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시기 북한-중국 관계 연구

등록일 2015-02-13 조회수 97,085 저자 이종석

   냉전시기 북한과 중국은 미국, 남한 등 자본주의진영에 대해서는 공고한 연대와 협력을 과시했지만 양국관계에서는 빈번히 대내외적 쟁점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대립과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양국관계는 동맹이되, 강대국이 약소국에 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제약을 갖는 ‘내정 불간섭형 비대칭동맹’이라는 독특한 관계로 정착되었다. 이처럼 독특한 북-중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 196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전개된 북-중 간 갈등과 그 해소의 역사였다. 이 시대는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와 대체로 일치한다. 
   본 논문은 ‘문화대혁명’ 시기 북-중 관계를 전개과정과 양상에 대한 서술과 함께 갈등의 원인 및 갈등 해소의 배경, 이 시기 양국 관계의 특징과 현대에 미친 역사적 함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이 시기의 역사가 현대에도 영향을 미치는 ‘특징과 역사적 함의’는 다음의 4개항으로 정리하였다. 첫째, ‘문화대혁명’ 시기 북-중 관계는 중국의 대국주의 관성의 표출과 좌절이라는 특징을 지녔다. 그 결과 양국은 ‘내정 불간섭형 비대칭 동맹’관계로 발전하여 오늘날에도 기본적으로 이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둘째, ‘문화대혁명’ 시기 북-중 관계 변화의 핵심 계기가 국제정세의 변화에서 주어졌는데, 이를 현대 북-중 관계에 대입해보면, 향후 동북아 국제정세의 변화가 양국관계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문화대혁명’ 시기 북한과 중국은 심각한 갈등을 하면서도 이 갈등을 파국으로 이끌지 않고 오히려 반전시켜 안정적으로 관리하였다. 이는 북한과 중국이 양국관계에서 심각한 대립이 발생해도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음을 시사한다. 넷째, 북한지도부는 중국과 대결하면서도 부정적인 측면에서까지 중국 노선을 따라 배우는 특이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건국 이후 경제사회발전 노선 등 여러 방면에서 시차를 두고 중국노선을 일정하게 수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사실은 북한에게 ‘중국 노선 따라가기’라는 일종의 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화대혁명’ 시기 북-중 관계는 이미 50년이 경과한 역사이지만, 이때의 경험과 그에 기초해서 형성된 양국관계의 다양한 특징은 현대 북-중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오늘날 북한의 발전전략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