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국제질서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전략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핵심요약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전략 기조
❍ 4월 29일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100일이 되는 날이며, 현재까지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상회
❍ 트럼프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예측불가하다는 평가와 달리 매우 일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세 개의 축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는 분석 제기
- 첫째, 미국 우선주의; 둘째, 미국은 그동안 동맹과 적들에게 ‘뜯기면서 살아왔다(ripped off)’는 인식; 셋째, 먼저 상대방을 완전히 흔들어 결국 상대가 제발로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만드는 협상의
기술
❍ 미국의 정체성과 역할개념의 근본적 변화
- 탈단극 시대를 맞아 미국의 자아상은 또다시 본질적으로 비자유주의적/강압적 패권국, 더 나아가 “일반적인(normal)” 강대국으로 역할개념을 전환
- 트럼프의 재등장은 전세계적인 ‘민족주의/국가주의의 새로운 시대(New Age of Nationalis)’를 열은 것으로 평가
- 민주주의 및 국내 정치 제도의 파괴로 미국 및 세계의 민주주의는 더욱 약화
■ 국제질서의 변화: 규칙기반 국제질서에서 다극화 질서로
❍ 규칙기반 국제질서의 해체, 혹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퇴행
- 국제적 규범이나 제도, 룰보다는 ‘돈과 힘’이 지배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시대 개막
❍ 다극화 질서, 얄타 2.0 혹은 강대국 세력권 정치의 부활
- 궁극적으로 트럼프주의자들이 그리는 세상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3대 강대국이 각자의 세력권을 구축하면서, 지정학적 거래와 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19세기식 세력균형체제를 건설하는 것
- 2025년 뮌헨안보희의 보고서는 어떤 형태로든 향후 국제질서가 다극화(multipolarization)로 갈 것임을 지적
❍ 환대서양 동맹의 균열
- 트럼프-젤렌스키 간 백악관 설전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문제, 즉 환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압축해서 보여준 것으로 평가
- 그동안 미국의 군사력에 무임승차해온 유럽은 스스로의 방위력을 증강해야 할 당위성에 직면했지만 미국의 도움 없는 유럽의 자력 방어에는 10년이 걸릴 수 있으며 많은 현실적 어려움을 안고 있음
❍ 자유무역체제의 붕괴와 세계화의 후퇴
-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는 전방위적 관세전쟁으로 그동안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근간으로서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가 구가해온 경제적 번영과 자유로운 통상환경은 근본적인 변곡점에 도달
- 스티븐 미란은 ‘마라라고 합의(Mar-a-Lago Accord)’로 명명된 경제구상을 주도 - 그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달러가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유지하되, 미국 수출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세를 유지하길 희망
■ 한국의 대응전략
❍ 윤석열 정부의 ‘가치외교’에 대한 평가
- 국제질서의 변화에 부응하여 윤석열 정부는 가치외교 정체성 강화와 전략적 투명성을 제고
- 윤석열 정부가 가치외교를 추진한 것 자체는 좋으나 실행방법에 있어서 가치외교와 이념외교를 혼동함으로써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
❍ 대응의 세 가지 전략 축
(1) 자강
- 한국이 자강력을 강화해야 할 당위성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MAGA) 지지자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다분히 부정적이기 때문
-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예산 감축 추세가 동맹에 대한 지원과 대비태세를 약화시킬 가능성에 대비
(2) 연대
-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유일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한미동맹은 여전히 중요
- 하지만 한국이 동맹에만 의존하거나 동맹만 믿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며, 국제질서에서 룰을 중시하는 국가군과 긴밀한 협력 필요
(3) 포용
- 포용 혹은 균형 – less like-minded 국가들을 향한 한국 외교의 외연 확대 – 중, 러 포함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호혜적 관계 확대
■ 맺는 말
❍ 한국은 국내외적으로 유례없는 불확실성과 복합적 리스크에 직면
❍ 탈단극 시대 한반도의 안보환경도 점차 미-중-러간 세력권 경쟁 과정에서의 일환으로 그 근본성격이 재정의되는 추세
- 동아시아에서도 중요한 지정학적 흥정이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
❍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외교 태세의 탄력성과 균형 감각이 중요
- 한국의 번영은 안정적이고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와 무역, 자본, 사람,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에 크게 의존
-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 중국과의 우호 관계라는 기조는 유지해 가면서도, 규범 기반 국제질서와 민주주의를 원하는 뜻이 맞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