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전 파병 요구와 한국의 선택
하태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문제 제기
❍ 2026년 9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미국의 지원 요구에 대한 정부의 기본 원칙을 공식 천명.
- 이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 명백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그런 형태의 파병이든 군 자산 파견이든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 원칙을 지켜 왔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밝힘.
또한 “외국군 지휘하에 우리 장병들을 배속시켜서 위험에 처하게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함. 미군 주도 연합 지휘체계에 편입되는 형태의 공세적 군사작전 참전 가능성을 명확히 배제.
- 동시에 이 대통령은 자국민 보호와 국가 에너지 수송로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적 활동 필요성을 제기.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한다”며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되어 있는 청해부대의 활동 영역을 한시적으로 강화‧확장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힘.
❍ 이로써 이란 전쟁 ‘파병 여부’에 대한 찬반이라는 이분법적 논쟁은 원칙적 차원에서 정리되었고, 쟁점은 “이 원칙을 어떠한 세부 수단과 전략적 안전장치를 통해 구체화할 것인가”라는 실행 설계의 영역으로
옮겨감.
❍ 기본 원칙 결정의 대외적 배경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감행한 대 이란 군사작전이 자리잡고 있음. 작전은 단기간 내 압도적 승리로 종결되지 않은 채 장기 교착 국면에 진입했음.
-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실질적으로 봉쇄·통제하며 걸프 연안국과 민간 상선을 위협하였고, 2026년 5월 초 대한민국 해운사 HMM 소속 상선인 ‘나무’가 이란군의 대함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폭발하는 사태 발생.
-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4월 이후 한국을 비롯한 전통적 우방국에 대해 해군 함정 파견을 집요하게 요구하며, 불참 국가들을 ‘배은망덕(ungrateful)’으로 비난하고 향후 막대한 ‘안보 청구서(security bill)’를
부과하겠다고 공언.
❍ 이러한 대외정책 결정 압박은 미국 공화당 행정부의 파병·기여 요청→한국 민주당 계열 정부의 대응 딜레마→집권 여당 내부의 노선 갈등→진보 시민사회·지지층의 반대 여론→’비전투·제한적 기여’로 수렴하는
결론이라는 점에서 2003년 노무현 정부 시기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 요청 국면과 외형상 매우 흡사.
❍ 다만 이번 사안은 단순히 ‘파병이냐 아니냐’의 양자 택일의 문제가 아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동맹의 안보 기여를 통상‧투자 등 경제 현안과 전방위적으로 연계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①한반도 안보‧북핵 억지력 ②한미동맹 신뢰 ③호르무즈 통항‧에너지 공급망 ④이란 및 중동 관계 ⑤대미투자‧통상이익 ⑥군사적 확전 및 직접 분쟁 당사국화 방지라는 여섯가지 국익을 함께 관리해야 하며,
국내 정치적 정당성은 모든 선택의 실행 가능성을 좌우하는 제약요인으로 작용함.
❍ 이 브리프의 목적은 트럼프발(發) 압박의 성격과 한미동맹에 대해 미치는 함의를 살펴보고, 이재명 정부의 대응과 선택지를 국익 균형의 관점에서 검토하며, 2003년 이라크 파병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2026년에
주는 교훈을 도출해 정책 제언을 제시하는 데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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