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국제평화지대 구상 실현 방안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핵심 요약]
□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
❍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뒤, 6월 말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회동했지만 전반적으로 북·미는 치열한 기싸움을 벌여왔고 남북관계도 중단되는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사실상 중단되었음.
❍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는 노력으로서 동년 9월 UN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DMZ 국제평화지대 구축을 제안했고 올해 신년사에서 이를 다시 강조.
□ DMZ 활용 제약요인
❍ 역대 한국 정부들도 유사한 구상을 제안했지만 문재인 정부처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지는 않았음.
❍ 단지 DMZ 국제평화지대 구축은 한국 정부의 의지만으로 실현되기는 어려우며 북한 당국도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것이 자신들에게도 이득임을 인식하여 한국의 노력에 협력해야 실현될 수 있음. 지역 주민들의 공감과 이해를 통한 협력 유도도 필요함. 또한 DMZ 평화를 책임지고 있는 유엔사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도 필요함.
□ 해외 접경지역 평화적 이용 사례
❍ 대규모 개발만이 아니라 소통과 신뢰를 지속하면서(키프로스) 중·소규모의 다수 병행 개발 전략도 고려하고(핀란드-러시아) Track II 접근도 병행하며(에콰도르-페루), 한국이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주도력을 발휘하면서(태국) 특산품 개발도 적극 수행하는(오데르-나이세) 전방위적인 태도와 의지를 가지면 우리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음.
❍ 한반도와 유사한 에콰도르-페루 평화공원 조성 사례는 경제적 인센티브와 평화·생태보전 협력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줌.
❍ 그런데 최근 북한이 우리 정부의 움직임을 “민족의 아픔을 담고 있는 DMZ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보인 것에 유의해야함.
□ 접근법
❍ 이 구상을 실현하려면 제도적으로 국가들을 구속할 수 있는 정치적 영역에서의 조치와 비정치적 영역에서의 협력을 동시병행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국가 간 평화 및 통합에 효과적이라는 신기능주의적 접근법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함.
□ 추진 방안
❍ 추진 방안으로는 먼저 통일부를 중심으로 DMZ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종합계획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서두르지 말고 우선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DMZ 통일을 여는 길’ 조성 등 이미 시행 중인 사업들을 지속 운영하고 발전시키면서 남북관계를 재개하기 위해 인도주의적인 지원과 코로나19 방역 및 퇴치를 위한 보건·의료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함. 정부는 코로나 19 퇴치를 위한 협력을 제안하고 남북 공동의 ‘보건의료협력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며, 코로나 19 퇴치 뿐 아니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조류독감(AI), 솔잎혹파리병, 임진강 및 북한강의 수인성 전염병 예방 등을 위한 협력으로 확대해가면서 DMZ 국제평화지대 구축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함.
❍ 초기 사업으로는 ‘DMZ 신경제 농업지구’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접경지역 특성상 교류·협력이 불가피한 분야의 협력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함.
❍ 또한 남북 평화의 지속적인 보장을 위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고, ‘남북 접경(관리)위원회’ 설치를 제안해 북한과 함께 운영하며, 북한도 내심 원하는 설악산-금강산-원산을 잇는 남북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해 나감. 동시에 UN 등과 협력하면서 국제사회의 호응과 협력을 유도해 나간다면 성공 가능성이 열림.
❍ UN 산하에‘한반도 DMZ 평화지대화 특별위원회’같은 실무기구 구성을 추진하고, ‘DMZ 국제지대화 기획추진위원회’를 신설해 세계인의 축제로 주목을 끄는 국제 행사를 기획·주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