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분쟁: 파할감 테러로 본 인도-파키스탄 갈등

구조와 시사점

최윤정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핵심요약

■ 파할감 테러와 인도·파키스탄의 군사·외교적 대응

❍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 지역에서 종교 정체성에 기반하여 민간인을 사살하는 테러가 발생하여 인도 국내외에 강한 충격과 파장을 일으킴 

❍ 인도 정부는 본 사건의 배후에 파키스탄 연계 가능성을 제기하고 공격을 감행, 1999년 카길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적 긴장으로 확산 

  - 인도는 동 테러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인더스강 수자원 협정 중단, 국경 폐쇄, 무역 단절 등 강경 조치를 단행하는 한편, 5월 2일 '신두르 작전'을 기점으로 파키스탄 영토에 대한 정밀 타격을 개시

  - 파키스탄은 인더스강 협정 중단을 ‘전쟁 행위’로 비난하면서, 심라 협정 이행 중단, 영공 통과 금지 등으로 대응하는 한편, 신두르 작전에 맞서 '부니안운 마르수스 작전'으로 인도 본토에 드론·미사

    일 공격을 감행

  - 이에 인도는 ① 인도 기준 응징, ②  핵위협 무력화, ③ 테러리스트-지원국 구분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안보 독트린을 천명, 파키스탄에 대한 무력 사용의 문턱을 낮춤으로써 무력 충돌의 위

    기감이 고조

■ 분쟁의 역사적 기원과 구조적 요인

❍【분단과 정체성 갈등】 1947년 분할 독립 당시 ‘두 국가 이론’에 따른 종교 기반 분할은 대규모 인구 이동과 학살을 초래하였고, 이후 카슈미르를 둘러싼 끝없는 분쟁의 시초가 됨

❍【대리전의 구조화】 1989년 이후 파키스탄 군부는 테러 조직에 무기·자금·훈련을 제공하며 대리전 전략을 펼쳐온바, 분쟁을 책임질 주체가 모호하여 해결이 난망

   - 2001년 인도 의회 테러, 2008년 뭄바이 테러, 2016년 우리(Uri) 테러, 2019년 풀와마(Pulwama) 테러 등

❍【카슈미르와 국내 정치】 인도령 카슈미르의 완전한 병합을 도모한 인도 정부의 정책은 무슬림 분리주의 정서를 자극하고 오히려 파키스탄 군부의 강경 대응을 유발

❍【비대칭 전력과 핵 의존】 인도 대비 경제력과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상쇄하기 위해, 파키스탄은 핵무기 개발과 사용 위협을 전략적 비대칭 수단으로 활용

❍【미중 전략경쟁과 지정학】 중국은 CPEC을 통해 파키스탄과의 전략적 연계를 심화하고 미국은 인도를 인도-태평양 핵심 파트너로 격상하며 남아시아에 지정학적 단층대 형성

■ 분쟁의 평가 및 전망

❍【국내 정치와 민족주의 동원】 인도는 인도령 카슈미르의 완전 병합과 對파키스탄 강경 노선을 정치적 지지 확보와 선거 전략에 활용하고, 파키스탄은 군부 체제의 정당성을 유지하고 국내 위기 

     돌파를 위해 무슬림 해방 이슈를 전략화

❍【무력 충돌 가능성 증대】 파할감 사태 계기로 양국 모두 무력 사용의 문턱을 낮추고 NFU 원칙의 모호성이 더해져 국지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편 핵 억지 구조 균열도 우려

❍【지정학적 단층대의 활성화】 미·중 간의 경제·기술·군사 경쟁이 인·파 양국을 매개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지역의 불안정성을 증폭

❍【국제 다자기구의 기능 마비】 유엔 등 국제기구가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며 분쟁 관리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

❍【위기 고조 전망】 인도는 강경한 對파키스탄 노선 아래 외교·군사적 압박을 지속, 파키스탄은 경제 위기, 핵 의존, 군부 통제 약화 등이 맞물려 사태의 통제 불능 위험이 고조

■ 정책 시사점

❍【위기관리 메커니즘 구축】 조기경보체계, 비상 핫라인 등 실효적 위기관리 체계의 중요성

❍【핵무기 및 對테러 국제규범 강화】 핵 보유국의 대리전 양상 및 저강도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규범과 공조 체계의 정비 검토 

❍【국제조정 메커니즘 재구축】 중재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국제사회 조정 메커니즘을 보완하고, 그 일환으로 SAARC, ARF와 같은 지역 차원의 위기관리 채널 확보

❍【정치·안보 리스크 연계 차단】 정치적 긴장이 군사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외교적 신중함과 외교·군사·제도적 수단이 결합된 다층적 억지 전략이 필요

❍【한국의 대인도 전략적 접근】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 인도의 지정학·지경학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 자명한바, 한국도 인도와의 관계를 구조적이고 유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시킬 필요

   - 인도의 테러 대응 논리에 대한 외교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인도의 전략적 자율성과 비동맹적 전통을 고려한 유연한 협력 프레임 구축이 긴요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