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브리프 2024-11]
2018년 이래 북중 관계의 동향과
'관계 이상설'에 대한 평가
김규범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gbkim826@sejong.org
핵심요약
■ 북중 관계의 개선과 전략적 소통의 강화
❍ 2006년 10월, 북한이 처음으로 핵실험을 감행한 이래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 '중국의 고강도 대북 제재'라는 대립 구도가 형성되었으며, 현재 북중 관계 역시 그 연장선
상에 있음.
❍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상당한 갈등을 거듭했지만,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서 회복의 전기(轉機)를 맞았음.
❍ 2018-2019년 5차례에 걸친 북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는 기본적으로 개선되었으며, 미중 경쟁과 미러 갈등이라는 새로운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은 '전략적 소통 및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 2022년을 전후로 북한은 ICBM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였지만, 추가적인 핵실험은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2018년 이후 중국의 대북 레드라인이 일부 완화됨에 따라, 두 나라 간의 전략적
갈등은 표출되지 않고 있음.
❍ 다만,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반도 주변 정세의 안정을 추구하는 중국의 입장과 강대국 간 갈등을 활용하여 자국의 외교적 입지를 극대화하려는 북한 사이에 입장 차이가 존재함. 따라서
현 시점 북중 관계는 근본적으로 개선되었다기 보다는, '전략적 소통 및 협조'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함.
■ 북중 간 협력의 제한성과 '관계 이상설' 평가
❍ 한편, 북중 간의 입장 및 전략의 차이는 양국 협력의 지속적인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구체적으로, 한미 양국과 국제 사회의 반응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중국은 대북 제재의 완화와 추가적
지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반면, 북한은 이에 불만을 표출하고 중국에게 더 많은 지원 및 배려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 북중 협력의 제한성은 양국의 경제적 협력이 더디게 진행되고 비우호적 현상들을 초래하는 배경이 되고 있으며, 향후 북중 관계 발전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ᅠ
❍ 현재 북중 간 전략적 갈등이 표출되지 않고 '소통 및 협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중 관계가 '악화'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움. 최근 발생하고 있는 비우호적 현상은 협력의 제한성
즉 중국의 경제적 지원 및 교역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오래된 줄다리기일 가능성이 있음.
■ 향후 전망 및 제언
❍ 올해는 북중 수교 75주년으로 북중 양국은 "조중 친선의 해"로 지정한 바 있음.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고위급 교류 행사가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진전 수준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있음.
❍ 북중 간 경제 협력 확대 여부는 현재로써 부정적 요인과 긍정적 요인이 모두 존재함.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고 자국의 경제 침체로 인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여념이 없는 중국은 미중 관계
를 고려하여 소극적일 가능성이 큰 반면,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자국 관광산업의 추동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은 협상에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前向的)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음.
❍ 우리 정부는 북중 관계 현황과 우호적, 비우호적 현상들을 계속해서 주목하되, 특정 의견에 치우치기 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음.
❍ 특히, '북중 관계 이상설'에 치우쳐 대북 제재 및 억제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에 과도한 기대를 가질 경우, 중국의 의도를 오판할 수 있으며, 한중 관계 개선 및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음.
❍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추가적인 전략적 양보를 하지 않도록 이들 국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