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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책브리프 2023-02] 한국의 독자 핵무장과 전략적 안정성

등록일 2023-02-28 조회수 5,861 저자 김정섭

[세종정책브리프] No.2023-02 (2023.2.28) 



한국의 독자 핵무장과 전략적 안정성

 

김정섭(세종연구소 부소장)

 

  

 

핵심 요약​

 

■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과 간과된 질문

- 한국의 독자 핵 보유론은 세 가지 명제에 기반하고 있음. 확장억제를 신뢰할 수 없음 국제제재 등 심각한 고통 없이 핵 보유가 가능함 한국의 핵무장으로 한반도에는 공포의 균형이 이루어진

  다는 것임.

- 핵 보유 논의는 찬반 입장을 떠나 위 세 가지 문제를 검토해야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함. , 확장억제의 신뢰성과 독자 핵 보유의 필요성, 핵 보유에 따르는 비용과 실현 가능성, 그리고 핵 보유 이후

  의 한반도 전략 상황 문제임.

- 이 가운데 특히 핵무장이 남북 간 공포의 균형과 전략적 안정성을 가져온다는 마지막 명제는 비판적 검토 없이 당연시되는 경향이 있음. 그러나 핵을 보유한 적대국 간의 관계가 결코 안정적인 공포

  의 균형으로 귀결되지 않았던 것이 역사적 경험임.

- 따라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 갖는 군사 안보적 효과에 대해서도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한국의 핵 보유 논의가 좀 더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임.

 

■ 미소 냉전과 남아시아 핵 경쟁의 경험

​- 가공할 수준의 살상력을 갖춘 핵무기는 어느 단계에 이르면 추가적인 군사적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군비 경쟁이 둔화되고 전략적 안정이 달성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

그러나 냉전 당시 미소의 핵무기 증강과 독트린 발전, 인도-파키스탄 관계에서 나타나는 핵 작용-반작용을 살펴보면, 실제 역사적 경험은 이 같은 낙관적인 추론과 많이 달랐음을 알 수 있음.

- 동서 냉전은 끊임없는 군비 경쟁과 수많은 핵 사용 위기로 점철되었고, 핵 군비 경쟁을 완화하려는 여러 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군비통제 노력이 각종 한계와 장벽에 좌절된 경우가 많았음.

특히, 컴퓨터 오작동, 인간의 조작 실수 등 오인에 의한 우발적 핵전쟁의 위험성이 상존했고, 상대의 전략적 의도에 대한 오판으로 위기가 초래되기도 했음.

핵을 보유한 이후의 인도-파키스탄 관계도 전면전이나 핵전쟁은 발발하지 않았지만, 양국 간 전략적 안정은 결코 달성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재래식 충돌 등 주기적인 위기가 초래되었으며 군비

  경쟁 양상도 지속되었음.

 

 독자 핵무장 이후의 한반도 전략 상황

​-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남북한 간에 나타날 현상도 미소 냉전과 남아시아의 역사적 경험과 그 기본적 동학은 유사할 것임.

핵무기가 의도된 전면전을 억제하는 것은 맞지만, 적대 국가 간의 안보딜레마를 해소해 주지는 못함. 따라서 최소 억제에 안주할 수 없는 불안감, 확전 우위에 대한 욕구 등으로 전략적 안정성이나 

  우호적 군비통제 환경은 조성되기 어렵고, 오히려 지금과는 다른 도전들이 제기될 수 있음.

한국이 핵 보유를 하게 되면 대북 억제의 실효성 문제가 의지’(확장억제 신뢰성)에서 능력’(한국의 핵무기)으로 차원이 달라질 것이며, 이로 인해 핵 군비 경쟁의 압력과 위기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수 있음.

한국의 핵 보유가 주권적 결정 사안이며 국가안전보장의 문제라는 데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지만, 그럴수록 군사 안보적 효과와 전망까지 냉정히 고려한 상태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