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의 국가안보전략과 한미동맹

등록일 2008-03-04 조회수 9,216 저자 홍현익

한반도는 자국에 유리한 지역질서를 수립하려는 세계 최강대국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이들의 세력이 교차하는 교량적인 지정학적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남북분단으로 표상화되어 있는 냉전 질서가 아직 잔존하고 있으므로 정책환경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현명한 대응전략 채택이 국익 보호 및 증진을 위하여 긴요한 형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 과제는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와 주변국들의 한반도 전략과 21세기 한국의 국가전략을 살펴보고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인식을 검토한 뒤, 국가안보 주요 목표로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나아가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국의 국가안보의 중추 역할을 수행해 온 한·미동맹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하는지를 제시하였다.
먼저 한국이 달성하고자 하는 국가목표는 국가 안전보장의 확보와 주권 독립유지, 성숙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완성,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 경제적 번영을 통한 선진국 진입, 민족문화 창달이나 세계평화․인류공영에 이바지하여 국위를 선양하고 국제적 지위를 향상하는 것 등이다. 특히 한국의 국력이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계속 향상되고 있으므로 국가 안전보장 확보를 전제로 국가의 위신 제고와 자주성 증진이 보다 중요시되어야 하고, 국제 협력을 도모하면서 ‘더불어 번영하는 민족공동체’로서 남북연합 및 ‘사실상의 통일’을 거쳐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국가목표를 조화롭고 효율적으로 최대한 달성하기 위해서는 21세기 한국의 국가안보 전략의 주축인 한‧미동맹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조정 해가야 한다. 먼저 북한이 핵실험까지 감행한데다 남북간에는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나 군비통제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군사회담조차 정례적으로 개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년 뒤 자주 국방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전작권 전환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정보 등 보완전력 확보와 새로운 작계 수립, 독립된 한‧미 두 사령부간 원활한 협조 등 제반분야에서 전작권 전환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대북 억지력이 계속 확보‧강화되도록 미국과의 협력과 조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는 방기와 연루라는 두 가지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양군간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 진전이 보이면, 이에 발맞추어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도록 주한미군의 지위와 역할도 유연하게 조정해가야 한다. 또한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가 한‧중 우호관계와 병행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하고, 미국이 한‧미동맹을 미‧일동맹의 하위에 두지 않도록 우리의 위상을 확보하는 한편 미‧일동맹이 일본의 우경군사화를 억지하는 방향으로 기능하도록 도모해야 한다. 끝으로 결국 한‧미동맹의 장래는 동맹의 호혜성에 달려있으므로 양국은 가치 공유 및 신뢰 강화를 바탕으로 역할분담에 따른 호혜적인 협력을 증진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