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자 협력의 시대는 저무는가?
인도-태평양 소다자 협력의 전개와 한국의 전략적 대응
최윤정 세종연구소 부소장
핵심 요약
■ 소다자 협력 전략 수립이 필요한 이유
❍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다자주의 약화로 인해 오히려 소다자 협력을 실리적 대안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됨.
❍ 미중 전략적 경쟁의 문맥을 벗어나, 비전통적 안보 문제(기후 변화, 사이버 보안 등), 개별 국가나 지역 특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연성과 신속성을 갖춘
소다자 협력도 늘어나고 있음.
❍ 한국도 기존 동맹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고 다자주의 시스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소다자 협력을 전개할 대상을 선정하고 주요 활동 영역과
목표를 수립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임.
■ 인도-태평양 소다자 협력의 전개
❍ 미국은 동맹과 파트너를 아우르는 안보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으로 쿼드, 오커스 등 강력한 소다자 협력을 시작
- 2017년 트럼프 1기에 안보협의체로 회생한 쿼드는 금년 9월까지 총 6회의 정상회의를 거치는 동안 다양한 이슈를 포괄하는 한편 약 13개 분야별 실무그룹을 통해 협력 국가를
추가하는 확장의 단계에 진입
- 오커스는 2021년 미국, 영국, 호주 3국간 방위 및 안보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출범하였고, 각각 호주핵 추진 잠수함 기술 이전 및 안보와 관련된 첨단과학기술 공동 개발을
목표로 하는 Pillar 1, 2로 추진
❍ 주로 중국을 중심으로 결성된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등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소다자 협력도 확대일로
- 브릭스(중,인,러,브,남아공+신규 5개국)는 서방에 대응하는 경제, 정치적 연대를 다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달러 패권 축소와 독자적 금융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음.
- 상하이협력기구(중,러,인,파,중앙아5+벨라루스)는 안보, 경제, 문화적 협력 증진의 목표에 더하여 최근에는 다극적 국제질서를 촉진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변화
❍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소다자 협의체가 50여개 넘게 활동하고 있음.
■ 한국의 소다자 협력 참여 현황
❍ 한국도 양자 관계뿐 아니라 한미일, 한일중, NATO IP4 등 다양한 소다자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우리 외교의 안전망을 강화
❍ 대표적인 소다자 협의체인 쿼드(Quad), 오커스(AUKUS)에는 정식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산하의 실무그룹 또는 2단계(PIllar 2) 참여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임.
❍ 하지만 한국은 인태전략 발표 후 인태지역을 전략적 범위로 설정한 양자 및 다자 전략대화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음.
- 한미인, 한일호, 한미몽과 같은 새로운 3각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태평양도서국 및 아세안과는 1대 다자 형태로 과거보다 협력을 확대하였음.
■ 정책 제언
❍ 소다자 네트워크는 한국 외교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
- 한국은 미국 주도 안보네트워크에서 레버리지를 높이는 한편 양자 및 소다자 협력을 통해 한국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다자 협력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관건
❍ 효과적인 소다자 협력 추진을 위하여, 본고는 아래와 같은 소다자 참여 기준을 제시함.
- 첫째, 다자주의의 공백을 메우고 변화하는 국제질서 수립의 주춧돌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소다자를 선택할 필요가 있음.
- 둘째,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의 안보 위협을 억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다자 참여
- 셋째, 핵심광물, 과학기술 등 소다자에서 다루는 의제가 한국의 국익과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경우 공동이익에 기반한 소다자 협력 추진
❍ 한국은 기존의 협의체 멤버십 가입도 필요하지만 의제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에서 실사구시형 소다자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
- 해양안보, 과학기술안보, 경제안보와 공급망, 인력개발 등 경쟁 우위 분야 소다자 협력 주도
❍ 궁극적으로는 소다자 협력을 다자 협력으로 연계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여, 스파게티 볼 효과(복잡성)를 줄이고 효율성을 증대하는 방향성을 가져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