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연구 2022-03] 중국의 기업 정책과 국진민퇴(國進民退): 민영기업 통제 강화와 중국경제의 효율성 저하

등록일 2022-11-03 조회수 2,917 저자 김기수

중국은 경제적으로 팽창했고, 성장의 동인은 당연히 약진을 거듭했던 민영기업이었다. 민영기업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나며 더욱 부각됐다. 여기서 장쩌민 시대의 민간기업에 대한 정책 역시 민진국퇴에 대한 오해를 자아냈다. 사영 기업가의 공산당 입당 허용됐는데, 겉으로는 민영기업의 자유화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권력과 기업의 일체화가 목표였다. 그때부터 엄청난 부패를 통해 민영기업은 정치 집단의 중요한 자금원으로 등장했다. 당연히 돈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가시화됐다. 이것을 민진국퇴라고 볼 수 있을까? 민영기업의 권력에 대한 종속이 부각될 뿐이다.

 

 

이런 현상은 시진핑 집권 시기 더욱 가시화됐다. 집권과 동시에 진행된 전국 규모의 반부패운동은 돈과 권력의 결탁에 대한 공격을 통해 경쟁자 혹은 경쟁 집단을 약화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시진핑은 한 걸음 나아가 공동부유(共同富裕)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민진국퇴의 반대 개념을 이데올로기 수준으로 격상시켰다고 보면 되는데, 국진민퇴가 급속하게 퍼진 이유를 알 수 있다.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자 대형 민영기업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형 기업의 수난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경기침체라는 시장의 보복이 가시화되자 최근 들어 공동부유라는 용어는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국진민퇴의 퇴조와 민진국퇴의 부활이라고 간주할 수 있을까? 민진국퇴의 한계가 오래전에 드러난 사실은 이미 소개한 바와 같다. 따라서 대형 민영기업에 대한 소유권 확정과 그것에 대한 법치의 완결, 나아가 경제의 정치적 자유화가 최종 목표인 민진국퇴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지금까지의 분석은 보여주고 있다. 시장이 요동을 치자 가림막으로 국진민퇴를 일시적으로 가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