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책브리프] No.2023-03 (2023.3.22)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중국시각 고찰
정재흥(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궁커위(세종연구소 China Fellow)
핵심 요약
■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와 배경
- 2022년 12월 28일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al State)로서 국력에 걸맞는 기여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확대하고 이어 규칙과 규범에 기반하는 국제질서 구축 차원에서 한국
의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 명칭 아래 포괄적 지역 관여 전략을 발표함
-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자유와 민주주의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전략의 3대 비전으로 자유-평화-번영 3대 비전 및 포용-신뢰-호혜 3개 협력원칙에 이어 규범과 규칙에 기반하는 국제
질서 구축, 법치주의, 인권 증진 협력 등을 강조함
- 현재 인도-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 인구의 약 60%가 거주하며 지난 5년간 세계 경제 성장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원유수송 90% 이상과 수출입 물량 30% 이상 말라카와 대만해협을 포함한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등 한국의 실질적인 경제국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지역이며 이어 북핵문제로 인해 심각한 안보적 위기가 초래되기 시작함
■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개념 범주와 기타 국가 비교
- 그동안 사용하였던 아시아-태평양 개념을 인도-태평양 개념으로 새롭게 수정하였으며 사실상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유사한 개념 및 표현 등을 사용하면서 한국의 외교 범위는 기존 주변 지역에
서 전 세계 범주로 대폭 확장됨
- 주로 경제 무역 위주 파트너십에서 벗어나 정치-이데올로기 분야(민주, 자유, 인권, 가치 등), 첨단경제 분야(반도체, 인공지능, 첨단 바이오, 차세대 통신, 우주, 재생 에너지 등), 안보 분야(군사, 핵비확
산, 대테러, 해양 안보 등), 비전통 안보 분야(공중보건, 사이버 안보,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 등) 확대됨
- 가장 먼저 인도-태평양 전략을 주창한 것은 일본이며, 이후 이른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 개념이 점진적으로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국가들의 정부 관계
자, 전략가 등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용됨
-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교적 빠른 시기에 발표한 국가로 핵심 내용도 상세하고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각종 용어, 함의 측면에서 "미국판 인도-태평양 전략"과 뜻을 같이하고 있음
■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중국 시각과 시사점
- 한국의 공식적인 첫 대외전략 개념에서 사용한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표현은 미국이 중국을 본격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으로, 이는 한국 정부가 줄곧 견지한“전략적 모호성”과 “균형외
교”에서 벗어나 친미(親美) 혹은 한미동맹 일변도 정책 추진을 의미함
- 중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역내 지역에서 다시금 신냉전을 촉발시키는 대중 포위-봉쇄 전략으로 인식하며 규정하고 있어 한국과는 전혀 다른 시각과 입장을 보여줌
-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일정 부분 관망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두 차례 정도 언급한 “소그룹”이라는 단어는 미국 주도하는 각종 대중 봉쇄-포위망“소그룹(쿼드, 오커스,
IPEF, CHIP4, FIVE EYES 등)”에 참여할 경우 관계 악화와 갈등 불가피성을 우회적으로 표출함
- 한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은 겉으로 보면 매력적이나 너무 광범위한 지역과 영역, 범주와 틀을 복잡하게 망라하고 있어 집중과 선택이 필요로 하는 중장기 국가 전략에 있어 지속 가능성 모순이
존재함
-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실속 없는 정치적 레토릭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한국이 미국 주도의 소그룹 선봉대를 자체하여 반중, 반북의 최전선에 동참할 경우 궁극적으로 경제-안보적
손해를 보는 것은 한국이 될 수 밖에 없음
- 현재 한중관계는 “화이부동(和而不同: 화합하되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는다)”이 아닌 “구동존이(求同存異: 서로 다른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 한다)”를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함
-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발 정찰 풍선사건 및 대만해협 위기를 계기로 중국과의 신냉전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어 미국이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이 반중(反中) 연대를 통합하는 아시아판
나토(NATO)로 발전 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음
-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미중 간 역내 세력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제질서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는 가운데 역내 안보 정세 불확실성(대만과 북핵문제 상호 연관성 증대)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한
중관계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함
-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은 미국의 본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야기시킨 미중 신냉전 분위기 출현과 국제정세의 대변화에 따라 한국 정부가 줄곧 견지해 온 소위 “안미경중”식 대중, 대미정책은 점차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
- 한중간 정치 체제와 이념은 다르나 경제무역 분야에서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어 경제와 사회-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하여 새로운 공통 이익 창출과 상호신뢰를 강화시켜 나가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