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브리프] No.2022-11 (2022.07.18)
북한의 대남·대외 엘리트 변동과 정책 변화 전망:
리선권과 최선희를 중심으로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핵심 요약
○ 민주주의국가의 파워 엘리트에 비해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체제에서 파워 엘리트의 영향력과 자율성은 매우 제약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외부세계에 대해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나
름대로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있음
- 그러므로 북한과 협상을 진행할 때에는 상대할 인물이 북한 지도부에서 어떠한 지위와 영향력 및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
○ 2006년부터 남북군사회담에 오랫동안 참여해온 리선권은 한국 통일부와의 남북당국회담을 주로 전담해온 북측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위원장직을 2016년 하반기에 맡음
- 군사회담 전문가인 리선권의 남북당국회담 부서로의 이동은 2015년 12월 김양건 대남 비서 사망 이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대남 비서와 통일전선부장 직책을 승계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
- 2018년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입장을 밝힌 후부터 리선권은 남북당국회담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
○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그에 대한 책임으로 위상이 하락했지만, 리선권의 위상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높아짐
- 리선권은 2020년 1월 외무상에 임명되었고, 올해 6월 외무상직에서 통일전선부장직으로 이동하면서 대남정책을 마침내 전반적으로 관장하게 되었음
○ 최선희는 2010년 상반기까지 북미 협상과 6자회담의 통역을 담당하다가 동년 10월에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직에 임명되면서 서서히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됨
- 이후 최선희는 2016년 9월 외무성 미국국 국장, 2018년 2월 외무성 부상으로 초고속 승진
○ 최선희는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1월에 이루어진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미에 동행하지 못했음
- 최선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으나 회담이 결렬되자 김정은의 불편한 심기와 북미 협상 지속 여부에 대한 그의 태도 변화를 신속하게 국제사회에 전달
- 그 결과 최선희는 2019년 4월 외무성의 2인자 직책인 제1부상직에 임명되었고, 2022년 6월 리선권이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직으로 이동하면서 외무상으로 승진
○ 리선권과 최선희 모두 김정은 집권 이후 그 지위가 현저하게 높아진 인물들로 김정은의 의중을 잘 아는 간부들
- 이들은 동시에 현재 북한의 대남․대미 정책을 관장하는 김여정과 코드가 잘 맞는 인사들이어서 김여정의 정책 장악력이 향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
○ 일부 전문가들은 2017년에 북한이 강대강(强對强) 국면으로 나오다가 2018년에 남북 및 북미 대화에 나선 것을 예로 들면서 북한이 올해 강대강 국면으로 나오다가 내년에 대화 국면으로 나올 것
으로 전망
- 물론 북한이 올해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계속 시험발사하다가 내년에 미국 및 한국과의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음
- 그러나 2018년에는 당시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모두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에 적극적이었고, 북중 관계도 회복되지 않아 북한이 심각하게 고립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북미 대화의 진전
가능성 희박
○ 윤석열 정부는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의 악화에 대비하면서 남북 군사적 충돌이 발생해 확대되지 않도록 위기관리 노력 필요
-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면서도 절제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바람직
- 북한과 ‘강대강’으로 가는 것은 한국의 이미지나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음
- 그리고 지금은 북한이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체 대외 협상에 나오지 않고 있으므로 한국 국정원과 북한 통일전선부 간의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제한적이라도 중국의 대북 영
향력을 활용하며, 북한과의 회상회담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요구됨
○ 베이징에서 개최된 북미 또는 다자회담에 자주 참가해 중국 외교 엘리트들과도 많은 접촉 경험을 가지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6월 외무상직에 임명됨으로써 향후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 반미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됨
- 북한이 미중 전략경쟁을 이용하면서 핵과 미사일 능력의 급속한 고도화를 추구하는 것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북한이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4자회담으로 확대하는 것
을 전제로)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중 간의 3자 고위급 대화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