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브리프 2023-11]
한국의 자체 핵 보유 추진을 위한
대내적 조건과 핵잠재력 확보 과제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softpower@sejong.org
핵심요약
■ 한국의 자체 핵 보유를 반대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핵무장을 추진하면 국제사회의 제재로 한국경제가 파탄 나고 한국 국민들은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같은 주장은 다음
과 같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음
- 첫째, 독자적 핵무장에도 여러 단계와 형태, 경로,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
- 둘째, 향후 국제안보환경의 악화와 2024년 미국 대선 후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
- 셋째로, 이 같은 핵무장 불가론은 미국이 용인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의 핵무장 사례는 무시하고 미국이 용인하지 않은 북한의 핵무장 사례만을 참고하고 있음
■ 북한이 올해 안에 전술핵탄두를 가지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관심이 한국사회에서 더욱 커질 것
- 그동안 자체 핵보유의 필요성에 대한 찬반 논쟁은 많았지만, 자체 핵보유를 추진하려면 국내적으로 어떠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찾아보기 어려웠음
■ 본 브리프의 목적은 한국정부가 유사시 독자적 핵 보유를 추진할 경우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미리 검토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정책적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있음
- 그리고 한국정부가 단기간 내에 자체 핵 보유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핵 잠재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고자 함
■ 만약 북한이 미국 및 한국과의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와 북한의 핵포기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등을 교환하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한국이 굳이 자체 핵보유를 추진할 필요가 없을 것
- 그러나 ‘국가핵무력 완성’이 북한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최대업적으로 선전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의 핵 포기 결단을 기대하기는 어려움.
■ 만약 한국이 비핵무기로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하려면 엄청난 국방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하더라도 북한의 핵무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
- 만약 재래식 무기로도 핵무기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동북아에서 맹위를 떨쳤던 일본이 1945년에 원자탄 두 발을 맞고 곧바로 항복하지는 않았을 것
■ 한국이 핵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미의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필수적
- 그러나 대북 억제가 실패해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에도 미국이 본토가 핵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만 있는 것은 매우 위험
- 따라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독자적 핵보유를 추진하면서 정상외교를 통해 주변국, 특히 미국을 꾸준하게 설득할 수 있는 결단성 있는 정치지도자가 필요
■ 한국이 유사시 신속하게 핵자강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치밀한 사전 준비를 수행할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
- 만약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에서 유사시 신속한 핵무장을 위한 치밀한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면, 국가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거나 일본이 갑자기 핵무장을 전격적으로 추진할 때 우리 정부가
우왕좌왕하거나 당황해하지 않고 단기간 내에 신속하게 핵무장을 완료할 수 있을 것
■ 핵무장에 대한 반대 의견이 지배적인 일본과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최고지도자가 핵무장을 결정하면 국민 과반수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
- 국민들의 높은 지지도는 한국 정부가 독자적 핵무장을 추진하면서 일시적으로 제재와 난관에 직면하더라도 그것을 헤쳐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
■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상당수도 한국이 일본과 같은 수준의 핵잠재력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음
- 다시 말해,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이는 NPT 탈퇴 없이도 추진 가능
■ 현재의 북핵 위협은 2010년대 상반기에 한미가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진행할 때와 비교해 상당한 차이가 있고,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능력을 거의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확장
억제의 신뢰도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음
- 그러므로 한국 정부가 핵 비보유를 전제로 미국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신속하게 재개해 가까운 미래에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분야에서 ‘미일원자력협정 수준으로의 한미원
자력협정 개정’을 끌어낼 필요가 있음
- 핵잠재력 확보 추진 공론화가 오히려 핵잠재력 확보를 어렵게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여야와 국민 사이에 이 같은 목표에 대해 폭넒은 공감대가 형성되면 미국도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계속
거부할 수만은 없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