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두로 체포 작전의 국제법적 평가 및 대응 방향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핵심요약
■ 국제법상 무력 사용 금지 원칙과 국가 관행
❍ 유엔 헌장은 국제 관계에서 무력 사용을 금지하며, 자위권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의 결의 이외는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
- 유엔 헌장 제2조 4항의 무력 사용 금지 규정, 제51조의 자위권, 제7장 제39조의 안전보장이사회 무력 사용 승인 권한과 제42조의 군사적 조치가 토대를 이룸.
- 다만, 자위권과 관련한 해석은 점차 확장되었음. 특히 예방적 자위권 논리가 강대국 중심으로 제기되었는데, 21세기 접어들며 유엔 고위급 패널에서 임박한 위협에 대한 자위권을 합법적으로 해석함.
❍ 무력 사용 금지 원칙 관련 국가 관행은 변화해 왔음. 냉전기에는 진영 논리가 작용했고 탈냉전기 이후 다양한 국가 관행이 발견되었으며, 합법성 외에도 정당성 논리가 부상함.
-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후 미국이 주도한 걸프전(1990)의 경우 유엔 안보리에서 무력 사용 승인(take all necessary measures)을 포함한 결의를
채택(UN SCR 678)했음.
- ‘911 테러’ 이후 테러 조직에 대한 자금 차단 및 지원 금지 등 국제 협력을 의무화(UN SCR 1373호), IS 격퇴를 위한 결의 (UN SCR 2253호) 등이 채택되었음.
- 합법적이지 않아도 정당한 무력 사용의 가능성이 국가 관행을 통해 인지되었음. 이러한 관행으로 인해 명목상의 합법성과 이행상의 힘의 정치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상황임.
■ 마두로 체포 작전의 합법성 관련 미국 주장과 국제사회의 평가
❍ 확고한 결의 작전의 국제법적 합법성과 관련하여 미국 국무부의 공식적인 설명은 부재함. 정부 인사들은 국제법이 아닌 국내법 집행의 정당성에 기반하고 있음.
- 미국 정부는 마약 테러 및 밀매 중단임(the drug trafficking must stop) 및 석유의 반환(the stolen oil must be returned)을 강조하고 있음.
- 미국은 마두로 체포 작전의 합법성을 국제법에 두지 않고,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 영장을 집행한 ‘역외 법 집행 작전(Law enforcement operation)’ 또는
‘사법적 축출(judicial extraction)’이라고 주장함.
-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을 준수해야겠지만) 국제법에 대한 정의는 당신의 생각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 외교 행보가 국제법 원칙에 얽매이지 않을 것임을 선포함.
❍ 미국의 마두로 체포 작전과 관련하여 국제사회에는 다양한 입장이 공존하고 있음.
- 적극적 비판 입장을 전개하는 국가들은 러시아, 중국, 이란, 콜롬비아 등 반미 성향을 지닌 국가들임.
- 지지하는 국가들은 미국의 일부 우방국이며, 특히, 아르헨티나는 ‘자유의 전진’이라며 환영함.
- 신중한 입장의 국가들은 미국의 우방국이면서도 국제법을 존중해 온 유럽 주요국과 일본, 한국 등임.
- 유엔 차원에서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려를 표명했고, 안보리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주를 이루었으나 아무런 결론도 도출되지 못했음.
❍ 독일, 프랑스, 일본의 입장은 미국과의 관계를 존중하면서도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주목할 가치가 있음.
- 독일의 경우 베네수엘라의 인도적 위기나 민주주의 회복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했지만, 국제법의 틀 안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동시에 전개했음.
- 프랑스의 경우 마두로 정권의 불법성과 탄압은 규탄하면서도, 미국의 ‘확고한 결의 작전’이 국제법적 근거(legal basis)가 빈약하다는 입장을 표명했음.
- 일본의 경우 다카이치 총리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과 안정이라는 목적에 주목하며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으나, 정부 입장은 ‘국제법 원칙 존중’을 별도로 밝혔음.
❍ ‘확고한 결의 작전’은 현행 국제법을 고려할 때 합법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나, 동시에 국가 관행과 무력 사용에 관한 국제법 이행 메커니즘 한계를 이해해야 함.
- 중요 문제에 대해 교착상태(deadlock)에 빠져드는 무능한 안보리의 현실을 인지해야 함.
- 현실적인 외교 관계를 고려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제법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며, 행위의 합법성 외에도 국제정치적 정당성 및 파급효과 그리고 이행 메커니즘까지 고루 고려하는 판단이 필요함.
■ 마두로 체포 작전 관련 우리 정부 입장 평가
❍ 마두로 체포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으로 민주주의 회복 강조와 역내 긴장 완화 등을 촉구했음. 국제법적 정당성 문제를 다루지 않았음
- 첫째, 역내 긴장 완화 촉구임. 미국과 베네수엘라 측 모두를 향해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며 사태의 조속한 안정을 강조함.
- 둘째, 민주주의 회복임.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회복’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음. 미국의 입장을 배려하여 마두로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것임.
- 셋째, 자국민 보호임. ‘확고한 결의 작전’ 직후 베네수엘라 현지 교민들의 안전 확보에 주력했음.
❍ 정부의 ‘확고한 결의 작전’의 국제법적인 평가 자제는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존중한 것으로 평가함.
- 정부의 신중한 행보는 현재 한반도 정세 및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함. △미중 전략경쟁 과정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 △미국과의 관세 협상 이후 한미간 경제협력의 중요성,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행보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등이 고려되었을 것임.
-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첫째, 시기적으로 냉전기와 달리 독자적 입장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 둘째, 중견국으로서 국제법 존중을 지적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독일, 프랑스, 일본의 행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음.
■ 건의 사항
❍ 첫째, 국제법 존중과 관련한 국가 관행 축적이 필요함.
- 국제법 존중 원칙은 국제질서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에 도움이 되기에, 대한민국과 같은 중견국에 있어 중장기적인 국익은 ‘법의 지배’에 기반한 상호 존중과 국제사회의 안정에 있음.
- 향후 미국의 마두로 체포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다면, 동맹에 대한 배려 외에도 국제법 원칙을 병행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음.
❍ 둘째, 정부의 국제법 전문성을 높여야 함.
- 외교부 내 국제법 전문가를 양성하고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국제법 전문가의 조언이나 자문 내용을 반영해야 함.
- 외교부 내 국제법 전공자를 양성하기 위해 외교관 교육 제도 개선이 필요함. 연수 과정에서 로스쿨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함.
❍ 셋째, 국가적 차원의 국제법 해석 및 적용에 있어서는 법 현실주의(Legal Realism) 적인 관점이 병행되어야 함.
- 학계의 경우 ‘있는 국제법을 준수’하는 구조주의적 접근이 주를 이룸. 하지만 국제 관계는 국제법의 역할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음. 따라서 정부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는
법 현실주의적 접근을 해야 함.
-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는 대한민국의 국가 관행을 형성함. 그렇기에 관련 기록을 남기는 노력을 병행해야 함. 무력 사용에 관한 국제법적 평가 외에도 다양한 사안별로 국가 관행의
이력(track record)을 만들고, 향후 유사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참고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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