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 국제질서의 변화는 그러나 우리에게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소련의 붕괴는 물론 서방의 연대에도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서방세계내의 변화는 주로 경제적 경쟁에 따른 마찰에 따른 것이었는데, 이는 미국 주도의 국제경제질서에 대한 외부의 도전이 가시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1990년대 초 냉전이 종식되며 국제무대에서 군사문제가 주목받지 못하는 새로운 환경 하에서, 중요한 변화로 인식되고 있는 지역주의의 태동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국제정세는 과연 어떤 좌표 위에 설정될 수 있는가? 본서는 바로 이러한 큰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APEC과 ASEM이라는 동아시아를 둘러싼 양대 지역기구의 분석을 통해 찾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본서에서는 APEC과 ASEM을 정치 경제적으로 각각 분석하고 이어 양자를 경제 및 전략적으로 구분하여 직접 비교하고 있다. 우선 APEC의 경우 그 설립 배경은 무엇이고 현재까지 어떠한 문제가 논의되어 왔으며 그 성과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제2장에 기술된 APEC에 대한 단독 연구는 세종연구소 김성철 연구위원이 집필하였다. 다음으로 제3장에서 경희대학교 아-태국제대학원의 신상협 박사는 ASEM을 같은 맥락에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ASEM도 결국 국제정치와 경제관계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정인교 박사가 집필한 제4장에서는 APEC과 ASEM을 직접 비교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비교분석을 모두 포괄할 때 전반적으로 ASEM TFAP가 APEC TILF에 비해 협력분야의 범위가 좁고 그 이행 수준 역시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끝으로 본서의 편자인 세종연구소 김기수 연구위원이 집필한 제5장에서는 양 기구의 전략적 비교가 이루어지고 있다. 동아시아는 금융위기를 겪으며 새로운 자각을 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미국경제 특히 달러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한다. 그는 가장 중요한 사실로 동아시아가 근세이래 처음으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기회를 맞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권 호 : 2002-02
출판사 : 세종연구소
발행일 : 2002년
페이지 : 257 Page
가 격 : 9,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