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략 경쟁속의 일본 외교: 스가 정권의 대외정책 연속과 변화

등록일 2022-01-04 조회수 6,039

파일명 [세종정책총서 2021-2] 발간사 및 목차 저자명 조양현, 이면우, 진창수


    본 연구는 스가 정권의 대외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일관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일본 헌정사상 최장기 총리인 아베 총리의 사임후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탄생하였다. 스가 총리는 아베정권과의 연속성을 강조한 나머지 외교안보정책에서는 아베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여 그 독자성은 결여하였다. 즉 스가 총리는 일본 외교의 기축은 뭐라 해도 미·일 동맹이다. ·일 동맹을 기축으로 아시아 각국과 제대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며 아베와 별다른 차별성을 보이지 않았다. ’아베가 외교특사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한 데에서도 스가 정권의 외교정책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스가 총리는 외교에서 별다른 경험 없기 때문에 안정정권이 될 때까지 외교에서 자신의 색깔을 내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스가정권이 안정적인 정권이 되기 위해서는 아베 그림자를 넘어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 점에서 스가정권의 중점은 국내정책에 있었지만 외교에서도 차별성을 가지고자 노력하였다.

   스가 총리는 발족당시부터 선거를 통해 정권을 안정시키는 길을 택하기 보다는 정책의 성과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하였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선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측면이 컸다. 그리고 아베 총리 7년여 동안 관방장관으로서 역임했던 정책에 대한 경험과 자신감도 작용하여 정책에 승부를 걸고자 하였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재선을 모색하는 선거를 할 기회조차도 없이 물러가게 되었다. 스가 총리 자신이 그리는 일본 사회의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펼치지도 못한 채 기시다 총리에게 정권을 물려주게 되었다. 스가 총리가 정책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유지하려는 목표는 실패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스가 정부의 정치적 한계와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이 한국과의 타협을 어렵게 한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의 대응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스가 총리는 국내정치가 발등의 불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스가 총리는 국내 대책에 매몰되어 대한 정책에서 미지근한 대응을 한다고 일본에서 도리어 비판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스가 정권의 대외정책에 대한 논의는 한국의 학계에서는 아직 전진되어 있지 않다. 아베 정권의 연속선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가 총리가 처해있는 정치적 환경은 현재의 기시다 총리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아베 일강으로 불렸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수상의 퇴임 이후 자민당은 다시 파벌정치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기시다도 파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베·아소·다케시타 3파벌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여당내 조정이나 국회 대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다. 기시다가 얼마만큼 정권 장악력을 발휘할 지가 정권의 안정을 가져오는 관건이 되었다. 또한 기시다 총리도 스가 총리와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정책 운영 능력이 정권의 운명을 가름할 수 있다. 총리의 지지율이 자민당 지지율보다 낮게 되면 다시 자민당 내에는 수상 교체론이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점을 고려하면 스가 정권의 연구는 현재의 일본 정치의 상황을 이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본 연구에 참여한 저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 책이 현재 일본 정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권   호: 2021-2

발행일: 2022. 02. 04.

페이지: 121 p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