도 그렇다는 것인지 등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원인 규명과 특정의 큰 흐름이 가져다주는 공과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00년 전 세계화의 첫 번째 파고와 1990년대 이후 두 번째의 세계화를 비교하여 상기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해보았다. 연구 결과 세계화는 곧 시장의 통합이므로 위기가 발생할 경우 그것을 급속하게 전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는 있으나, 세계화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는 없다. 19세기의 세계화는 상품, 금융 그리고 생산 요소의 통합이 동시에 자연 발생적으로 이루어지며, 가격의 동질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세계화에 동참한 많은 국가들이 선진국이 된 가장 큰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인데, 따라서 만약 현 세계화의 가장 큰 폐해를 소득 격차의 심화에서 찾는다면, 이는 역으로 세계화가 덜 되었거나 혹은 세계화가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지 세계화 자체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논리적으로 가능하다. 또한 연구 결과는 100년 전 세계화 시절 경제 패권국인 영국의 역할이 현 패권국인 미국의 그것보다 더 우월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 초반 이후 미국이 줄곧 채무국의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 비정상적인 현상이 현 금융위기의 원인임은 부인할 수 없으므로 세계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과거보다는 열위의 세계화가 문제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