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해협 위기를 둘러싼 미-중-대만 대응 전략 고찰
정재흥(세종연구소 연구위원)
jameschung@sejong.org
■ 미국: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 변화 가능성 시사
지난 8월 2일-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대만해협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크게 높아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금 대만 방어 의지를 피력하면서 미중관계뿐만 아니라 대만해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지난 1979년 미중관계 정상화 이후 미군의 대만해협 개입 여부는 밝히지 않는다는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CBS 60분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중국의 침공 시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실제로 전례 없는 공격이 가해진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 대답 후 우크라이나와 달리 미군이 직접 방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어 하나의 중국원칙을 거론하면서도 대만 독립에 대해서는 스스로 판단할 문제로 두 개의 중국 가능성 여지도 내비쳤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금년 5월 열린 쿼드(QUAD)회의와 미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 회견에서 대만방어 질문을 받자 "그것이 우리가 한 약속"이라고 대답하면서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변화를 시사하였다. 그러나 대만문제 논란이 다시금 확대되자 9월21일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며 40년간 분쟁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이 기존 대만해협 현상 변경을 일방적으로 훼손하지 않는다면 하나의 중국원칙을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더욱이 9월14일 미국이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대만정책법안(Taiwan Policy Act of 2022)이 미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하였다. 이번 미국의 대만정책법안의 주요 내용은 대만을 나토(NATO)밖의 동맹국으로 대우하고 향후 4년간 약 45억 달러 규모의 군사-안보 지원을 하며 대만을 적대시하거나 안보적 위협을 초래할 경우 중국 최고 지도부를 포함한 행정관리와 금융기관 등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행정 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부여도록하고 있다. 이어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 공격 시 미국이 직접 군사적으로 개입할 근거도 부여하고 있어 줄곧 미국의 대만문제에 있어 보여준 전략적 모호성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상기 법안 통과 이후 15일 중국 정부는 매우 강하게 반발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을 모두 위반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며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준원칙에 위배되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게 위험하고 심각한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매우 강하게 반발하면서 상기 법안 심의를 즉각 중지하고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였다.
물론 일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문제에 있어 매우 신중한 입장으로 법안의 내용 조절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중관계의 급속한 악화에 따른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분위기 등을 볼 때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전 세계 차원의 반중국 초당적-국제적 의회연합체인 '대중국의회간연합체(IPAC)'를 열고 미국, 유럽, 대만, 인도, 일본, 우크라이나 등을 포함한 약 30개국 의원 60여명을 초청하여 공동으로 반중연합체를 구축하고 상호 협력을 위해 대만과 서구 민주주의 국가 의회 방문 횟수를 점차 늘려 나갈 것이라 밝혔다. 향후 대만 정책법안이 통과된다면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43년간 유지해 온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一個中國原則)자체가 유명무실화될 수 밖에 없어 미중관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이처럼 지난달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실사격 훈련뿐만 아니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방공식별구역(ADIZ)에 대한 군용기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9월 2일 미국은 대만 방어공약차원에서 3억 5천 500만 달러 규모의 AGM-84L 하푼 블록Ⅱ 지대함 미사일 60기, 8천 560만 달러 규모의 AIM-9X 불록Ⅱ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100기 등 11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판매를 승인하였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승인 이후 중국은 즉각 레이시온과 보잉사 최고 경영자(CEO) 2명의 제재를 결정하고 미국의 무기판매 중단과 군사협력 중지를 촉구하며 모든 필요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각종 조치를 통해 주권과 안보이익을 견고히 수고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러한 대만해협을 놓고 중국의 강경한 조치에 대해 중국-미국-대만 3자간 군사적 대치가 본격화되고 군사-안보 긴장 위기가 고조되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대만 정보기관들과의 직접적인 정보교환도 이루어졌다.
물론 9월23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왕이(王毅)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줄곧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전념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관된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치한다면서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대규모 무력시위의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였다. 이에 왕이 부장은 "미국은 미중 3대 공동성명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확하게 복귀하고 대만 독립과 분열세력 활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표시할 것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대만문제는 중국 핵심이익(核心利益) 중에서도 핵심으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일련 위험한 외교적 행동들은 중국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완전히 훼손하여 통일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강력한 불만과 비판을 내비쳤다.
■ 대만: '방위고수, 중층 억지' 新 군사전략 채택과 비대칭 억제 전력 강화
최근 대만해협을 놓고 중국의 강경한 군사 대응이 본격화되자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해상, 공중 전력 등 투사 수단의 다양화를 통해 입체적 상륙작전 능력 구축을 가속화 중이라 평가하며 2025년에는 Y-20과 075형 대형 강습 상륙함을 실전에 배치하는 등 실질적인 침공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2027년은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 시진핑 주석의 4 연임이 결정 되는 해로서 향후 대만이 법적으로 실질적 독립을 추진하는 등 더 이상 대화와 협상을 통한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물적-인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중국군이 현재 단계에서 대만 침공을 위해 모든 해상 함정, 수송기 등을 동원할 경우 1회에 약 2만 8천 여명 규모 군인들 수송이 가능하나 2025년 이후에는 대만 역시 고슴도치 방어 전력 향상으로 중국군의 상륙작전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것이나 중국이 외교적 노력이 어렵다고 인식할 경우 주요 전력 수송능력, 주변 해역의 감시통제 능력, 합동 작전 숙련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무력 투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현재 대만의 주요 국방전략목표는 1. 국가안보 수호와 방위, 2. 전문적 군대 건설, 3. 자주국방 실현, 4. 국민복지 수호, 5. 지역안정 촉진으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방위고수, 중층억지' 군사전략 기조 하에 '전력보존, 연해결승, 해안섬멸'의 종합방위구상(ODC)를 제시하고 대만해협의 지형적 우세를 이용하고 혁신적-비대칭적 작전개념과 통합 작전 운영으로 철저한 대만 방어를 설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방위고수, 중층억지'전략에서 중층억지를 수단으로 방위고수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적의 임무실패와 막대한 전쟁비용을 강요하여 군사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다. 특히 중국군의 상륙작전을 저지하고 대만 침범을 막기위해 비대칭 전력 증강, 지휘통제와 감시 정찰 체제 강화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기울여 나가는 중이다. 이미 대만군은 고기동, 고효율, 정밀타격 등의 비대칭 전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으며 비대칭 전력 강화차원에서 사이버전, 인지전, 무제한 전쟁(超限戰)위협 등을 효과적으로 방어하여 중층억제 전략 목표를 달성하는데 모든 군사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대만의 방위고수, 중층억제의 새로운 군사전략 기조에 의거 원거리 타격, 제공-제해 작전, 국토방위, 전자-사이버전, C4ISR 등 약 6개 분야로 구분하였으며 첫째, 원거리 타격 분야는 원거리 정밀 공격시스템 HIMARS, F-16용 AGM-84H 공대함 미사일, AGM-88B 대공레이더 미사일, AGM-154C 정밀 유도미사일, 젠샹(劍翔)무인기, 슝셩(雄昇), 완젠(萬劍) 미사일 등 원거리 정밀무기를 도입하여 적의 핵심표적 타격, 해역 차단과 공중-해상 능력을 강화한다. 둘째, F-16V(Block 70)신형도입 추진, 기존 F-16 A/B 성능개선, 활주로 피해복구 능력 등을 강화하여 공중전 능력을 제고 시키며 궁(弓)-2 방공미사일 성능개량, 궁-3 방공미사일 양산, PAC-2 성능개량, PAC-3 추가도입 등으로 방공작전 능력을 강화한다. 셋째, 고속공격함 퉈장(沱江)추가 건조, 슝(雄)-2/3 대함미사일 추가개량, 해안 방어용 하쿤 미사일 시스템 구매, 캉딩(康定) 주력함 전투체계 성능개량 지속추진, 신형 잠수함 건조, 하이젠(海劍)-2 방공미사일 양산 등을 통해 해상작전 능력을 대폭 강화시켜 나간다. 넷째, M1A2T 신형 전차 및 M109A6 자주포 구매, TOW-2B 및 제블린 대전차미사일 구매, 지상발사 젠(劍)-야전방공무기체계 추가확보, FIM-92 스팅어 휴대용 SAM 구매, 야전 방공 레이더 현대화 등을 통해 지상 타격과 방공 능력을 강화한다. 다섯째. 전자-사이버전 분야에서 야전 정보통신체계(FICS)를 도입하여 작전통신 체계를 통합하고 기동형 디지털 마이크로 체계 확보로 통신작전 효율을 대폭 증대시키며 F-16용 신형 전자전 포드를 도입하여 전자적 역량을 강화시킨다. 끝으로 지상 C4ISR을 구축하고 MQ-9B 무인기 도입을 통해 원거리 정찰 및 조기 경보 능력을 강화해 나가고 F-16용 신형 MS-110 정찰포드를 확보하여 합동 ISR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외 전술형 무인기 확보, 해양감시정찰레이더 현대화를 통한 전장상황 능력을 향상시키고 2018년부터 약 35억 대만달러를 투입하여 자체 연구 개발에 성공한 공격용 무인기(드론) 텅윈(騰雲·MU1811)도 조만간 실전에 배치시킬 계획이다.
향후 대만은 '방위고수, 중층억지' 새로운 군사전략 개념을 토대로 연안과 해안에서 중국군의 대규모 상륙작전을 저지하고 2027년 이전까지 방위고수, 중층억지의 군사전략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전력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8월 대만 국방부는 <5개년 병력정비 및 정책시행 계획 보고서>를 공식발표하고 원거리 타격, 제공/제해작전 등 6개 분야의 전력 발전계획을 수립하였고 이어 11월 <해/공군 전력 증강 특별예산안>을 통해 향후 5년간 공/해군용 필수무기를 확보하기 위한 예산도 통과시켰다. 이 외에도 미국으로부터 HIMARS 원거리 다연장 로켓, SLAM-ER, F-16V 등 약 170억 달러 규모의 첨단 무기 장비 구매를 추진 중에 있어 대만 섬 전체를 군사 요새화하는 '고슴도치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대만의 새로운 국방전략인 '방위고수, 중층억지' 군사전략을 토대로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나가고 이어 감시정찰, 방공/대함/대잠 미사일 전력, 제공권 및 제해권 확보, 상륙작전 저지 능력 등도 대폭 강화하여 중국군의 공세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대만 국방부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펼쳐진 중국군의 대규모 육/해/공 연합훈련과 정보전, 사이버전, 인지전(cognitive warfare) 등이 모두 대만 군대의 사기저하와 두려움, 대만 민심 분열 등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었으며 향후 중국 군용기, 군함 등이 대만해협 중간선뿐만 아니라 ADIZ 진입도 더욱 상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만은 중국군의 대만해협 중간선과 ADIZ 침범을 상시화하고 분쟁지대로 만들어 회색지대화로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인식하면서 군용기, 군함, 방공 미사일, 추적 감시 레이더 등을 모두 동원하여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2022년 9월21일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10월에 개최될 예정인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대만 업무와 양안 관계 상황 등을 설명하는 대내외 기자 간담회를 열고 “평화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는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 방침이자 국가 통일을 실현하는 최선의 방식”이라 강조하였다. 이에 중국과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대만 대륙위원회는 즉각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중국 공산당이 일방적인 희망에 바탕을 두고 사실을 무시하는 자세로 임한다고 비난하면서 불법 군사훈련과 경제보복으로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대만을 위협하고 있어 민주주의 체제와 권위주의 독재는 구조상 양립이 불가능하며 대만의 미래와 발전은 2,300만 국민 스스로 민주와 자유 번영의 대만을 굳건히 지켜나 갈 것”이라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사실상 9월 27일 중국 업무를 총괄하는 대만 대륙위원회는 중국 백서 발표를 통해 10월에 열리는 20차 당 대회 이후 대만 문제 본격적인 해결을 위해 '독립에 반대하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고수하면서 외국 세력개입을 반대하는 강경정책을 추진하고 외교적 압박과 대만 인근 군사훈련을 대폭 강화하면서 대만 독립세력을 억제하고 미국, 일본, 서방국가들의 대만문제 개입을 적극 차단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이어 추가적인 입법과 행정적 조치를 통해 대만의 친중 기업인, 청년층. 언론매체들을 대거 포섭하고 연대하여 '발전 통합 전략'을 펼쳐 나갈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대만 대륙위원회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한 각종 군사 훈련 등을 실시하여 역내 안보질서를 깨뜨렸다고 강조하면서 대만은 절대로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하나의 중국원칙과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정치적인 전제를 수용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 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一個中國原則) 강조와 군사-정치-외교-경제 압박 본격화
지난해 미국의 아프칸 철수와 금년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국제질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대만과의 통일문제는 중국에게 있어 절대 포기할 수도 양보할 수도 없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익(核心利益) 문제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미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의 아프칸 철수에 따른 지정학적-전략적 공백 발생 후 연이어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로 새로운 국제 질서 도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며 사실상 제1 도련선 내에 위치한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과 같은 핵심이익을 놓고 미국과 양보할 수 없는 군사적 대결과 외교적 경쟁을 펼쳐나가고 있다.
9월24일 왕이 외교부장은 유엔(UN)총회 연설에서 "향후 중국은 굳은 결의와 강한 의지로 대만독립세력들과 싸워 나갈 것이며 하나의 중국원칙을 무시하고 대만문제에 개입하는 외부세력들에게 매우 단호한 대응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내정(內政)인 대만문제에 개입하려는 외부세력은 중국인민들의 강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며 대만과의 통일을 반대하는 외부 세력들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뭉개질 것이라 경고하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만은 중국의 영토이었고 대만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은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 인식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일국 양제를 바탕으로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이라 강조하였다.
한편 7월 28일 시진핑(習近平)주석이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를 통해 "대만에 불 지피지 말려 불을 갖고 노는 사람들은 그것으로 인해 멸망할 것"이라 경고하며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을 저지하기 위해 경고하였으나 실패하면서 중국의 대미정책뿐만 아니라 대만 입장도 보다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즉각 중국군 주도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 개시, 낸시 펠로시 의장과 직계친족들에 대한 개별 제재, 미국과의 군사소통 전면 중단을 포함하여 불법 이민자 송환, 기후변화 대화 취소 등 8개 분야 대화와 협력을 단절한다고 발표하였다. 시진핑 지도부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방문이 의도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 무력화와 20차 당 대회 이후 시진핑 주석 3연임 저지, 중국 공산당 통치 정당성 훼손 등을 시도한 것이라 보고 있다. 따라서 10월 16일 열리는 20차 당 대회 이후 시진핑 지도부는 대만해역 군사훈련 정례화, 전방위적 정치-외교 압박, 경제 제재 등을 통해 차이잉원(蔡英文)총통을 포함한 민진당 독립세력들이 더 이상 대만의 정치 권력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강경조치를 취하면서 대만 문제 해결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중국군은 대만해협에서 미군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대비하여 핵/미사일 무기 현대화, 신속대응능력 강화, 정보전(IO/IW), 군수지원 능력을 대폭 강화 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만 해협 위기시 신속한 군사작전 차원에서 제1도련선 내 A2/AD전력 강화, 해/공군력 위주의 신속대응작전 전개, 대만 주요 도시와 시설들을 겨냥한 단/중장거리 미사일 배치, 우주/정보-사이버전 역량 증대도 크게 강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으로 대만해협 위기 발생 시 제1 도련선내 위치한 한반도까지 군사-안보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약 2년 8개월만에 첫 해외순방으로 상하이협력기구(SCO)정상회의 참석한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러 전략적 안보-경제협력 강화에 합의하고 핵심이익에 대해 강력한 상호 지원을 할 것이며 러시아가 다시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대만은 중국에서 절대 분리될 수 없는 일부라고 강조하였다. 특히 중러 양국은 다극화된 국제질서 추진과 유라시아 지역 공동체 구축을 위해 이란을 새로운 상하이협력기구(SCO)가입국으로 승인하였고 머지 않아 북한 가입도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시진핑 지도부는 제1도련선 내에 위치한 대만, 한반도 문제를 놓고 미국에게 전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며 러시아, 이란, 북한, 시리아, 상하이 협력기구(SCO)등과 같은 우군 확보를 통해 대만 문제 등과 같은 핵심이익을 적극 해결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 대만해협 위기 가능성 대비와 소통 채널 활성화
이처럼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국제질서 대변화로 인해 대만해협 위기 역시 한국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과거 한국전쟁시기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제7함대를 파견하여 대만해협을 봉쇄한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대만해협은 한반도와의 지리적 인접성뿐만 아니라 미중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으로 인해 한국 안보와도 분리될 수 없는 매우 복잡하고 쉽지 않은 도전적 과제이다.
더욱이 최근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선포와 핵-미사일 통합능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어 대만해협을 놓고 미국, 대만, 중국 3자간 군사적 갈등과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경우 한국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특히 아프칸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 역내 미중전략대립과 경쟁이 가속화되고 미러관계 역시 급격히 악화되면서 전 세계 질서의 자유주의 對 사회(권위)주의 진영화(陣營化)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한반도와 대만문제를 중심으로 북-중-러 연대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향후 대만해협 위기 발생에 대비한 지속적인 정세 관찰이 요구되며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원활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대만해협 위기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논란과 첨단 전략무기 배치 문제 등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대만해협 위기 관리 대응 매뉴얼 구축뿐만 아니라 신뢰구축 조치(CBM)강화 차원에서 정부 유관부서를 포함한 한-미, 한-중, 한-대만 전문가들간 보다 적극적인 소통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