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브리프

[세종정책브리프 2025-1] 분단80년, 국제질서의 변천과 대북정책의 진화

등록일 2025-02-25 조회수 699

 

분단80년, 국제질서의 변천과 대북정책의 진화

 

전성훈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핵심 요약

 


분단 80년간 세계는 냉전, 탈냉전을 거쳐서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었고, 한국의 대북정책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진화해왔는바, 분단 80년간의 국제질서 변화를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각 시대 별로 

   한국의 대북정책을 검토함

​ 냉전시대는 통상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독일이 통일되고 소련제국이 무너진 1989년까지를 지칭함 

   - 세계가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으로 양분되고 군사적으로 대치하면서 전면전만 일어나지 않은 사실상의 전쟁 상태로서 유럽에서는 동서독, 아시아에서는 남북한이 군사적 대척점의 최전선

​ 이 시기에 한국이 펼친 제1세대 대북정책은 주로 냉전적 사고에 입각한 대결정책이었음

       - 한국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군사적 대치가 한반도를 압도하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집중하면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뤄냄

       - 제1세대 대북정책은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이겨내고 6·25 전쟁과 같은 전면전을 막으면서 나라의 번영과 발전을 이룩하는 데 성공한 정책

       - 하지만 북한의 정권과 동포를 북한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어 모두 적으로 간주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이중성 딜레마, 북한이 적이지만 동시에 같은 동포라는 양면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함

       - 이와 동시에, 1세대 대북정책은 헌법(19721227일 시행)에 의거해서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최종적인 목표로 하는 통일지향의 정책이었음

     ❍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시작된 탈냉전시대 30년은 이념대결에서 승리한 자유민주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평화와 번영의 지구촌시대가 열릴 거라는 장밋빛 희망과 낙관주의로 가득한 시기였음

       - 자유민주진영은 과거의 공산국가도 경제가 발전하면 정치적으로 변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대폭적인 지원과 협력을 제공했고,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파트너로 대우하며

         평화로운 글로벌 지구촌을 만들고자 노력

     ​ 제2세대 대북정책은 냉전이 종식된 1990년부터 2016년까지 30여 년간의 탈냉전시대에 편승한 유화정책으로서 노태우정부에서 문재인정부까지의 정책이 해당됨

      - 서방세계가 러시아와 중국에 기대를 걸었던 것처럼, 한국도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와주면 핵을 포기하고 정치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교류협력에 중점

      - 역대 정부의 성향에 따라 속도와 폭, 깊이에 차이는 있으나 화해협력의 기조는 지켜짐

      - 199112월에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은 유화정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건이나 북한의 거부와 위반으로 사문화됨으로써, 2세대 대북정책은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

      - 당초 의도했던 북한의 경제발전, 정치·사회적 변화, 비핵화를 실현하지 못했고, 남북한도 독일처럼 평화롭게 통일을 이룰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도 사라짐

      - 제2세대 대북정책은 북한의 정권과 동포를 북한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모두 협력의 상대이자 통일의 동반자로 간주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이중성 딜레마, 북한이 동포이지만 동시에 적이라는

        양면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함

      - 이와 함께, 탈냉전시대의 유화정책도 헌법(1988225일 시행)에 의거해서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최종적인 목표로 하는 통일지향의 정책이었음

    ​ 세계는 냉전 종식 후 30년간 평화만능주의와 장밋빛 낙관주의가 팽배했던 탈냉전시대를 뒤로 하고 강대국들이 패권을 다투는 경쟁의 시대, 즉 인류에게 역사적으로 익숙한 지정학의 시대”(age of

       geopolitics)로 회기함

     - 미국과 NATO 중심의 자유민주진영은 유화정책이 실패했음을 자각하고 현상변경세력의 도전에 정면으로 맞섬

     - 다만 도전세력은 해당국의 집권세력이지 국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러시아의 푸틴 정권과 러시아 국민을 차별화하고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구별해서 대응

     - 2017년 미국의 트럼프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세계는 본격적인 신냉전시대로 진입

    ​ 신냉전시대의 제3세대 대북정책은 북한의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서 별개의 실체로 규정하고 각각에 대해 특화된 대책을 실시하는 이원화”(二元化) 정책임

     - 북한 정권은 국제제재의 틀 내에서 적절하게 규제하면서 동시에 북한 주민을 상대로 지원과 협력을 전폭적으로 추진하는 대상별 맞춤형 정책

     - 북한의 정권은 우리를 위협하는 적대세력으로, 주민은 함께 살아갈 동반자로 간주하는 정권과 주민의 이원화관점을 견지하며 북한 군에 대한 주적 개념도 유지

     - 독재정권은 압박해서 도발과 폭정을 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북한 주민은 근본적인 사회변화를 이루는 힘을 갖도록 적극 지원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이중성 딜레마해소

     - 제3세대 대북정책은 우리 국민과 북녘 동포를 대북지원과 교류협력의 중심에 두고 북한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통해 평화로운 통일국가를 실현

     - 신냉전시대의 제3세대 대북정책도 헌법(1988225일 시행)에 의거해서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최종적인 목표로 하는 통일지향의 정책이라는 점은 탈냉전시대의 유화정책과 동일하며, 이점에 

       있어서는 제1세대 대북정책과도 일맥상통함

     - 이는 분단 이후 역대 대북정책의 장점을 계승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발전한다는 진화하는 대북정책의 기본 정신에 입각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