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연구

대출 의존형 중국 경제발전의 구조적 문제점: 고속성장의 후유증과 경제위기설

등록일 2014-09-01 조회수 9,130 저자 김기수

   투자 중심 경제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를 뒷받침하는 수요 부재와 투자의 한계효율 저하에서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설명하듯 고속성장을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결국 과잉투자와 과잉생산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데, 이 현상을 뒤집어보면 부채의 급속한 증가라는 곤혹스런 상황을 만나게 된다. 상식적으로도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투자는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고성장을 위해 투자를 더 많이 하면 부채는 가시적으로 늘기 마련이다.
   이 글에서는 기업 및 지방정부의 부채 구조를 중심으로 위의 문제를 살펴봤다. 두 경제 주체에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 기제인 중국 금융체제 및 요새 문제가 되고 있는 그림자은행의 발전 배경과 현황도 아울러 검토했다. 곁들여 지방정부의 자금원인 부동산 개발 역시 중요하게 다뤄졌다. 다소는 복잡한 설명이 필요했지만, 모든 문제의 귀결점인 부채증가와 뒤에 숨겨져 있는 중국금융의 왜곡현상은 상호 연계돼 있었다. 중국의 고성장에 대한 집착과 이를 위한 당국의 경제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원인이었음은 물론이다. 중국이 왜 고속성장에 집착하는지에 대해서는 경제는 물론 정치적인 설명까지 필요하지만, 아무튼 중국 지도층이 기존의 집착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가시적으로 보인 적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는 중국정부가 고성장을 꺾기 전에는 부채를 비롯한 중국경제의 거의 모든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경제의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궁극의 조건은 자원배분의 효율성이다. 고성장에 대한 집착이 자원배분의 왜곡을 초래했다는 의미인데, 그렇게 되는 이유가 경제구조의 왜곡 현상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구조조정이란 결국 왜곡 현상의 시정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장 필요하다’는 대단히 냉혹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성장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중국경제가 향후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막대한 외환보유고, 부채가 많지 않은 중앙정부의 여력 등에 비추어 한국과 같이 외환시장이 요동친 후 금융위기가 뒤를 잇는 형태의 경제적 어려움이 중국에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에 힘이 실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일본의 경우가 예시하듯 외환위기 없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제가 한계점에 이른 후 필히 주저앉는다는 경제법칙에 예외가 존재하기는 힘들다. 일본 역시 수확체감의 법칙,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잉투자, 그리고 이어진 금융부실이 경제 추락의 원인이었다. 즉 외형적으로 어떤 형태를 띠든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위기는 반드시 오고, 결과는 경제의 저성장으로 귀결된다는 의미다. 앞의 긴 설명은 그렇게 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는데, 따라서 구조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가 향후 저성장의 덫에 걸린 다음 어떤 형태로든 추락한다고 예측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