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 현 상황에서는 북한의 핵 포기를 단숨에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북한의 핵 고도화와 완성을 이제까지처럼 방관할 수도 없다. 따라서 먼저 북한의 추가 군사도발을 막고 일단 핵 개발을 정지시키거나 동결시킨 뒤, 궁극적인 핵 포기를 도출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본 연구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대외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에 주목해 북한의 핵 도발과 협상 및 합의에 나서는 태도 변화가 무엇에 의해, 어떻게 그리고 어떤 계기와 시점에 이루어지는 지를 연구했다.
이를 위해 북한의 대외정책 행태가 어떤 상황에서 도발과 타협으로 분기되느냐를 1990년대 초 북핵문제 발발시점부터 주요 도발과 타협 결정 사례를 선정하고, 각각의 사례에 대해 북한의 태도 변화 결정에 미친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을 살펴보며 그 영향력을 분석한 뒤, 각 사례별 소결론을 비교 분석해 북한의 북핵문제에 관한 정책결정의 일반적인 성향을 파악해 제시했다.
몇 가지 주요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선 남북관계가 좋아도 미국이 강력하게 압박하면 북한은 도발하기도 했다. 한국이 대북 강경책을 취해 남북관계가 경색되어도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북협상을 추구하면 북한은 북・미 대화에 나서고 타협에도 적극적이었다. 끝으로 미국이 타협에 소극적일 경우에는 한국 정부가 전방위 외교와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북핵문제에 합의나 타협이 이루어졌다. 전반적으로 북한의 핵관련 행태와 태도에 한국보다 미국의 대북정책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더구나 북한의 핵 능력이 강화되어갈수록 북한 정권은 핵문제에서의 양보에 대해 더 큰 대가를 요구하게 되어 시간이 갈수록 협상 재개 자체가 어려워지고 북한이 굴복하지 않는 한 타협에 대한 한・미의 비용은 더 커져왔다. 따라서 정부는 체제경쟁에서 이미 승리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동결을 중간단계로 거치는 단계적 접근법을 동원하고 상호안보와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포괄적인 안보-안보 교환이 담긴 한·미·중 3국 공동의 포괄적인 패키지 제안을 마련해 Plan B와 함께 북한에게 제시해 북한의 핵 포기 결심을 압박해야 한다. 합의문은 빈틈없이 작성되어야 하고 유연한 사후 관리가 수반되어야 성공이 보장된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한다.
권 호 : 2018-2
발행일 : 2018.02.05.
페이지 : 170 P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