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9일, 세종연구소에서는 제널드 커티스(Gerald Curtis) 미 콜롬비아대 교수의 연구소 방문에 맞추어, 일본의 아베 수상 및 일본의 외교정책과 한일관계에 대하여 토론회를 개최했다.
저명한 일본전문가인 제널드 커티스 교수는 우선 아베 총리 및 내각에 대해 초기 단계의 우려와는 달리 현재의 높은 지지율에서 보듯이 성공적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초기 단계의 우려는 2012년 12월의 중의원 총선거에서의 득표율이 제1차 아베 내각의 퇴진을 가져왔던 2007년 총선거에서의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에 근거하는데, 그의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가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회복되어 지금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향후 아베 내각 및 아베노믹스가 좀더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크게 세 가지 요인을 지적했는데, 첫째는 개혁의지의 미비함이다. 아베노믹스가 향후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에 있어서의 주요 관건은 구조개혁의 실행여부인데, 아베 총리에게서는 예전의 고이즈미 총리와는 달리 ‘작은 정부’나 미국식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이민의 유입이나 노동시장개혁 등과 같은 방안에 있어서도 미온적이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기대가 저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현재 거론되는 경제특구나 여성인력 증가 등도 그저 말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요인으로 제시된 것은 에너지와 관련된 것으로, 현재 모든 원전이 가동중단 상태에 있는데 아베 내각이 원전을 되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동경도지사선거에서는 원전제로를 내건 호소카와 전 총리가 패배했지만, 이는 동경도민이 원전가동에 찬성해서라기 보다는 육아와 같은 다른 이슈가 부각된 결과로 해석했다. 세 번째 요인으로는 인구문제를 제시했다. 일본의 소자화 및 고령인구 문제는 익히 알려져 있는데, 현재 아베 내각이 제시하는 전략 및 계획은 교육개혁의 예에서 보듯이 이러한 과제들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이다.
아베 내각의 외교정책과 관련해서는 현재 한국이나 중국에서 아베 총리가 우익적 인사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민주당 정부의 노다 총리가 정권을 유지했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정책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현재 아베 총리 하의 일본이 유지하는 정책은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위협, 그리고 미국의 영향력 축소라는 새로운 변수들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시했다.
또한 예전의 소련과는 달리 현재의 중국에 대응하는 미국,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의 위약한 대응에 대해서 불만스런 의견이 일본 내에 있지만, 미국으로서는 현재와 같은 갈등적 한일관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한국이 영토문제는 분리하여 일본에 대응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역사인식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올바른 역사인식’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제시하여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