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단행본

[세종정책총서 2024-01]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그의 정치와 전략

등록일 2025-01-02 조회수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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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최고지도자와 그의 후계자 역할을 절대시하는 군주제적(君主制的) 스탈린주의 체제이다. 이러한 체제의 북한에서수령(首領)’이라고 불리는 최고지도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간부들을 즉흥적으로 강등하거나 해임, 심지어 사형까지도 시킬 수 있는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수령은 권력의 행사에 있어서 그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다. 그리고 수령의 후계자는 수령 다음가는 이인자(二人者) 위상을 차지하면서 수령에 버금가는 절대적 역할을 수행한다. 북한체제의 이러한 특징은 해방 직후 수립된 스탈린주의 체제에 봉건적 권력승계를 정당화하는 유교 문화가 결합 된 데 기인한다.

 

북한체제의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북한정치 연구에서 최고지도자와 그의 후계자에 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그의 후계자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까? 그에 대한 답변은 매우 회의적이다.

 

한국 정부와 사회는 유감스럽게도 김정은의 리더십과 통치 능력 등에 대해 끊임없이 오판을 계속해왔다. 보수 정부는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을 과소평가하면서 계속 희망적 사고에 기초해 급변사태 대비통일 준비같은 신기루를 좇아왔고, 진보 정부는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 및 대남 불신과 적대적 태도를 직시하지 못하고 실현 불가능한 비핵화종전선언등에 집착하는 편향성을 보여왔다.

 

한국 정부가 이와 같은 양극단의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의 대북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80도로 바뀌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북한에 대한 일관성 있고 효과적인 대응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이처럼 북한 붕괴라는 달콤한 꿈에 빠져있거나 비핵평화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계속 추구한다면, 한국의 안보 상황은 가까운 미래에 더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이 같은 심각한 당파적 분열을 극복하고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김정은을 다시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에 불러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의 정치와 전략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한국과 국제사회의 현실성 있는 대북정책 수립과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에 미력하나마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정성장 저|한울아카데미|2024년 12월​