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연구 2021-07] 김정은 정권의 대남정책 결정 요인: 지속과 변화

등록일 2021-12-08 조회수 3,468 저자 정성장

    

   김정은 정권의 대남정책은 남한의 대북정책과 북한체제 비판,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비핵화 협상,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북한의 대중대미 관계 및 코로나19, 한미연합훈련과 남한의 군비증강 및 종전선언 문제 등의 요인들에 의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변화해왔다. 이 중 대남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비핵화 협상 수용 여부이고, 그다음으로 영향을 미친 요인은 한미연합훈련과 한국의 군비증강에 대한 북한의 태도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대남정책은 단기간 내에 강경정책과 유화정책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김정일 시대에도 대남정책이 강경과 유화정책 사이를 왔다 갔다 했지만 김정은 시대처럼 단기간 내에 급변하는 경향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김정은 정권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 들어와 박근혜 정부 시기와는 다르게 강경정책으로 시작해 초유화정책으로 전환했다가 현재는 무시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적대적이지는 않지만 북한의 요구나 희망 사항들(한미연합훈련과 군비증강 중단,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수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 정권은 한미연합훈련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및 남북합의 위반으로 간주하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훈련 중단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한미가 연합훈련 완전 중단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만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동결과 단계적 핵감축에 합의한다면 한국과 미국도 연합훈련의 완전 중단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비록 한미의 연합훈련이 방어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해도, 북한이 동맹국과 유사한 연합훈련을 진행하지 않고 있고 글로벌파이어파워에 의하면 핵무기를 제외할 때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 6위이고, 북한이 28위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프로그램 동결과 단계적 비핵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남북한 군비통제, 625전쟁 참전국 대표들의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대북 제재 완화,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남북미중의 4자 정상 또는 고위급 회담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진전이 이루어져야 남북한 관계의 전면적 발전도 가능해진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면서도 비핵화 협상의 실패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육해공군의 미사일을 통합적으로 지휘운용할 전략사령부를 창설함으로써 전작권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도 남북대화 재개를 매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 정부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와 공동으로 북한 주민 전체에 대해 최소 2회 이상 접종이 가능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중증 환자 치료설비 및 진단키트 등을 지원함으로써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북한이 남북 및 북미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서신 교환에 우선적으로 협조하게 하고 화상상봉이나 대면상봉도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과정에서 남북 간에 그리고 북미 간에 신뢰가 구축되면 그것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다시 나오게 하는 계기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