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와정책 2023-4월호 제24호] 2023년 중국 양회(两会): 시진핑 1인 중심 체제 공고화와 다극화된 국제질서 추동

등록일 2023-04-03 조회수 6,087

2023년 중국 양회(两会): 시진핑 1인 중심 체제 공고화와 다극화된 국제질서 추동

 

정재흥(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jameschung@sejong.org 

 

3월에 열린 중국 양회(兩會)에서 시진핑 주석은 전인대 모든 참석자들의 만장일치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출되어 역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 하였다. 지난해 20차 당 대회 이후 열린 양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성공하면서 당강정약(黨強政弱)으로 요약될 수 있는 시진핑-리창(李強)체제가 출범 되었다. 과거 당은 인사 및 감독권만 갖고 실질적인 행정은 국무원이 분담하던 기존 당()-() 분리에서 벗어나 시진핑 1인 중심체제 강화 차원에서 당정일체를 추진하는 동시에 당의 장악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인사와 조직 개편이 대거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당이 국가와 행정기관을 지도하면서 더욱 통일되고 일체화된 시진핑 1인 중심 체제가 구축되었으며 국무원을 포함한 모든 국가와 행정기관은 시진핑 1인 중심으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받는 체계로 새롭게 개편되었다.

 

이번 양회에서 시진핑 지도부는 내수와 외자 유치 확대, 국유기업 개혁 심화, 경제발전 방식 전환, 금융 리스크 예방과 기본 민생 보장 등을 제시하며 중국이 직면한 각종 경제-사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5% 내외를 제시하며 사실상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경제 성장률 수치로 중국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3월부터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되고 대내외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5% 이상 경제 성장률을 예측하고 있으나 미중 세력 경쟁 본격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악화, 내수 시장 침체와 부동산 경기 리스크 등 대내외 환경 악화에 따른 도전과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두 가지(兩個毫不動搖)의 원칙'인 국유경제과 민영경제를 병행 발전시켜 나간다는 기조하에 국유기업 개혁 심화와 경쟁력 제고, 민영 기업 재산권과 기업가 권익 보호 등을 통해 중국 특색 공동부유(共同富裕)의 사회주의 국가 경제 발전을 지속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이번 양회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와 디커플링(탈동조화)공세 등 각종 대내외 도전에 적극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해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 방침을 내세우며 중앙금융위원회, 중앙과학기술위원회, 중앙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 등을 새롭게 신설하여 당이 주요 국가 기관과 부서 등을 관리하며 이끌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2022년 중러간 무역액은 10년 전에 비해 116% 증가한 1,900억 달러를 돌파하였으며 금년 내로 2,0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연속 13년간 러시아의 최대 무역-경제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였으며 중러 양국은 2030년 중러 경제협력의 핵심 방향의 발전계획 성명을 통해 양국간 경제협력을 전방위적으로 확대 발전 시켜 나가 유라시아 지역 공동체를 본격화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중러 정상회담를 통해 '2030년 이전 중러 경제협력의 중점 방향과 발전계획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으며 중러 양자 무역, 투자, 차관 등에서 사용되는 모든 지불과 결제 수단을 달러에서 벗어나 루블화와 위안화가 2/3이상 차지하고 있다. 향후 러시아와 중국은 상호 긴밀한 금융 협력을 통해 아세안, 중앙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 결제와 교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더욱 확대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중전략 경쟁 이후 중국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극화된 국제질서 추진과 유라시아 지역 통합 차원에서 첫째 중국과 러시아간 전방위적 경제-안보 전략적 협력 본격화, 둘째, 다극화된 국제질서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국가(이란, 북한, 중앙아시아, 중동, 아세안 등)통합 가속화, 셋째, 세계 제1의 제조업 공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의 산업중심 자본주의가 미국의 금융자본주의를 넘어 일대일로(一帶一路)와 글로벌 개발이니셔티브(GDI) 등을 통해 영향력을 대폭 확대시켜 나가는 중이다.

따라서 향후 한국은 대중정책 추진에 있어 과거와 달리 단순한 양자관계 시각과 접근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국제 정세 변화에 발맞추어 보다 전략적이고 유연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즉 북핵문제와 미국의 대중포위전략에 차원에서 한미, 한미일 3자 안보협력만을 강화할 경우 북중, 북중러 연대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어느 특정 국가도 포함될 수 없는 배타적 다자주의가 확대되지 않도록 4, 6자회담과 같은 포용적 다자주의와 협력안보를 모색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 역시 급변하는 국제질서 대변화와 역내 질서 변화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새로운 국제질서 출현 대비 차원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과감한 인식의 대전환과 함께 어느 일방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 잡힌 대중정책 모색이 요망된다.

 

* 전문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