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가격의 불안정성과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한
다자적 협력 모델 검토: 유렌코 사례를 중심으로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핵심요약
■ 문제의 제기
❍ 우라늄 정광 및 농축 시장에서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불안정성이 심화.
- 우라늄 정광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약 한 파운드 당 $35에서 현재 $70까지 급등했으며, 2024년 초에는 $100까지 상승함. 이는 국제 핵연료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침. 우라늄 농축 서비스 가격도
급등하여 2022년 약 $50/SWU에서 2025년 $190를 기록해 공급 불안정성을 가중시킴.
❍ 핵연료 시장에서 국가 주도 독과점 현상이 두드러짐. 원자력 발전 수요의 증가 속에 핵연료 시장에 대한 적극적 대응 필요함.
- 모든 주요 농축 서비스 회사들은 준국유 형태로 운영되며, 국가 주도의 독과점 현상이 두드러짐. 이러한 구조는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가격 상승을 부추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예측에 따르면,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에서의 공급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
■ 핵연료 시장의 구조 및 가격 불안정성
❍ 핵연료 주기는 복잡한 과정으로 구성되며, 가격 급등과 국가 주도의 독과점 현상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침.
- 우라늄 농축 시장은 일부 국가들의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고, 특히 우라늄 농축 과정은 엄격한 규제, 고도 정밀 기술 및 대규모 자본 투자가 요구되어 과점 구조 형성이 용이함. 이러한 구조는 한국과 같은 우라늄 비보유
국이 안정적인 시장 입지를 확보하기에 어려운 환경을 조성함.
- 향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수요 급증과 함께 농축 서비스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기존 농축 시설의 설비 용량 확대는 제한적이어서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 있음.
■ 유렌코 소개 및 기술 동향
❍ 유렌코(Urenco)는 유럽 내 원자력 협력의 결과로 탄생한 다국적 기업이며, 농축 우라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
- 1970년에 영국, 네덜란드, 서독이 협력하여 유렌코를 설립하였으며, 이 협력은 기술 보안 및 수출 통제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짐. 유렌코는 이후 원자력 기술 개발을 위한 중요한 허브로 발전하여, 세계적으로
우라늄 농축 기술을 선도하게 됨.
❍ 유렌코는 기술 독점과 함께 향후 생산 확대 계획을 통해 서방에서의 우라늄 농축 시장 지배력 유지를 희망하지만, 경쟁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음.
- 유렌코는 고도의 원심분리기 기술을 통해 농축 우라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Centrus Energy와 같은 경쟁자들이 기술 개발을 진행 중. 2020년대 들어, 유렌코는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농축
역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HALEU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을 보유.
■ 유렌코 관련 다양한 협력 모델 비교
❍ 유렌코 모델은 핵확산 방지와 기술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공동 기술 개발 및 운영 원칙을 중심으로 협력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음.
- 유렌코는 블랙박스 모델을 통해 민감한 기술 유출을 방지하며, 원심분리기 기술의 공동 개발 및 보안을 유지하고 있음. 알멜로(Almelo) 조약 및 파리 조약에 따라, 유렌코의 당사국들은 독자적 원심분리기 기술 개발을
금지하고 공동 기술 개발 및 운영을 통해 기술 보안을 강화.
❍ 한국은 유렌코와의 협력을 통해 블랙박스 모델을 추구할 수 있지만, 향후 새로운 기술 기반의 협력 모델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주권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
- 한국이 유렌코와 협력 시 블랙박스 모델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할 것이며, 기술 접근에 큰 제약을 받아들여야 함. 그러나 차세대 우라늄 농축 기술(예: 레이저 농축, 차세대 원심분리기 등)이 상용화될 경우,
새로운 협력 모델을 통한 기술 공유 혹은 독자적 기술 개발이 가능할 수 있음.
■ 시사점 및 제언
❍ 한국은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 방안을 모색해야 함.
- 한국이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할 핵연료를 자체 공급하려면, 우라늄 농축 및 변환 시설을 확보하고 상당한 수준의 기술 및 시설을 구축할 필요가 있음.
- 유렌코처럼 선진 원심분리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협력 모델은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는 일정한 한계 보유.
- 새로운 기술(예: 레이저 농축 기술)의 개발과 관련된 투자 및 협력을 중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미래 우라늄 농축 서비스 시장의 불안정성과 핵연료 수요 급증에 대비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