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에 대한 일본의 관심이 좀 더 구체화 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G7회의 2023’에서 주요한 주제 중 하나로 논의된 글로벌사우스에 대해서 일본정부는 2024년 6월에는 그와 관련된 ‘방침’을 발표했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발전도상국에 대한 원조정책인 ODA 정책을 실행해 온 일본이기에 새롭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글로벌사우스라는 새로운 용어를 가지고 이들 국가들에게 접근하는 일본의 추진 배경, 내용 및 전략을 검토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동 ‘방침’에서 제시하는 ‘공창(共創)’이라는 개념이 시사하듯이, 일본의 저성장 및 국제질서 불안정을 타파하는 방안으로서도 고려하고 있는 듯한데 일본과 유사한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은 한국으로서도 유의할 바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사우스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다양성을 가진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에 대응하기 위해서 다층적이고도 총괄적인 추진체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국제질서가 당면한 위기국면과 일본이 자체적으로 봉착한 성장의 한계를 글로벌사우스과의 협력, 즉 ‘공창’으로 극복한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셋째는 일본의 ODA정책이 글로벌사우스전략에 들어서면서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주도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일본의 글로벌사우스 전략이 한국에 대해 시사하는 바도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글로벌사우스의 중요성 및 접근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보다 첨예하게, 즉 종저의 시혜적 또는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서 외교안보적 차원으로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글로벌사우스에 대해서는 인식에서만이 아니라 접근법에 있어서도 새로운 추진방식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일본의 글로벌사우스 전략은 ‘공창’이라는 개념에서 보듯이 전후 일본의 ODA정책이 축적한 경험이 잘 습득되어 있다고 하겠는데, 이러한 접근방식을 잘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글로벌사우스 전략을 총괄하는 담당부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는 중복적인 대응 및 투자의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하겠지만, 좀 더 전략적으로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총괄적인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넷째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민관의 분업체계를 추진하는 일본의 구성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