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안보 질서 재편을 둘러싼 동상이몽:
동유럽을 중심으로 본 위협 인식 분절과 전략적 함의
이성원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핵심요약
■ 동유럽의 전략적 중요성
❍ 유럽의 재무장 움직임 속, 러시아와 지리적 근접성 높은 소위 동부전선 국가들은 전쟁 중 최전선에서 유럽의 방어와 재무장의 동력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요 안보 사안에 대한 동유럽의
정책 방향과 기조를 이해하는 것은 유럽 재무장의 성패 뿐 아니라 향후 안보 지형을 진단하는데 핵심적임
❍ 동유럽 국가들은 러–우 전쟁 기간 동안 한국의 유럽 안보 협력 네트워크의 거점이자 방산 수출의 게이트웨이로 기능해왔다는 점에서, 한국에 제공하는 안보적 함의와 협력의 잠재성, 그리고 전략적
가치가 큰 지역임
❍ 동부전선은 집단방위 태세와 대외정책의 제도적 영향력, 정치적 응집력이 실제로 시험되는 전략적 실험장으로서 의미가 크기에, 동부전선 내 인식 차이는 유럽 재무장 과정의 제도적 조정능력과
정책 일관성을 규정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큼
❍ 아울러 동부전선 강화는 지역 억지력 제고라는 순기능을 갖지만, 그 추진 과정에서 반러 담론의 과잉 동원과 전략적 신호의 오판 가능성은 위기 관리와 긴장 완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음
■ 동유럽의 위협 인식과 지역적 분화
❍ 러–우 전쟁 장기화와 미국 관여의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유럽은 재무장 강화와 역량 구축이라는 거시적 방향성에는 합의했으나, 실제 이행 과정에서는 지역 간 위협 인식, 전략적 우선순위, 방위
모델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심각한 분열이 발생하고 있음
- 러시아 위협의 긴급성과 실존성을 강조하는 동부전선과 전쟁 확산의 리스크와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서·남유럽 간 인식 격차는 방위비 확대 방식, 우크라이나 지원 목적, 휴전 조건 설정에서의 정책
불일치로 이어지고 있음
- 전쟁 종결 시점과 방식의 불확실성은 장기 전략 수립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미국의 대유럽 관여 축소 가능성, 중국과의 관계, 중–러 전략 협력, G7–BRICS 경쟁 구도 등 외부 변수는 동부전선 전략
환경에 복합적 제약을 가함
- 미국 관여의 필수성 인식은 공유되지만, 미국 개입의 조건과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부전선의 정렬 중심 억지와 서유럽의 자율성 중심 보완이라는 상이한 접근이 병존하고 있음
- 중국 인식 또한 균일하지 않으며, 동부전선은 중국을 러시아 전쟁 능력 강화의 2차적 위협으로 인식하는 반면, 서·남유럽은 점차 경제적 상호의존과 외교적 실용성을 중시하여 대응 방식의 이질성이
심화되고 있음
❍ 이러한 인식 분절은 EU·NATO의 집단적 대응 능력과 제도적 결속을 약화시키며, 재무장 계획의 병목, 방산 조달의 비효율, 군사 역량 통합 부진, EU–NATO 조정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함
❍ 동부전선 내부에서도 위협 인식의 균질성이 깨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유럽의 전략적 결속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
■ 유럽과 동부전선의 전략 환경에 대한 리스크 요인 전망
❍ 유럽 안보 질서의 과도기적 적응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 높음: ‘전략적 자율성 지향’과 ‘미국 억지력 유지·의존 기조’ 간 지역 내 마찰이 불가피하며, 예산 배분, 지휘통제 체계 통합, 방위 조달
조정 과정에서 내부적 진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
❍ 동부전선은 ‘전략적 부상’과 ‘내부 결속력 약화’를 동시에 경험할 것으로 전망됨: 당분간 동부전선은 유럽 재무장의 핵심 허브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휴전 협상 교착이 장기화될 경우, 대러 강경
입장과 실리적 협상 선호 그룹 간 정책 분열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전쟁 지원, 방위 협력 체계, 제재 레짐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일관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큼
❍ 유럽 내 위협 인식의 비대칭성이 지속된다면, 전후 질서 수립 과정에서 외교적 난항이 예상됨: 러–우 전쟁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전쟁 종결 조건과 전후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외교적 충돌을 초래할 수 있으며 나아가 전후 시기 규범 중심의 연대 강화 기조와 경제 중심의 실리 추구 사이의 전략 선택이 파편화될 경우, 유럽의 글로벌 전략 투사 능력을 제약할 리스크가 존재함
■ 유럽과 동부전선의 전략 환경에 대한 리스크 요인 전망
❍ 한국은 동유럽과의 협력 설계 시 단기 기회 포착에 그치지 않고 유럽 내부의 분절된 위협 인식과 산업·정책 구조, 방산 보호주의 등 제도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변화된 전략을 정교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음
❍ 러–우 전쟁이라는 예외적 위협 환경 속에서, 동부전선 국가와의 방산 협력 수요가 증대하고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상승하였으나, 한국-동부전선 간 상호 전략환경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제한적임
❍ 낮은 이해도 속에서 급성장한 협력 수요로 인해, 한국과 동부전선 국가 양측이 진단하는 전략적 가치와 협력의 구체 아젠다, 상호 기여 분야에 대한 기대 수준의 불일치는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음
❍ 한국과 동부전선 국가들이 상호 전략환경과 국익의 우선순위를 다면적으로 파악하고, 호혜적 협력 분야의 식별과 파트너십 제도화를 위한 전략 소통이 다층적으로 형성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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